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NBA 시티 져지 이야기를 하면서 언급했던 져지 디자인들만 보아도 농구라는 스포츠가 특히나 패션에 신경을 많이 쓰는 스포츠임을 알 수 있었다.
힙스터들이 져지를 활용한 패션 코디를 많이 선보이기는 하지만 시티 져지도 어디까지나 유니폼의 일환일 뿐이다.
반면 선수들이 시합 중에 착용하면서도 훨씬 더 패션 자체와 결부되어 이야기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으니,
바로 농구화이다.
그렇다. 오늘은 농구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정확히 말하면 NBA 선수들이 신는 농구화 스토리이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에어조던 시리즈 구매욕을 가져보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로 농구화는 이름과 다르게 농구를 하는 사람들만큼이나 일반 패션용으로도 많이 구매되고 있다. 연예인들 중에도 농구화를 수집하는 것을 취미로 삼는 경우도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표적으로 에어조던 시리즈를 여실히 그의 패션에 활용하는 GD와 농구화 사랑을 예능에서 많이 내비췄던 데프콘씨가 있다. 하지만 패션 쪽에서 많이 활용되다보니 가끔은 원 용도가 흐릿해지면서 웃긴 상황이 연출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짤이 있다.
한때 인터넷에서 유명했던 짤인데, 마이클 조던 사진을 첨부하고는 조던 신발이 너무 예뻐 외국 농구선수도 신었다며 감탄하는 한 온라인 게시글에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있다.
딴 길로 잠깐 샌 듯 하다. 일반인들의 패션에 대한 부분은 잠깐 내려두고, NBA 선수들이 어떤 신발을 신는지 알아보자. 그것이 오늘의 메인 테마이니까. 선수들의 경우 농구화를 고를 때 기능성을 안 따질 수는 없다. 농구화 자체가 애초에 농구라는 격렬한 스포츠를 위해 고안된 기능성 운동화이기도 하고, 선수의 부상 방지 차원에서도 아무리 디자인이 중요해진다해도 기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퓨마 등 농구화를 많이 생산하지 않았던 업체들에서 화려한 디자인의 농구화를 출시한다해도 기존 나이키, 아디다스의 기능 및 기술력에서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접지력, 발목 보호, 신발의 무게 등 농구화가 지녀야 할 본연의 기능은 상당히 중요하고, 이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디자인을 논할 수 있다.
실제로 통계자료만 보아도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조던 브랜드가 나이키에서 파생된 점까지 감안하면 거의 대부분 이 두 회사로 갈린다고 보면 된다.
슈퍼스타들의 시그니쳐 스니커즈
슈퍼스타들의 경우 나이키, 아디다스 등과 계약을 맺고 자신의 이름이 브랜드화된 신발을 신는다. 가장 유명한 에어조던 시리즈도 마이클 조던의 시리즈이고,농구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줌코비 시리즈(코비 브라이언트), 르브론과 줌솔져 시리즈(르브론 제임스), KD 시리즈(케빈 듀란트), 와이낫 (러셀 웨스트브룩), CP 시리즈 (크리스 폴), 데임 (데미안 릴라드), 카이리 (카이리 어빙) 시리즈 등은 모두 선수들의 시그니쳐 신발 브랜드이다. 어떻게보면 개인 신발 브랜드가 있는지가 그 선수의 입지와 스타성을 반증하는 셈.
이러한 시그니처 신발이 있는 선수들은 자신의 브랜드를 홍보하는 차원에서 매 경기 본인 브랜드의 신발을 신고 나온다.
르브론 제임스가 착용한 LEBRON 16
카이리 어빙이 신고 나온 KYRIE4
케빈 듀란트가 착용한 KD12
선수들의 커스텀 디자인
각 회사에서는 마케팅 효과를 위해 선수들에게 신발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경우 매 경기마다 신발 디자인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기 내 농구화 디자인과 관련해서는 재미있는 사실이 있는데 불과 작년까지만해도 선수들의 농구화 착용과 관련된 규정이 비교적 엄격하게 존재했다는 것이다.
51% 룰로도 알려져있는데, 선수들이 경기에 착용하는 신발의 디자인에 흰색 혹은 검은색이 무조건 51% 이상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 팀의 고유 컬러로만 디자인된 신발의 경우 허용이 되었다.
그 와중에도 팀 디자인으로 본인의 개성을 뽐내는 경우도 많았으니, LA 클리퍼스 소속 몬트레즈 하렐은 팀 컬러인 빨간색+파란색으로 심슨이 그려진 농구화를 착용하고 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51% 룰은 패션을 중시하던 선수들에게 크게 다가왔을 것이다.
세상에, 표현의 자유 가득한 미국에서 이런 류의 규제라니.
선수들은 이 51%룰을 지켜야 했고 1년에 두번 NBA에서 NBA에서 신발을 검사하기도 했다. 공식적으로 지정한 10여 개의 경기에서만 선수들은 완전히 자유롭게 신발 색깔을 선택할 수 있었다.
색깔을 원하는 대로 그때 그때 골라서 신을 수 있는 NBA 스타들이 부럽긴 하다.
다행히도 제작년 나이키와 NBA의 계약에서 이런 부분까지 검토되면서 지금은 규제가 완전히 완화된 상태이다. 지금은 모든 경기에서 선수들이 원하는 디자인의 신발을 신을 수 있다. 즉 홈팀 선수라고 흰색 위주의 신발을 신어야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선수들의 표현의 자유 보장이라는 목적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이키와의 계약 이후 바뀐 것이 나이키 측의 큰 그림은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해본다.
그 덕에 선수들은 더욱 농구화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쓸 수 있게 되긴 하였다. 지금 NBA에는 형형색색의 디자인이 가득하다.
때로는 선수들이 농구화 디자인에 특별한 의미를 담기도 한다. 미국 내에서 한 백인 경찰이 흑인 시민을 과잉진압한 사건으로 인종차별 문제가 다시 떠올랐던 2017년, 르브론 제임스는 EQUALITY라는 글자가 새겨진 농구화를 착용하고 나온다.
흰색과 검정색 하나씩. 글자는 EQUALITY. 분명한 메시지를 농구화를 통해 전한 르브론 제임스에 많은 미국 국민이 반응하였고, 나이키 측에서는 이를 르브론 시리즈의 스페셜 에디션으로 출시하기까지 한다. 그렇게 르브론 시리즈 내에 EQUALITY EDITION은 르브론 15, 르브론 16에 걸쳐 출시된 상태. 르브론도 계속 이 에디션을 착용하며 신발의 메시지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
올해 미국 힙합 아티스트 닙시 허슬이 사망하였을 때에도 선수들은 농구화를 통해 추모의 메시지를 전했다.
좌 스펜서 딘위디 우 몬트레드 하렐
본인의 영향력을 알고 있기에 이렇게 신발로 메시지를 전하는 움직임도 가능한 것이다.
여담으로 닙시 허슬을 추모한 선수 중 브루클린 소속의 스펜서 딘위디는 저번 시즌 시작 전 "올 시즌 82경기를 모두 다른 에디션의 농구화를 착용하고 나오겠다" 고 공표했는데, 실제로 행동으로 옮겼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는 딘위디의 남다른 예술적 면모, 그는 그림을 그리는데 능해서 본인의 신발 디자인을 본인이 직접 했고, 실제로 예뻤다!
올해 최고의 농구화는 무엇이었나?
필자도 농구를 자주 하고, 선수들의 농구화를 유심히 보며 어떤 농구화가 이쁜가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때문에 마지막은 필자가 주관적으로 꼽은 올해의 최고의 농구화로 마무리하려한다.
사실 주관적이라기엔 올해 정말 많은 농구선수들과 리뷰유튜버, 전문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던 모델.
바로 러셀 웨스트브룩의 시그니쳐 신발인 와이낫 제로2이다.
러셀 웨스트브룩의 평소 패션을 아는 이들은 느끼겠지만, 정말 그다운 형형색색의 디자인이다.
초반부에 언급했듯, 농구화의 디자인을 논하기 이전에 기능성이 보장되어있어야 하는데 와이낫제로2는 기능성 면에서 완벽하다. 접지, 통풍, 발목보호까지. 농구를 하는 사람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완벽한 농구화라 할 수 있다.
완벽한 기능에 더해 디자인은 실내 코트에서 신고 뛰어본다면 모든 농구인들의 부러움을 살 수 있는 예쁜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바이다.
필자의 PG2
필자도 평소에 PG2를 신고 있었는데 요즘따라 유독 와이낫제로2가 눈에 들어오더라. 좋다. 알아보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