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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욜수기 yollsugi Oct 03. 2019

NBA 선수들이 3x3를 뛴다면?

NBA 시즌 개막 D-50 '느바 맛보기' DAY 30

3x3농구는 더이상 길거리 아마추어의 농구가 아니다.


2012년부터 FIBA 3x3 월드컵은 진행되어 왔었는데, 최근 몇년 새에 Redbull 3x3 Tournament를 중심으로 3x3농구 붐이 일면서 그 입지가 점점 커지게 되었다. 그 성장에 영향을 많이 끼쳤던 것은 NBA 은퇴 선수들의 참가. 은퇴한 선수들이 3대3농구에 뛰어들면서, 자연스럽게 게임 퀄리티와 대중들의 관심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성장세를 보이게 되었고, 3x3농구 자체가 떠오르게 되었다.

이후 2018 자카르타 아시안 게임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고 다가올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3x3농구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단,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은 23세 이하라는 연령 조건이 붙었다.

미국에서 현재 가장 유명한 Big3 3x3 농구리그이다.

이 영상은 네이트로빈슨, 코리마게티, 글렌 데이비스, 크리스 앤더슨, 저메인오닐, 아마레 스타더마이어 등 2000년대 NBA를 이끌었던 은퇴선수들이 소속된 팀들 간의 경기이다. 그 인기는 상당하다. 물론 썸네일에서처럼 실제 경기에서도 선수들의 노쇠화는 눈에띄게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3x3이 인기를 끌 수 있는 것은 3x3 자체가 5대5경기보다 더 빠른 템포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반코트에서 진행되고, 공격권이 바뀌었을 시 3점라인 밖으로만 나가면 바로 공격을 속행할 수 있기 때문에 3대3 농구의 경기 템포는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국내에서도 3대3농구가 사회인농구를 해오던 아마추어 선수들을 중심으로 최근 농구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은퇴한 KBL 선수들이 출전하기 시작하면서 아마추어 선수들의 원성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저 선수들 다 들어오면 우리는 어떡하라고"

아무리 은퇴했고, 나이가 많은 선수들이라도 오랜 기간 프로로 생활하며 얻은 내공과 클래스는 어디 가지 않는 법, 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 체력과 속도가 떨어진만큼 노련함은 더욱 늘어난 모습을 볼 수 있다.

3대3농구 자체가 5대5농구에 비해 체력부담이 적고, 파울콜이 덜 불려서 격해보이기는 하지만 실제 5대5보다 수비하는 면에 있어서 훨씬 수월하기 때문에 은퇴한 선수들이 이렇게 편하게 다시 코트를 밟을 수 있게 된 듯하다. 하지만 3x3 농구를 계속 보다보면 한번씩 스쳐가는 생각이 있다.

이렇게 빠른 3x3 농구에서 은퇴한 선수들도 이렇게 잘하는데,
현역 선수들이 경쟁하면 얼마나 빠르고 박진감 넘칠까

국내에서도 한때 김낙현, 양홍석, 안영준, 박인태로 구성된 KBL WINDS가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3x3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여하면서 이전 3x3최강자였던 박민수 팀을 수비력으로 꺾고 대표 자리를 차지했었는데, NBA 선수들도 3x3에 참여한다면 얼마나 재밌을까 하는 상상을 이따금씩 해보았었다.


그래서 오늘은 가상으로나마 NBA에서 누가 3x3 농구에 가장 어울릴지 한번 뽑아보았다. 재밌으니까!


1. 우주 최강 라인업

르브론제임스-케빈듀란트-카와이레너드

명실상부 2010년대 포워드 3대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세 명이 같이 뛴다면 상대방은 얼마나 절망적일까.

빨리 21점을 내고 시합이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을 수도 있다. 리그에서 가장 파괴적인 선수들, 디펜더에 따라 얼마든지 공격 루트를 바꿀 수 있는 선수들, 이 세 명이 뭉치면 상대방이 어떤 조합으로 나오든 이들은 그 빈틈을 찾아 영혼까지 빼앗아가버릴 것이다.


2. 포지션이 고려된 3x3 최강 라인업

러셀 웨스트브룩-야니스 안테토쿰보-앤써니 데이비스

3대3농구이다. 5대5가 아니다. 3대3의 빠른 게임 전개와 빠른 공격, 피지컬한 경기특성에 비추어보니 이 세 명이 떠올랐다. 웨스트브룩과 안테토쿰보, 그리고 앤써니데이비스. 잘못 맞섰다가는 몸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이라면 매 공격이 화끈한 덩크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화려함과 강력함이 겸비된 이 라인업이라면 지금 3점슛의 비중이 압도적인 3x3농구의 공격 형태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을지도?


3. 가장 스마트한 3x3 농구를 펼칠 라인업

제임스 하든-르브론 제임스-니콜라 요키치

필자가 르브론 팬이니까 두 번 나오는 것 정도는 이해해줄 것이라 믿는다. 필자가 생각하는 포지션별 가장 BQ가 높은 세 명인데, 그래도 마냥 주관적인 픽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든이 비록 아이솔레이션 공격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농구도사라는 별명이 괜히 붙을까. 그 누구보다 현명하게 농구를 한다는 점에는 반박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현역과 레전드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르브론의 시야, 패싱센스, BQ는 생략. 요키치는 센터 포지션임에도 팀에서 리딩을 계속 맡길 정도로 경기 운영 능력이 탁월하다. 빠른 속도로만   승부하기 일쑤인 3x3농구에서 이 세명이라면 완전히 다른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4. 양궁농구로 아마추어 선수들을 녹일 라인업

스테판 커리-보그단 보그다노비치-트레이 영


키와 상관없이, 힘과 상관없이, 수비와 상관없이 무조건 21점을 먼저 넣으면 승리할 수 있는 것이 3x3 농구이다.

만약 이 선수 세명이 반코트에서 공을 잡자마자 무차별적으로 코트 어디에서건 3점을 던진다면?

재앙이다.

5x5농구에서도 심심치않게 롱레인지 3점을 보여주는 스테판 커리와 트레이 영.

제한된 롤에서 벗어나 공격옵션이 많아지면 무차별적인 공격을 퍼붓는 세르비아의 에이스 보그단 보그다노비치.

이런 라인업으로 3x3에 출전해본다면 그것도 대단한 재미겠다.


쓰다보니 도저히 결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라인업이다.

나오는 순간 밸런스가 붕괴될 것이 너무도 확실하다.

스포츠에 이변이 가득하다지만, 이런 라인업이라면 이변 따윈 없을지도 모른다.

물론 비시즌에 선수들이 몸관리에 전념하느라 참가할 가능성이 적고, 실제로 3x3 농구의 프로 선수들이 있는 이상 어디까지나 가상의 라인업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이벤트성으로라도 이렇게 NBA슈퍼스타들이 팀을 이뤄 3x3 반코트 농구를 보여준다면 팬의 입장에서 대단히 즐거울 듯하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DAY29를 건너뛰게 되었습니다.

NBA가 개막하는 10월 23일까지 좋은 컨텐츠로 계속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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