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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욜수기 yollsugi Oct 15. 2019

판단에 대하여

속상함에서 비롯된 짧은 단상

리는 평소에 타인에 대해 논할 때

어느 정도의 무게를 갖고 타인을 평가하는 걸까.

과연 타인을 평가해도 되긴 하는걸까.


유명인들에 관한 기사를 접하다보면, 때로는 그 행동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너무도 지나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과실을 저지르며 산다.

때로는 짧은 생각에서 비롯된 말로, 때로는 오해의 소지가 가득한 말로, 때로는 잘못된 행동으로, 때로는 과거의 잘못이 밝혀지면서.

물론 당연히 과실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과실을 통해 성장하는 경우도 있고, 그 과실이 알고 보면 오해에서 비롯된 경우도 다분히 많다.

우리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 분명 알고는 있다.


"쟤가 결국"

"그럼 그렇지. 저럴 줄 알았어"

"그런 말을 했다고? 이제까지 것들은 다 쇼겠네."


그럼에도 단지 유명하다는 이유 만으로 유명인들에 대한 논의는 너무 가벼운 선상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좋아하던 유명인의 행동이나 말에 실망하게 될 수도 있다.

원래부터 좋아하지 않던 유명인의 모습에 좋지 않은 이미지가 더 공고해질수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 안에서는 그 사람들의 행동이나 말에 대해 너무도 지나친 리액션이 남겨지는 경우가 많다.


제반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같은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대응했을까를 고려하지 않고,

이해와 납득이 가능한 행동인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그저 댓글이나 게시글 하나로 무참히 감정적인 의견을 쏟아내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이 보인다.


책임이 필요없는 공간이기에. 쏟아내고 나면 그 다음 논의는 굳이 내가 될 필요가 없는 공간이기에.


사람들은 이성보다 감정이 앞섰을 때 실수를 내곤 한다.

하지만 가십거리 앞에 이성보다 감정이 앞선 리액션들은  그에 대한 재고가 결여된 상태로 집단 반응 안에 조용히 묻히곤 한다. 그것도 여론이라 불리는 다수의 동의(consent)를 얻으면서.


요즘 인터넷 상에 오가는 말들에 대해 회의감이 많이 든다.

유명하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많은 것이 요구된다.

그들은 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평가받고, 사람들은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말 한마디로 평가를 내린다. 그 평가들은 쌓여 여론이 되고, 여론은 곧 유명인들에게 절대적인 이미지를 형성한다.


우리는 남에 대해 너무 쉽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느 정도의 책임의식을 갖고 이야기하고 있는걸까.

그 말의 무게를 느끼긴 하는걸까.


오늘 한 사건에서 느낀 속상함이 결국 글까지 쓰게 만들었다.

알 사람들은 다 알 만한 일. 지인들과 이 사건, 그리고 인터넷 상에서 사람들의 반응, 이들에 대한 전반적인 대화를 나누며

회의감을 가득 느낀 만큼, 재고와 반성은 나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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