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를 하는 첫날 어머니, 아버지는 하얀색 옷을 입혀주셨다. 조금은 바래있지만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의 멋이 느껴지는 옷이었다. 등교를 하는 나를 보며 부모님은 나를 걱정반 기쁨반으로 나를 안고 토닥여주었다. 부모님의 눈빛이 무언가에 일렁여 파도처럼 출렁였다. 그럼 부모님을 보자니 나 또한 마음이 출렁였다. 하지만 옆집아이도, 뒷집아이도, 앞집아이도 다 가기로 했기 때문에 나도 가야 했다. 가지 않으면 나 혼자 놀아야 하기 때문이다. 옆집, 앞집, 뒷집 다 가니 놀고자 하는 마음이 동해졌다. 얼떨결에 물에 밀려나듯이 등교를 하게 되었다. 부모님도 크게 걱정 안 했으면 좋겠다. 등교를 하니 놀이터에서 보던 아이들이 웅성웅성 되었다. 다들 깔깔 되기도, 다들 엉엉 되기도, 다들 꺼이꺼이 되기도 했다. 행동과 말소리가 다르 듯 아이들이 입고 있는 옷들도 별과 같았다. 어떤 아이는 검은 얼룩이를, 어떤 아이는 빨간 얼룩이를, 어떤 아이는 파란 얼룩이를, 어떤 아이는 이것저것 다 묻은 얼룩이가 있는 옷을 입고 있었다. 얼룩들이 내 눈을 어지럽게 만들었지만 아이들과 같이 낄낄, 깔깔, 엉엉 하니 얼룩들이 익숙해져 어지러웠던 눈이 괜찮아졌다. 어느새 수업종이 쳐서 다들 교실로 우르르 들어갔다. 꼭 그 모습이 언제가 바닷속을 안을 촬영한 다큐에서 본 물고기 때를 보는 듯했다. 서로들 뒤엉켜 부산스러워 보이지만 그 모습을 가만히 큰 그림처럼 보면 한없이 부드럽고 유유한 모습처럼 보인다. 아이들은 교실 안에서 바닷속 물고기 때처럼 울렁울렁 움직여 됐다. 나 또한 그 무리들 틈에 끼여 같이 울렁울렁되었다. 그러게 수분의 시간이 지났나. 교실문이 열렸다. 드르륵~ 우리는 일제히 눈동자가 교실 앞쪽을 가리켰다. 문 앞에 어른 한 명이 저벅저벅 걸어 들어왔다. 그리고 교탁 앞에 서서 자신을 선생이라고 말했다. 선생님의 얼굴의 표정은 꼭 마네킹 얼굴처럼 딱딱해 있었다. 선생님의 우리 것과는 다른 색으로 얼룩덜룩하게 묻은 옷 위에 회색가운을 입고 있었다. 가끔씩 회색가운이 투명색으로 변해 선생님의 입고 있는 옷을 비출 때도 어떨 때는 회색빛이 진해져 검은색 가까운 색으로 변할 때도 있었다. 아이들은 부모님이 일터에 나갈 때 입는 가운가 색깔이 달라 유심이 그 색을 바라봤다. 선생님은 칠판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오늘과 내일 그리고 앞으로 무얼 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이야기할 때마다 가운의 색깔이 다채롭게 바뀌어 신비롭게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자신의 부모님들도 가끔씩 색깔이 바뀌는 경우는 있었지만 선생님처럼 자주 그리고 여러 색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런 선생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몇몇 아이들 옷에 선생님이 가운에 나왔던 색깔이 생겨 나기도 했다. 길 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야기를 끝내며 첫날이니 교실 안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종소리가 들리면 집으로 가라 말하고는 선생님은 교실밖으로 나 같다. 오래전부터 보아온 아이들도 있었지만 처음 보는 아이들도 대부분 많았다 하지만 첫날치고는 얼마 안 되는 시간만에 아이들은 서로서로 스스럼없이 같이 놀았다. 낄낄 깔깔 별거 아닌 몇 마디에도 서로가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들을 얼굴에 바로바로 들어냈다. 즐거운 모습도 화난 모습도 하얀색 도와지 위에 무심이 툭 하고 흩으려 놓은 물감과도 같았다. 서로 다른 아이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어울리 수록 아이들의 옷색깔들은 다체로워졌다. 처음 본 색깔 들도 불쑥불쑥 아이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다. 한번 다른 색깔이 나오니 우후죽순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른 색깔이 나오는 것이 주춤할 때쯤 교실에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일제히 말을 뚝끊고 교실에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 같다. 집에 도착하니 부모님들은 돌아온 나의 모습을 이리저리 쳐다보았다. 내 옷에 새로 생겨난 색깔들을 이리저리 확인하며 부모님은 둘이서 조용히 숙덕숙덕 거렸다. 한참을 그러고는 웃는 모습으로 나를 안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