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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욜수기 yollsugi Oct 14. 2019

박명수와 백예린, 하하와 뱃사공?

2019 가상의 무한도전 가요제, 그 다섯번째 이야기

2019 무한도전 가요제가 있었다면?

1. 인트로. 2019 무한도전 가요제 디너쇼

2. 이제까지 무한도전 가요제가 남긴 것, 이 프로젝트가 던진 메시지.

3. 5번의 가요제, 감히 Best 무대를 꼽아 봅니다.

4. 가상의 2019 무한도전가요제 라인업 이야기 ①

5. 가상의 2019 무한도전가요제 라인업 이야기 ②

6. 가상의 2019 무한도전가요제 라인업 이야기 ③


이 글은 레또르트 매거진

에디터 두 명이 공동집필한 글입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의 라인업은 무한도전의 10년을 굳건히 지켜준 멤버, 박명수, 정준하, 하하의 라인업이다.

참고로 어제의 라인업이 궁금하다면, 하단의 링크로 먼저 읽는 것을 추천한다.

오늘의 라인업 이야기를 시작한다!


1. 박명수


EDITOR 욜수기

박명수는 음원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리고 실제로 음원 강자들과 작업을 많이 했다. 지드래곤과 함께한 무대도 있었지만, 박명수의 무한도전 무대라 하면 제시카와 아이유가 떠오르는 것이 보통이다. 옆에서 틱틱대고 고집불통처럼 대하다가, 막상 녹음할 때나 무대 할 때는 잘하려고 엄청 열심히 하는 것이 박명수의 특징. 박명수에게서는 새로운 모습보다 이런 여성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떠오른 아티스트는 바로 백예린.

왠지 봄과 가을에 생각나는 목소리, 인디와 대중음악의 감성이 동시에 녹아있는 음악, 백예린의 강점은 스펙트럼이다. 나는 백예린의 Square와 같은 굵직한 감성도 좋아하고, 지켜줄게와 같은 산뜻한 감성도 좋아한다. 박명수가 이번에도 말도 안되는 프로듀싱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백예린이 해오던 음악에 박명수의 목소리를 얹는 것이 은근히 어울릴 듯 하다. 아이유와의 레옹에서도 기대보다 톤의 조화가 훨씬 좋았기 때문이다. 하게 된다면 박명수의 욕심을 한껏 눌러서 '지켜줄게'와 같은 차분한 곡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박명수와 백예린의 삼촌-조카? 부녀?케미를 기대한다.

백예린 - 지켜줄게 (2019)


EDITOR 정임용

박명수와 무한도전 가요제를 함께한 뮤지션은 前 소녀시대 제시카, GD, 프라이머리, 아이유다. 대한민국 가요제에서 소위 잘나가는 아티스트와 계속 함께할 수 있었기에 박명수는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가장 대중친화적인 무대를 선보일 수 있었다. 물론 단순히 함께한 아티스트 때문만은 아니다. 박명수는 실제 음악적으로 유행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예능이면서 페스티벌인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무대를 원했으며, 무한도전 가요제 이후의 화제성까지 고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대를 만드는 과정에선 속물적인 컨셉으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고, 실제 무대에선 대중적인 흐름을 파악해 무대에 완벽하게 녹여내는 박명수의 존재는 무한도전 가요제에 꼭 필요하다.

그런데 음악과 관련된 박명수의 다른 모습들은 다소 아쉽다. EDM에 심취해 멤버 각각에게 작곡을 해준 '어떤가요' 특집은 아무리 봐도 정이 가지 않고, 방송 외적으로 다양한 무대에서 보여주는 DJ로서의 모습은 매우 실망스럽다. 박명수가 뮤지션으로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을 때는 <바보에게 바보가>를 발매했을 때라고 생각한다. 그가 예능에서 보여주던 이미지와 상반되는 발라드 장르를 준수한 퀄리티로 뽑아냈고, 당시 결혼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무한도전 속 모습과 겹쳐져 흥미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만약 박명수가 그의 대중적인 감각과 감성적인 모습을 한 번에 담아낼 수 있다면 훨씬 좋은 무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에서 그것을 가장 잘 해내고 있는 아티스트는 잔나비다. 잔나비는 인디씬에서 주목을 받다 올 초 정규 앨범 [전설]로 감성 밴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고, 대중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박명수와 잔나비가 만난다면 감성적으로도 대중적으로도 확실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잔나비 특유의 올드한 감성도 박명수와 잘 어울린다.


잔나비 -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2019)

2. 정준하


EDITOR 욜수기

정준하는 무한도전의 보컬리스트이다. 물론 '코창력'으로 있는대로 놀림을 다 당하곤 하지만, 이제까지 가요제만 보아도 스윗소로우와 함께한 [정주나요], 김C와 함께한 [사라질 것들] 등에서 준수한 노래 실력을 보였다. 특히 [사라질 것들]에서는 코창력을 빼고 담담하게 노래를 부르니 김C가 의도한 미니멀한 무대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모습이 되었었다. 이를 통해 정준하라는 보컬의 가능성을 여실히 확인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정준하가 윤상과 함게한 [My Life]는 그가 이제까지 하던 무대들과는 다른 시도를 했다는 의의가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어울리는 무대였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조금 아쉬운 무대였다.

그랬기에 정준하에게는 보컬리스트 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최적격은 바로 세 명의 목소리로 모든 음역대를 커버하는 대표 보컬리스트 그룹 어반자카파였다.

어반자카파를 생각하게 된 것은 이들이 콜라보레이션에 있어, 하모니에 있어 엄청난 능력자이기 때문이다. 어떤 보컬이 오더라도, 그 보컬이 담당하는 음역대 이외의 부분에 화음을 넣고 심심해 보일 수 있는 부분을 다채롭고 탄탄하게 채워주어 곡의 퀄리티를 금방 높여버린다. 그것이 어반자카파가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유이다. 정준하가 [사라질 것들]에서 처럼, <나름 가수다>에서 프로포즈 송을 불렀을 때 처럼, 진지하게 본인의 장점이 녹아든 창법으로 노래한다면 어반자카파의 [그날의 우리]같은 곡과 아름답게 어울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름 가수다>에서 [키큰노총각이야기]를 불렀을 때 엉성하면서도 진솔하게 부르는 그의 모습에 감명을 받은 관객들이 많았고, 정준하는 1위를 차지했었다. 정준하가 가족을 생각하며 진실하게 노래를 부를 때, 그 옆에서 어반자카파가 함께 한다면 더 큰 감동을 선사하는 무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어반자카파 - 이 밤이 특별해진 건 (2018)


EDITOR 정임용

정준하는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최대한 담아내며 가장 진정성 있는 음악을 보여주었다. 심지어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던 첫 번째 무한도전 가요제인 강변북로 가요제에서 부른 <My Way>마저도 그렇다. 멤버들에게 자주 놀림 받긴 했지만 비음이 섞인 정준하의 목소리는 꽤 감미롭고, 뮤지컬에 출연할 정도로 노래 실력도 수준급이다. 정준하는 <정주나요>에서 스윗소로우와 함께 목소리를 내도 전혀 위화감이 없었고, 윤상과의 <My Life (feat. 효린)>은 다소 실험적인 곡이었음에도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특히 김C와의 <사라질 것들 (feat 이소라 & Beenzino)>에서 정준하의 목소리로 전달된 철학적인 메세지는 예상외로 거부감이 없었다. 정준하는 이런 독특한 무대를 만들어낼 때 다른 멤버들의 무대와 확연한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마주하는 현실과 결부된 음악을 하는 색소포니스트 김오키는 지난 7월 [스피릿선발대]에서 사회적/철학적인 메세지를 담은 작품을 선보였다. 그의 음악이 무한도전이라는 거대한 미디어와 합쳐진다면 어떤 파급력을 낳을지 궁금하다. 김오키 옆에 서서 함께 무대를 만들어갈 사람을 무한도전 멤버 중에 한 명 꼽아보자. 정준하 말곤 그 진지한 모습에 어울리는 사람이 없다. 촉촏한 재즈 반주 위에 따뜻하게 노래를 부르는 정준하와 나지막이 이야기하는 김오키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대단한 예술작품이 탄생할 수도 있겠다.


김오키 - 코타르 증후군 (2019)

3. 하하


EDITOR 욜수기

하하는 길과 함께 무한도전 내에서 음악적으로 가장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멤버이다. 하하가 혼자서 무대를 만든 [키 작은 꼬마 이야기]는 당시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었고, 10cm, 장기하, 자이언티와의 콜라보레이션 또한 하하의 색깔대로 잘 녹여냈었다. 특히 자이언티와의 무대를 보고 들었던 생각은 "하하에게 음악적으로 멋있는 것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겠다"였다. 평소에 레게바라기이지만, 음악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는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곡 작업에 있어서도 아티스트들과 수월하게 진행되고, 본인의 목소리부터 어떤 것이 강점이고 어떤 것이 매력인지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하하이다.

나는 그런 하하의 이미지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더욱 멋있는 무대가 나왔으면 한다. 무한도전에서 '바이브'로 나설 수 있는 것은 하하 뿐이다. 하하만이 낼 수 있는 그루비한 바이브에 실력적으로 완벽한 신구 콜라보 김현철x죠지를 엮는건 어떨까.

김현철의 [오랜만에]를 들으면 죠지의 [바라봐줘요]가 듣고 싶어지고, 죠지의 [오랜만에 Remake ver.]를 들으면 김현철의 [왜그래]가 생각난다. 둘의 케미스트리는 이미 다수의 라이브 무대와 유튜브 라이브 영상으로 증명된 상태. 이 둘이 가진 특유의 시티팝 감성에 하하의 걸쭉한 레게 감성이 묻는다면 미디엄 템포의 Acid한 풍의 노래에도 살짝 고개로 리듬을 탈 수 있는 곡이 나오지 않을까. 무한도전 가요제가 이제까지 대부분 페스티벌 풍 트랙들을 주로 했다면, 선셋 루프탑 파티의 오프닝을 여는 보사노바, 자이브 스러운 곡도 세 명의 조합으로 가능해보인다. 바이브 하나만큼은 하하가 짱이다.

김현철 (feat. 죠지) - 드라이브 (2019)


EDITOR 정임용

길을 제외한 무한도전 멤버 중 '뮤지션'이라는 타이틀을 붙였을 때 가장 어색하지 않은 사람은 하하다. 스컬과 함께하는 레게 듀오 '레게 강 같은 평화' 활동은 레게 종주국 자메이카에서 차트 1위에 오를 정도로 인정받고 있고, 그 전에 솔로로 발매한 <너는 내 운명>은 2000년대의 감성이 물씬 담겨 있어 지금도 문득 생각나곤 한다.

예능인으로서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때도 많지만, 음악을 마주할 땐 누구보다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는 하하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뮤지션이다. 특히 요 몇 년 새 그러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하하의 자유로운 멋은 그가 오래전 <키작은 꼬마 이야기>에서 처음 레게를 외쳤을 때 보다 훨씬 자연스러워졌고 그래서 훨씬 설득력 있다. 10cm, 장기하와 얼굴들, Zion.T와의 무대가 나빴다고 할 순 없으나, 지금까지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하하가 보여주었던 모습은 실제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적인 개성과 아예 달랐다. 그래서인지 뮤지션이라는 타이틀에 가장 잘 어울리는 멤버임에도 딱히 기억에 남는 가요제 노래가 없다. 다시 무한도전 가요제가 열린다면, 그땐 뮤지션으로서의 그의 진짜 모습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하하의 자유로운 멋을 잘 서포트해줄 수 있는 뮤지션은 뱃사공이다. 과도할 정도로 많은 이들이 FLEX를 외치고 있는 현 힙합씬에서 뱃사공만큼 자연스러운 뮤지션이 있을까. 여유가 넘치고 솔직담백하면서 마초적인 느낌도 있는 뱃사공의 음악은 정말 멋있다. 음악 외적으로 봤을 때도, 뱃사공이 속한 리짓군즈 크루 특유의 유쾌한 바이브와 하하가 잘 어울릴 것 같다. 뱃사공과 하하가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는 장면을 상상해보면, 무한도전 가요제를 넘어 공식적인 활동을 같이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뱃사공 - 축하해 (2018)

얕고 넓게 듣는 레또르트 에디터 욜수기

좁고 깊게 듣는 레또르트 에디터 정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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