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둘 중 어디에 속하는가?
요즘 인플루언서가 유행이다. 영향을 미치다를 뜻하는 influence에 사람을 더한 말로 영향력 있는 개인을 말한다. 메가, 매크로, 마이크로, 나노 등으로 나뉘지만 쉽게 말해 인스타그램 팔로워나 유튜브 구독자가 10만 명 이상인 정도의 사람들을 말한다.
SNS의 파급력 증대와 더불어 인플루언서의 힘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1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재화(제품 혹은 서비스)와 관련된 게시물을 올렸을 때 10프로만 좋아요를 누르고, 그중 10프로만 관심을 가지거나 구매한다면 1천 개의 재화가 일반인에게 전달(혹은 구매)되는 것이다. 억 단위가 필요한 미디어 광고가 아니다. 그저 10분 정도 고민해서 게시물을 올린 결과일 뿐이다. 유튜브라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여러 마케팅 방법을 활용 중이다. 한 예로 요즘 여행업계에서는 유명한 여행자를 자신이 준비한 투어에 참여시킨다. 여행자가 하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분명 여행을 많이 다니고, 지식도 어느 정도는 있겠지만, 책임지고 가이드를 할 만큼의 능력을 갖췄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그래도 사람들은 줄을 선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여행자와 함께 가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좋아하거나 SNS를 안 하는 사람이라면 전혀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이다. 그래도 SNS에서는 파급력이 있는 사람이다.
자신의 물건을 판매하거나 가게를 홍보하기 위함이 아니더라도 인플루언서의 요지는 간단하다. 유명하고 싶다 혹은 유명해지다이다. 자신은 전혀 유명해지고 싶지 않은데 사람을 홀리는 매력으로 강제로 유명해질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사람은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명하다는 누군가로부터 인정받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초등학생 장래희망 통계를 보면 항상 상위권에 위치해 있는 것이 연예인이다. 화려한 조면 아래 빛나는 그들의 모습은 아이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다. 게다가 막강한 팬심을 바탕으로 한 유명세는 더욱 멋이 난다. 팬들에게 자신을 인정받는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순수하고 위대한 꿈일 것이다.
최근 장래희망 5위가 된 유튜버도 마찬가지 이유가 아닐까 한다. 그 나이 때에는 자신을 뽐내고 싶고, 무리에서 튀면 뭔가 뿌듯한 법이다. 흔히 말하는 인싸 혹은 핵인싸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돈도 벌 수 있으면 금상첨화이다. 참고로 2018년 전 세계 유튜버 중 최고 수익을 거든 사람의 나이는 7살이다. 무려 243억 원이라고 한다. 글을 적으면서도 놀라울 따름이다.
이런 삶을 성인이라고 원하지 않을 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유명의 기준이 범죄 혹은 부정적인 일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 한다. 불편하기는 할 것 같다. 유명한 적이 없어서 가정밖에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연예인들처럼 사생팬이 붙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유명해지면 예상지 못한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그때 되면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다.
나 또한 유명해지고 싶은 사람이다. 글을 잘 써서, 강연을 잘해서 유명해지고 싶다. 돈도 따라 들어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생각을 정리하면서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은 나를 보고 동기부여를 받는 사람이 생기는 것인 것 같다.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치다.’가 내가 원하고 바라는 한 문장인 것 같다. 그러려면 타인에게 내 능력을 인정받아 유명해져야 한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가능하면 자신보다 나은 사람으로부터 이길 원하는 법이다. 아니라면 괜한 시간 낭비일 뿐일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이번에 출간되는 책에 담긴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타인에게 대놓고 말하지는 못한다.
내가 뭐 특별한 사람도 아니고
어쩌면 나와 비슷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사람의 머릿속에 맴도는 한 가지 생각일 수도 있다. 그저 평범하고 평범한 삶을 살아온 한 사람이 뜬금없이 유명해지고, 뜬금없이 뭐가 되고 싶고, 뜬금없이 무엇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예전의 나였다면 허상만 가득한 허풍쟁이라고 생각했을 전형적인 사람이다. 그런데 요즘 이러한 세상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핸드폰 하나만 있으면 자신을 어필할 수 있다. 지금은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조금은 다른 재능 한 가지로도 일반 직장인이 평생 못 벌만한 돈을 버는 그런 세상이다.
여행을 시작하고 몇 가지 계기로 유명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지만, 직장인이었을 때는 이런 생각이 전혀 없었다. 정말 눈곱만큼도 없었다. 직장인이 유명해진다는 것은 그리 좋은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직장인으로서 유명하다는 것은 직장 내에서 일을 잘해서이거나, 직장 외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일이 있다는 것이다.
가령 일을 잘하면 능력에 맞게 대우를 받을 확률이 높다. 다른 동기에 비해 진급이 빨리 될 수도 있고, 다른 직원과 상여금 차이가 날 수도 있다. 게다가 신입 혹은 후배들로부터 닮고 싶은 선배가 됨으로써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도 좋은 일이다.
그러나 상사로부터 업무를 가중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취업준비생들이 오해한다고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가 일을 못하면 야근한다는 것이다. 내 생각은 다르다. 일 잘하는 사람일수록 야근을 많이 한다. 일을 빨리 마무리하면, 한 개가 놓이고, 그것을 마무리하면 또 한 개가 놓인다. 순차적으로만 된다면 일이 많다고 해도 큰 상관은 없다. 어차피 다들 일이 많다. 문제는 마무리했다고 생각했던 일이 꼬여서 마무리가 되지 않는 순간 악순환이 시작된다. 이미 자신의 할당량을 넘은 상태라도 맡은 일이므로 안 할 수는 없다. 후배에게 맡기기에는 미덥지 못하다. 그러면 선택은 야근뿐이다. 안 하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것이다. 야근을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내가 이런 소용돌이 안에서 빠져나오지를 못했다. 일을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빠르고 확실하게 했다. 적어도 팀 내에서는 그러했다. 그러다 보니 위에 언급한 악순환이 시작되었다. 상사 입장에서는 빨리 업무가 끝나면 빨리 퇴근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일을 빠르고 잘 마무리하는 사람에게 업무를 맡기는 단순한 행위를 할 뿐이다. 자신이 업무 기술을 늘이는 것보다 자신보다 나은 사람에게 시키는 것이 명백하게 빠르고 쉬운 법이다. 그래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회사에서 별(이사)이 될 생각이 아니면 무색무취가 낫다는 말이 있다. 참고로 10명 이내 중소기업이 아닌 이상 별이 되는 것은 일을 잘한다보다는 사회생활을 잘한다가 맞는 경우가 많아 보였다.
또한, 직장은 매우 보수적인 조직이다. 혹여나 자신이 제2의 직업으로 하는 일로 인해 회사에 피해를 입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그래서 공기업이나 대기업에서는 입사 시 다른 일을 하지 않겠다고 계약서에 기입하는 곳도 많다. 지인 중에 카페를 하거나, 온라인 쇼핑몰을 하는 친구들은 대부분 자신이 아닌 가족 명의로 한다. 회사에서 대놓고 추적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있는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그런 친구들은 카톡 계정도 두 개이거나, SNS도 동료끼리 소통하지 않는다. 직장 내 소문은 어떻게 퍼질지 모르는 법이다.
좋아하는 작가 한 명이 있다. 스스로를 선한 도라이라고 부른다. 이 말이 정말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선한 영향력을 펼치면서도, 타인에게 이상한 측면일지라도 인정받는다는 뜻이 아닐까 한다. 너무 좋은 쪽으로 해석한 것 같기는 하다. 그렇다 해도 요즘 세상을 바꾸는 것은 ㄷㄹㅇ인 것은 분명하다. 이전부터였겠지만, 요즘 들어 더 강력하다는 생각이다. 어휘 선택이 강렬한 감이 있다. 하지만 내 의견을 표현하기에는 적절한 것 같다. 인플루언서는 너무 거창하니까 선한 도라이가 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결론이 갑작스럽게 내려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