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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인사업자 장감독 Nov 16. 2022

작은 콘텐츠의 나비 효과

아기 고양이가 알려준 콘텐츠의 쓰임

2018년부터 유튜브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틱톡에서는 어느덧 7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나름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콘텐츠를 만들때면 항상 '조회수'에 집착을 하게 된다.

특히 힘을 준 콘텐츠일수록 더더욱.

하지만 내가 바라는 대로 조회수가 나오고 구독자가 늘어나진 않는다. 알고리즘이라는 신의 은총이 내려오길 바라지만, 신은 매우 엄격하며 때론 불공평하다. 


이렇게 콘텐츠를 만들다보면 조회수가 나오지 않거나, 큰 반응이 없는 콘텐츠는 마치 아무 쓸모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회의감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최근에 이런 생각을 깨준 일이 있었다.


지난 달 중순, 집 근처에서 아기 고양이의 울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시작된 울음은 정오를 넘어서도 계속 되었고 고양이 두마리의 집사인 나는 본능적으로 그 울음의 근원지를 찾아나섰다. 고양이가 우는 곳은 맞은 편 집 마당. 한 노부부가 선물 받은 아기 고양이를 노끈에 묶어서 마당에 둔 것. 노부부의 주변인들은 그들이 고양이를 잘 키울거라고 했다.


어이도 없고 걱정도 되던 나는 여자친구에게 고양이의 존재를 알렸고, 오후에 내가 일을 간 사이 여자친구가 고양이를 구출해 집으로 데려왔다. 


녀석의 이름은 코코. 여자친구를 만나자마자 무릎에 올라와서 코- 잔다고 붙인 이름이다. 엄청난 애교와 붙임성을 가진 아이였다. 태어난지는 2개월 정도.

문제는 이 고양이를 우리가 키우긴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미 집에 다 큰 고양이 두마리와 나이가 꽤 있는 중년의 강아지가 지내고 있었기 때문. 게다가 여자친구는 고양이/강아지 털 알러지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서 구조 1주 후 여자친구가 입양 홍보를 이곳저곳에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입양 문의가 거의 3주가 되도록 한 건도 오지 않았다. 키워야 하나...?


사실 코코가 너무 예쁘고 키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무시할 순 없었다. 그래서 나도 본격적으로 함께 입양 홍보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아기고양이를 임보하는 동안 어른 고양이와 강아지가 교육을 한다는 컨셉인 '고양이유치원' 인스타와 유튜브를 오픈했다. 그리고 매일 1~2개의 릴스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릴스 조회수가 안나와도 너무 안나왔다. 인스타는 너무 어렵구나. 우리 코코가 이렇게 귀여운데 이걸 사람들이 안본단 말이야!?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릴스를 올리다보니 한 영상이 1,000뷰가 나왔다. 그리고 그 다다음 영상 두개가 1,500뷰와 2,500뷰가 나왔다. 

사실 엄청난 뷰는 아니지만 기뻤다. 꽤 많은 사람들이 코코를 봤다는 뜻이니까! 

그리고 며칠 뒤, 거짓말처럼 인스타를 통해 입양 문의가 왔다. 고양이유치원 인스타 팔로워가 10명 남짓일 때 였다.


그리고 1주일 뒤, 입양전제 임보처가 정해진 상황에서 또 한명의 입양 희망자가 나타났다. 만든지 1주일 된 인스타가 코코를 입양보내자는 목적을 이뤄준 것이다.


사실 며칠 전에 코코를 임보처로 보내고, 집이 허전하고 마음도 많이 쓸쓸하다. 


하지만 이 아기고양이 코코 덕분에, 나는 콘텐츠의 쓰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됐다.


꼭 엄청난 바이럴이 터져야 콘텐츠에 힘이 있는 것은 아니다. 


"꼭 필요한 사람 1명에게 가 닿는 것만으로도, 콘텐츠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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