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고양이가 알려준 콘텐츠의 쓰임
2018년부터 유튜브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틱톡에서는 어느덧 7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나름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콘텐츠를 만들때면 항상 '조회수'에 집착을 하게 된다.
특히 힘을 준 콘텐츠일수록 더더욱.
하지만 내가 바라는 대로 조회수가 나오고 구독자가 늘어나진 않는다. 알고리즘이라는 신의 은총이 내려오길 바라지만, 신은 매우 엄격하며 때론 불공평하다.
이렇게 콘텐츠를 만들다보면 조회수가 나오지 않거나, 큰 반응이 없는 콘텐츠는 마치 아무 쓸모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회의감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최근에 이런 생각을 깨준 일이 있었다.
지난 달 중순, 집 근처에서 아기 고양이의 울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시작된 울음은 정오를 넘어서도 계속 되었고 고양이 두마리의 집사인 나는 본능적으로 그 울음의 근원지를 찾아나섰다. 고양이가 우는 곳은 맞은 편 집 마당. 한 노부부가 선물 받은 아기 고양이를 노끈에 묶어서 마당에 둔 것. 노부부의 주변인들은 그들이 고양이를 잘 키울거라고 했다.
어이도 없고 걱정도 되던 나는 여자친구에게 고양이의 존재를 알렸고, 오후에 내가 일을 간 사이 여자친구가 고양이를 구출해 집으로 데려왔다.
녀석의 이름은 코코. 여자친구를 만나자마자 무릎에 올라와서 코- 잔다고 붙인 이름이다. 엄청난 애교와 붙임성을 가진 아이였다. 태어난지는 2개월 정도.
문제는 이 고양이를 우리가 키우긴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미 집에 다 큰 고양이 두마리와 나이가 꽤 있는 중년의 강아지가 지내고 있었기 때문. 게다가 여자친구는 고양이/강아지 털 알러지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서 구조 1주 후 여자친구가 입양 홍보를 이곳저곳에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입양 문의가 거의 3주가 되도록 한 건도 오지 않았다. 키워야 하나...?
사실 코코가 너무 예쁘고 키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무시할 순 없었다. 그래서 나도 본격적으로 함께 입양 홍보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아기고양이를 임보하는 동안 어른 고양이와 강아지가 교육을 한다는 컨셉인 '고양이유치원' 인스타와 유튜브를 오픈했다. 그리고 매일 1~2개의 릴스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릴스 조회수가 안나와도 너무 안나왔다. 인스타는 너무 어렵구나. 우리 코코가 이렇게 귀여운데 이걸 사람들이 안본단 말이야!?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릴스를 올리다보니 한 영상이 1,000뷰가 나왔다. 그리고 그 다다음 영상 두개가 1,500뷰와 2,500뷰가 나왔다.
사실 엄청난 뷰는 아니지만 기뻤다. 꽤 많은 사람들이 코코를 봤다는 뜻이니까!
그리고 며칠 뒤, 거짓말처럼 인스타를 통해 입양 문의가 왔다. 고양이유치원 인스타 팔로워가 10명 남짓일 때 였다.
그리고 1주일 뒤, 입양전제 임보처가 정해진 상황에서 또 한명의 입양 희망자가 나타났다. 만든지 1주일 된 인스타가 코코를 입양보내자는 목적을 이뤄준 것이다.
사실 며칠 전에 코코를 임보처로 보내고, 집이 허전하고 마음도 많이 쓸쓸하다.
하지만 이 아기고양이 코코 덕분에, 나는 콘텐츠의 쓰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됐다.
꼭 엄청난 바이럴이 터져야 콘텐츠에 힘이 있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