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 중에 수년간 프리랜서 웹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친구가 있다.
잘은 모르지만 직군 특성상 프로젝트에 투입되어(대기업 또는 정부기관 등) 수개월 또는 일 년 이상 일하다가 빠지고 또 다른 일을 하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다.
웃픈, 아니 많이 짜증 나는 사건이 하나 있었는데
이 친구 시댁 제사 얘기다.
친구의 시어머니가 프리랜서로 일하는 내 친구한테는 제사 준비하러 아침부터 오라고 하시고
9시 출근 6시 퇴근하는 일을 가진 손아래 동서는
'회사 다니니까' 안 와도 된다고 했다는 거다.
내 친구는 그 당시 엄연히 재택으로 일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주부터 나는 거의 풀타임에 준하는 일을 새로 시작했다.
생각해 보니 나도 2016년부터 정말 한 번도 끊지 않고 일을 했다.
나 역시 9시 출근 6시 퇴근하는 직종은 아니고 그야말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긴 하지만 공식적으로 한 번도 일감이 끊긴 적이 없다.
8년 3개월째 돈벌이를 하고 있는 거다.
가까이 계시는 우리 시어머니에게
나는 아직도 일하는 여성이라는 인식은 없다.
아니 이쯤 되면 이건
대한민국 시어머니 특인가? ㅋㅋㅋㅋ
9 to 6 하는 직장 아니면 일하는 여성으로 취급하지 않는 게?
물론 연세 많으신 시어머니의 인식을 지금은 그냥 웃으며 넘어갈 여유가 생겼다.
자극적으로 보이기 위해 '시어머니'를 끓어들였지만
(어머니 미안요... ㅎㅎ)
틈틈이, 간간이 집안 살림과 육아와 경제 활동을 동시에 하는 많은 여성들 생각하니
마음속에서 울컥함이 느껴진다.
남편과 아이들을 최대한 돌보면서 경제활동도 할 수 있는 일을 하다 보니
이게
역으로
아... 내 아내는, 우리 엄마는
열심히(라고 쓰고 몸 갈아서) 일하는 사람은 아니구나...라고 생각하는 면도 있는 것 같다.
사실은 가정도 돌보고
돈도 보는 게
진짜 몸 갈아서 일하는 건 줄도 모르고 말이다...
쓰다 보니 푸념처럼 되어버렸는데
모든 일하는 여성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를 포함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