“야 너는 왜 멀리 가는 걸 싫어해 집에 숨겨놓은 애인이라도 있는 거야?” 이 녀석의 말은 항사 비위가 거슬린다. 자신이 공명정대하고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녀석이다. 하지만 딱히 대꾸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싫어하는 감정도 쓰고 싶은 상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집이라는 건 내게 있어 큰 의미이다. 유일하게 내가 나인체로 나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집에 숨겨놓은 애인이라도 있냐는 물음에 나를 나 두고 가야 하잖아요라고 대꾸하고 싶었지만 결국 그 말이 시발점이되 결론이 어떻게 될지 뻔하기에 허허하고 넘어간다.
속없이 웃고 있노라면 내게 말한다 “넌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보려면 성격을 고쳐야 해”
언제 나를 봤다고 나의 성격을 들먹이는 건지 나는 지금 이 순간에 없는데 온전한 나는 지금 집에 있는데 그는 현재 자신에게 보이는 나를 나를 봤다고 생각하고 말한다. 뭐 이런 껍데기도 나긴 나지만 나는 아니다. 온전한 나는 여기가 아니라 내 집... 구석구석에 자리한다.
술에 취한 거 마냥 주절주절 떠드는 녀석에게는 웃음이 최고의 보약이다. 그렇게 감정노동을 하고 있을 때 옆에서 말한다. “물론 아니지만 최악의 경우에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갈 수 있어 아직 결정 난 건 아니고 마음에 준비하라는 이야기야 뭐 가도 오래 있을 생각 없어 길지 않게 있을 거야” 나는 그 말을 안다 예전에도 속은 말이다. 물론 이번에는 아닐 수 있지만 항상 그들은 날 속여왔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다른 대안이 없었기에 그들이 말하는 것을 따랐다. 하지만 이번은 정말이지 내키지 않는다. 그들의 제안을 거절 후에 내가 더 귀찮아지고 힘들일이 생길 거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싫다. 나를 버리고 갈 용기가 나지 않는다. 이번에 놓고 가면 정말이지 다시는 못 만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덜컥 겁이 난다. 왠지 이번만큼은 내가 나를 기다려주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래도 아무것도 결정 나지 않은 상황에 섣불리 말이라도 잘못해서 부스럼 만들까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어떤 말을 할지 신중하게 꺼내려 노력해본다. 고민하고 있는 내 마음이 얼굴이 거울이 되어 비추어졌나 보다. 나의 등을 토닥이면 말한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다 좋을 거야”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다음에 그렇겠지라는 뻔한 결과 만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진다. 시간이 내편 아니라는 것은 알았지만 언제부터인가 뼛속 깊이 그것이 느껴진다.
초조해지고, 불안해진다. 내편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뭘 바랬던 걸까.
나는 일렁이는 불을 바라보며 작게나마 용기 내어 옆에 있는 그에게 말 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아는 이와 밥을 먹으로 같아요. 맛집이라고 소문난 집이었는데 그거 한번 먹어 보겠다고 30분을 줄을 서서 기다리고 나서야 먹을 수 있었어요. 근데 잔뜩 기대했던 맛은 아니었어요. 물론 보통 식당보다는 괜찮은 것 같았지만 특출 라게 맛있는 그런 맛은 아녔어요. 그렇게 내심 실망하고 있는데 음식을 먹다 문을 봤는데 길게 늘어진 줄을 본 거예요. 내가 먹고 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 줄을 스고 있는 거예요. 그때부터 음식 맛이 갑자기라고 해야 하나, 이상하게라고 해야 하나 맛있어지는 거예요. 웃음이 나올 만큼.... 흠.... 뭐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 그렇게 음식을 먹고 있는데 앞 테이블 손님이 직원을 부르더니 추가 음식 주문을 하는 거예요. 일상적인 일이니 대수롭지 않게 보고 있었는데 직원이 손님에게 말하 더라고요. 지금은 추가 주문을 받을 수없다는 거예요. 한가로운 시간에 오시면 잘해드리겠다 양해를 구하면서요. 장사 잘되네 하고 집으로 가는데 옆에 있던 아는 이가 내게 말하는 거예요 "손님들 참 기분 나빴겠다." 저는 무슨 말인가 물었죠 "뭐가 말이야?" 아는 이가 말하길 "우리 앞에 있던 손님 말이야!! 추가 주문했는데 직원이 안된다 한 거" 저는 말을 들으면서 기억을 되짚어 봤어요. 저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그럴 수 도 있다 싶었죠 근데 저는 조금 생각이 달랐어요. 완벽한 음식을 가져다주지 못할 거면 주문을 거절하는 게 맞다 생각하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뭘?” "어떤 게 더 기분이 나쁠까요?, 주문을 안 받은 게 기분 나쁠까요?, 주문을 받았지만 제대로 된 무언가 를 받지 못했을 때가 기분 기분 나쁠까요?”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했다. “글쎄 그건 내가 어떤 상태이냐에 따라 틀려질 것 같은데 말이야 넌 그때 배부르게 음식을 먹었구나 그것도 만족할 만큼 그래서 너그러워진 것이겠지 지금의 내상태로 너의 질문을 답하자면 추가 주문을 안 받은 거에 화가 날 것 같구나 이렇게 된 거 밥이나 배부르게 먹으로 가자꾸나."
우리는 그날 배 터지게 밥을 먹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