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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비아네스캠프 Feb 11. 2023

08. 말레이시아 리뷰 팩트체크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타이틀이 거창하지만, 말레이시아에 오기 전 우리가 했던 준비라고는 그동안 이곳을 다녀간 리뷰어들이 남긴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그램을 탐독하는 일이 전부였다. 하지만 생각보다 리뷰가 많지 않았고 몇 년이 지난 콘텐츠들도 많았다.


그래서 23년 2월 현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2주 가까이 머물면서 기존 리뷰들에 대해 느꼈던 지극히 개인적 관점의 팩트체크를 몇 가지 다루고자 한다. (물가는 다른 글에서 다뤄서 제외하였다 링크​)




한국음식 하나라도 더 챙기세요?


말레이시아 한 달 살기 준비물 리스트에 대한 포스팅을 여러 개 읽다 보니 컵라면, 카레, 햇반, 고추참치, 즉석국, 김, 김치와 같은 부식을 최대한 챙기라는 글이 종종 있었다. 이곳 음식만 먹다 보면 ‘한국맛’이 그리워서 더 못 챙긴 게 후회된다는 거였는데, 우린 아이도 있다 보니 캐리어 하나의 반을 부식으로 챙겨 왔다.


바리바리 챙겼더니 여기서도 거진 판다..


그런데 열흘이 지난 지금, 12개나 챙겨 온 컵라면은 딱 하나 먹었고, 카레와 고추참치도 하나, 김치와 즉석국 두 개, 햇반 4개 정도만 소비했고 전부 아들이 먹었다. 그것도 저녁이 일렀거나 간단하게 먹어서였고, 찾는다기 보다 ‘있어서’ 먹었다. 그리고, 적어도 쿠알라룸푸루는 음식의 선택지가 매우 넓어 식성이 까다롭지 않다면 음식으로 고생할 일이 적고, 웬만한 마트에선 한국 공산품이 어딜 가나 잔뜩 있다. 많이 챙길 필요? 내 생각엔 없다.


술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말레이시아는 다민족이 모여 있지만 무슬림이 다수이기 때문에 술을 잘 마시지 않고 구하기도 어렵다는 글이 많았다. 하지만 나라 인구보다 1년 관광객이 더 많은 나라이다 보니 술을 엄격히 다룬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식당에서도 곧잘 팔고(타이거, 칭따오가 카스, 테라 느낌) 마트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다만 우리만큼 즐기는 사람이 많지 않은 탓에 비쌀 뿐이다. 마트에서 350ml 6캔이 12,000원, 칭따오 큰 병이 7,000원 쯤이다. 하지만 술을 구하기는? 쉽다.


여긴 타이거 맥주가 우리 카스, 테라 역할


샤워필터는 현지에서 사면 된다?!


말레이시아는 물이 달라서 한 달 살기를 하는 분들은 샤워기, 세면기에서 쓸 워터 필터를 꼭 사 온다고 들었다. 며칠이면 까매져서 많이 필요한데, 다만 현지에서도 구하기 쉬우니 비싸게 미리 사 올 필요 없다 했다. 음.. 첫날 마이타운몰, 이튿날 파빌리온몰에 있는 대형마트, Mr.DIY, DAISO 다 가봤는데 못 찾았다. 물어봐도 없단다. 못 찾은 내 잘못이니 하고 포기했다. 숙소에 코웨이 정수기가 설치돼 있어서 양치는 정수물로 하고 세수, 샤워는 그냥 하는데 다행히 피부가 뒤집어지진 않고 있다. 피부가 예민한 편이라면 필터는, 그냥 미리 사 오는 게 좋겠다.


돼지고기 먹기가 어렵다?!


이건 얼추 맞다고 본다. 할랄 음식점이 많고 확실히 돼지고기를 잘 다루지 않는 것 같다. 나아가서 단백질 섭취하기가 어렵다는 리뷰를 봤는데, 닭고기 음식이 많아서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나시(밥)나 면요리가 정말 많아서 탄수화물이 주가 되긴 한다. 야채 먹을 일도 많진 않아서 오래 있는다면 단백질이나 식이섬유는 신경 써서 챙겨 먹는 게 좋을 것 같다. 우린 마트에서 우유, 오이, 토마토 등을 사다 먹고 있다.



한국인을 좋아하고 친절하다?!


음 케이스바이케이스인 것 같다. 일부 리뷰에선 한국사람이면 더 반색하고 잘해준다는 글도 봤는데, 혹 그런 시기가 있었더라도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우린 아무래도 그랩 드라이버, 가게 점원을 대할 일이 많은데, 가끔 텐션이 높고 아들과 장난을 칠 정도로 살가운 분들도 있지만 대체로 차분하고 조용한 편이다. 기본 응대도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느낌 정도다. (물론 말을 걸어도 내가 이어가지 못하는 탓이 크다..)


화장실은 각오하고 와라?!


제일 걱정한 부분이다. 여기 화장실은 볼일을 보고 옆에 비치 된 물 호스로 처리(?) 해야 하고, 화장실 바닥은 물로 흥건해서 밟는 것도 찜찜하고 뭐 그런 리뷰다. 각오하고 왔는데 생각보다 그런 화장실을 만날 일이 별로 없었다. 숙소와 대형몰은 그냥 우리와 비슷하고, 카페나 음식점도 대체로 깔끔해서 그 정도(?)까진 잘 없었다. 버스터미널, 메르데카 광장 옆 시티갤러리, 방사빌리지 상가 등이 그런 화장실이 수세식과 섞여 있었는데 불편한 화장실을 만날 일이 그리 많진 않으니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주요 쇼핑몰 화장실은 걱정 안해도 된다


현금은 넉넉히 챙겨야 한다?!


있어서 나쁠 건 없지만 트레블월넷을 챙겨 왔다면 쓸 일이 많진 않다. Cash Only는 길거리 간식이나 노점 일부에서만 봤다. 한화 현금도 좀 챙겨 왔는데 2주 가까이 환전할 일이 없었다. 트래블월넷이 갑자기 바닥났는데 충전이 잘 안 되거나(물론 그런 경우는 없었다) 그러지만 않는다면, 현금은 비상금으로 10만 원 정도면 큰 불편함은 없을 것 같다.


요런 건 현금 박치기 7링깃




사실 내 글 또한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경험치 안에서 쓰는 것이니 다른 이들의 경험담과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다만 몇 년 전 불편사항으로 언급된 리뷰 내용들은 관광국가로서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것 같으니, 이곳 음식이나 인프라를 두려워하지 말고 맘 편히 보낼 준비만 해도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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