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욜수기 yollsugi Oct 21. 2019

다들 인생곡이 있나요?

욜수기의 음악 에세이 : 나에게 영향을 가득 끼친 노래들 Part1

누구나 하나씩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친 노래가 있다.

아니, 몇개씩은 있을 것이다.
살면서 우리 인생이 얼마나 많은 것들의 영향을 받는데!

이렇게 말하는 나에게도 당연히 영향이 컸던 음악들이 있다.

하루종일 이어폰을 끼고

새로운 노래,

몰랐었던 노래,

아는데 좋아서 또 찾아본 노래들을 계속해서 듣는 내게,

음악이 좋아 뮤직페스티벌을 다니기 시작하고

그런 뮤직 페스티벌이 너무 좋아서

페스티벌로 글도 쓰고 영상도 만들고 나중에 업으로도 삼고 싶어하는 내게,

그간 큰 영향을 끼친 여러 노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Queen-Don't Stop Me Now


지금까지 이렇게 음악을 많이 듣고 사랑하게 된 데에는 아주 어릴적 아버지가 틀어주신 올드 팝, 락음악의 영향이 매우 컸다. 초등학생때였나, 아마 8살, 9살 남짓 되었을때 같다. 그 때 워낙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듣다보니 이후에 학창시절과 대학생이 된 이후 다양한 음악을 접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어진 듯 하다.


Simon & Garfunkle, Queen, Led Zepplin, Boney M, Scorpions, Air Supply, The Eagles.


지금도 한번씩 생각한다.

아버지가 그 당시에 DVD 콘서트 실황을 사오셔서는 나에게 팝음악과 락음악을 들려주지 않으셨다면, 지금 느끼는 이 즐거움을 다 누릴 수 있었을까?


그 기억들 중 가장 컸던 기억이 바로 Queen이었고, 그 중에서도 Don't Stop Me Now였다. 빠른 템포에 계속 고조되는 곡 분위기가 내 전반적인 바이브와 가장 잘 맞아떨어졌었나보다. 지금도 고조되는 일렉트로닉들을 좋아하니 말이다.

Tonight~ I'm gonna have myself a real good time. I feel alive~~


내가 처음으로 가사를 전부 외운 외국 곡이었다. A4용지에 아버지가 가사를 인쇄해주셨었고, 그걸 아버지 차타고 어디론가 가는 길에 음악을 계속 들으며 따라불렀던 기억이 문득 나는데, 지금 나에겐 굉장히 소중한 기억이다. 고등학교 시절 밴드 활동을 하면서 가장 감격스러웠던 순간 중 하나가 바로 Don't Stop Me Now를 직접 연주했던 때가 아닐까 싶다.



이적-하늘을 달리다

아직도 기억한다.

난 11살이었고 사랑하는 사촌형과 함께 차를 타고 어디론가 (아마 가족들과 함께 포항에 내려가는 길이었을것이다) 가는 길이었다. 띠동갑이었던 형의 나이는 20초반.

당시에 형이 빠져 있던 Black Eyed Peas의 Where is the love, Alicia Kies의 If I ain't got you를 들으며 "이런게 팝이구나", 하던 중 형이 이 노래 한번 들어보라며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를 틀어주었다.

까랑까랑한 리듬의 기타로 시작되는 노래, 이적의 시원시원한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노래, 나는 이 노래에 너무나 깊게 매료되었다. 이 노래를 듣고 이적에 푹 빠져 11살, 12살 때 이적을 찾아보고, 패닉을 찾아보고, 긱스를 찾아보았다. 그때 있던 아이리버 엠피쓰리와 전자사전에는 패닉과 긱스, 이적의 음악이 가득했다.


신기하게도 하늘을 달리다는 이후로도 쭉 나와 함께했다.

하늘을 달리다는 중학교 때 성당밴드를 하면서 처음으로 세컨기타로 세션에 참여한 곡이 되었고

고등학교 때는 리드기타로서 처음으로 솔로파트와 함께 밴드사운드를 제대로 연주했던 곡이기도 했다.

잘해내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는지, 곡의 섬세함 때문인지 이 곡의 솔로는 늘 어렵게 다가와서 실수도 엄청 했던 기억이 난다.


가사보다 곡의 멜로디, 곡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나를 너무 가볍고 청량하게 만들어줘서, 이 곡만 생각하면 기분이 괜히 좋아지는 느낌이다.



서태지 - Take Five

빛이라는 건~ 일어서는 널~ 가까이 있게~
한자리에서 Everybody Jump!!!


내 또래에 서태지를 좋아하는 사람이 드물긴 하다. 그래서 괜히 서태지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엄청난 친밀감을 느끼곤 한다. 서태지라는 존재는 중학교에 갓 들어갔던 시절 나에게 왔는데, "음악이 이렇게 다양하고 재밌는 것이란다?"하고 가르침을 받은 느낌이랄까? 2008 서태지 심포니를 보면서 밴드와 오케스트라의 하모니에 압도당했었고,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부터 앨범을 하나하나 들어보면서 모든 장르, 모든 스타일의 곡을 소화하는 '대장님'에 매료됐었다. 사춘기 땐 괜히 공책에 "검게 물든 입술,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갔어. 숱한 가식 속에 오늘은 아우성을 들을 수 있어"를 흘겨 적기도 하고.(나만 그랬던 거 아니겠지?) 서태지 곡 중에 Take Five를 가장 먼저 좋아했고, 지금도 가장 아끼는 곡으로 남아있다. 전반적으로 나는 밝은 분위기, 사람에게 에너지를 주는 곡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Take Five가 딱 그렇거든.



싸이 -예술이야

2011 흠뻑쇼 인트로곡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싸이&김장훈의 완타치 공연을 시작으로 싸이에 푹 빠져 싸콘만 15번을 간 나이지만, 아직까지도 내 기억 속 최고의 무대는 2011년의 흠뻑쇼 오프닝, 예술이야이다.


대형 LED 화면에 피아노 건반이 나타났다. 그리고는 예술이야 간주에 맞춰 LED에서 건반이 연주되고 있었다. 손가락에서 줌아웃이 되니 싸이가 되었고, 한번 더 줌아웃이 되니 예쁜 예술이야 선율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모습도 보였다. 이것이 싸이 콘서트라는 이벤트가 정말 대단하고 멋잇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결정적인 순간이었고, 예술이야가 최애 곡이 된 계기였으며, 공연에서 가수 외에 LED와 무대장치, 무대효과에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된 계기였다.


콘서트를 갈때마다 예술이야에서 그 건반 LED가 안 나오나 목빠지게 기다렸으나, 매번 싸이의 백그라운드 영상은 달라졌다. 물론 다 마음에 들었지만? 싸이 콘서트의 소소한 매력 중 하나는 정성스러운 모션그래픽이다. 싸이의 역동성에 걸맞는 역동적인 모션 그래픽이 가득하다. 그리고 2019년 흠뻑쇼에 피아노 건반 LED는 다시 등장했다.

아무도 몰랐겠지, 난 그 포인트에서 너무도 벅찼다.


콘서트에 가면 한번씩 예술이야의 가사를 그 현장에서 곱씹어보게 된다. 지금 같이 있는 이 순간의 기분이 미친듯이 예술이라는 가사가 참 예쁘다. 그래서 난 이 노래가 정말 좋다.


싸이의 최애 곡이 예술이야라더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인 싸이가 가장 사랑하는 곡이, 내가 그의 곡들 중 가장 사랑하는 곡이라는 게 정말 기쁘다.



애초에 한 곡을 생각하고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 큰 영향을 준 노래, 강한 기억을 남긴 노래가 생각보다 정말 많다.

PART 2, PART 3가 있다는 말!

작가의 이전글 판단에 대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