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팔아야하는 인간의 고뇌에 대해
다니엘 핑크의 '파는것이 인간이다'라는 책이 있다. 한 때 그 책을 읽어볼 기회가 있었지만, 읽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무엇을 파는 인간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최근, 나는 책의 제목인 '파는것이 인간이다'라는 문장에 매우 공감하고 있다. 내가 무엇인가를 팔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에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내가 인지하지 못했을 때에도 무엇인가를 팔아왔다.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던 20대에는 '싹싹하고 일머리가 있는 나'를 고용주에게 팔았다. 청년공간의 매니저로 일할 때는 '청년들이 찾아오는 기획'을 팔고 그들의 시간을 샀다. 폴인에서는 오프라인에 찾아오는 고객들이 편하게 세미나에 집중할 수 있는 '호스피탈리티 서비스'를 팔았다.
그런데 이 땐 내가 무엇을 파는 것이 아닌, 해야할 일을 한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퇴사 후 프리랜서를 거쳐 개인사업자로 홀로서기를 하면서 내가 가진 재능을 서비스로 만들어 판매하는 과정을 몸으로 느끼게 됐다.
개인사업 초기에는 페이스북을 활용한 영업의 타율이 꽤나 높았다. 스타트업을 고객으로 많이 만났다. 업계에서 영상 촬영, 온라인 라이브 송출 서비스로 물꼬를 트니 그 뒤에는 입소문을 통해서 일이 계속 들어왔다. 그래서 내가 엄청 치열하게 파는 것이 아닌, 내 할일을 잘하면 새로운 일이 알아서 따라오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올해 경제가 어려워지고 업계 자체가 전반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일이 더이상 예전처럼 들어오지 않았다. 당황스러웠다. 내가 나서서 팔지 않으면 손가락만 빨다 굶어죽기 딱 좋았다.
살아남기 위해 최근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첫 번째 시도는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네이버에서 진행하는 새로운 콘텐츠 서비스로, 전문가들이 가진 인사이트를 유료 콘텐츠로 판매하는 모델이다. 나는 여기서 개인을 위한 콘텐츠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1주일에 1회 정리하고 있다. 콘텐츠를 비즈니스로 연결시키는 이론부터, 내가 실제로 실행한 사례까지 아티클로 만들어 구독 및 단건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여기서는 아직 큰 매출이 일어나진 않았지만, 이것 덕분에 1주일에 최소 1회는 글을 쓰면서 인사이트를 아카이빙하고 있기에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로 방문을 권합니다.)
콘텐츠가이드 장감독 :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naver.com)
두 번째는 바로 재능마켓 입점이다. 3주 전 '숨고'라는 플랫폼에 판매자로 등록을 진행했다. 판매하는 서비스는 '영상촬영'이다. 기존에는 기업을 상대로 온라인 라이브 송출을 진행하거나 SNS용 숏폼 콘텐츠 제작 대행을 진행했다면, 숨고에서는 개인을 상대로 한 영상제작 서비스를 진행한다. 가장 많이 문의가 오는 것은 결혼식 식중 영상(부모님 감사 영상, 축가 영상) 제작과 돌잔치 촬영이다. 기존에 진행해본 일이 아니기에 이번 달에는 엄청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고객분들의 만족도는 다행히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여기서 들어오는 일이 최근 부쩍 많아지고 있으며, 12월과 1월에는 스케줄이 벌써 빡빡할 정도. 앞으로도 중요한 수익 파이프라인이 될 것 같다.
(혹시 개인, 기업 영상 촬영이 필요하시다면 아래 링크에서 저를 찾아주시면 됩니다.)
장의민 고수의 기업/상업용 영상 촬영 서비스, 서울 성북구 - 숨고, 숨은고수 (soomgo.com)
마지막은 '공구'다. 작년부터 시작한 틱톡 크리에이터 활동 덕분에 약 7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지금, 소속사인 '메이저스'로 부터 공구 제안을 받았다. 처음으로 받은 제안인데, 브랜드가 무려 '캐논'이다. 폴라로이드 감성의 포토 프린터 카메라인 '캐논인스픽S2'라는 제품의 공구를 진행하게 되었다.
공구는 처음이라 소속사 및 관계자분께 질문도 엄청 하면서 열심히 콘텐츠를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공구가는 188,000원으로 올해 마지막 최저가이며 정상가는 209,000원이다. 11월 28일부터 30일까지 딱 3일간 진행된다. 즉석 사진을 뽑아서 연말 분위기를 낼 수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 포스터를 출력해 다꾸를 할 수도 있다.
가족, 연인을 위한 연말선물로 최고의 아이템이니 혹시 관심이 생긴다면 인스타에서 '장감독(@j.sensitiveboss)' 혹은 틱톡 '짱감독 Director'를 팔로우하시길 권한다(뭐야 이건 광고잖아!!!).
이렇게 다양한 것들을 팔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는다. 처음에는 내가 무엇을 판다는 행위가 너무도 어색하기도 하고, 중간에 결과가 잘 안나오면 현타가 오기도 한다. 하지만 어떡하랴, 파는 것이 인간의 숙명인 것을...
오늘도 나는, 잘 팔기 위해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