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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티 Mar 03. 2024

40대, 중년의 생일


돌이켜 보면 생일을 아주 기분 좋게, 깔끔하게 보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한번은 남편이 미역국을 안 끓여줘서 투덜대다 부부 싸움으로 끝난 적도 있었고


작년 생일 같은 경우는 기숙사 가 있는 아들에게서 생일 인사가 없어 너무 서운한 채로 하루를 보냈던 기억이 있다.


원래 어릴 적부터 생일을 막 챙기고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던 우리 부모님이긴 하지만 그래도 '생일이냐.. 축하한다'라는 전화 한 통 없으셨던 부모님에게 몹시 서운했던 해도 있었다.





이번 생일에는 남편이 전날부터 미역국도 끓여놨지~


바쁘신 아드님이 까먹을까 봐 딸에게 미리 '오빠한테 엄마 생일이라고 카톡 보내놔'라고 부탁했더니 그 덕인지 12시 땡 날짜 바뀌자마자 아들에게서 연락도 왔다.


사실 부모님은.... '낳아주심에 감사합니다.'라고 내가 먼저 인사를 해야 함에도... 이것저것 서운한 마음을 모아 그동안 감정을 쌓아 놓은 것, 나도 아는데...

이번에는

엄마가 전화도 주셨고 아빠는 이러저러한 일 때문에 문자가 늦었다며 연락을 주셨다.


서운하고 감정상할 일 자체를 사전처리로 단도리를 해

무탈히 지나간 나의 느지막한 40대의 생일....


이게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기도 한데

가만있다가 서운한 기분에 휘청거리느니

그냥 내가 이런 식으로라도 단도리 해서

기분 좋게 하루 보내자 싶었다.


내년 생일은 또 어떨지 모르겠다.

뭐 이런 일에 정해진 룰이 있을까 싶다.

내년은 또 내년 마음 가는 대로 지내보자~ 생각한다.


혹여나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아도

스스로들 알아서

40대 막바지로 치닫는 나의 생일을 챙겨줄까

기대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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