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욜수기 yollsugi Jun 04. 2018

기록.

무엇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언제든


사실 하고 싶은 말들을 쓸 공간이 필요했다.

아무것도 아닌 작은 일에서 시작해 하루종일 그 주제만 가지고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때로는 나와 마주보고 싶다는 생각도 자주 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 살아가는 데에 있어 중요시 여기는 가치들이 분명 존재한다고 늘 생각해왔다.

그래서 쓰게 되었다.

그리고 이 '기록'의 과정이 내가 생각하는 잊지 말아야 할 가치의 시작이다.


사실 브런치를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어떻게 보면 인생의 큰 터닝 포인트를 24살을 시작하면서 겪은 뒤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전에도 생각은 많았지만, 거의 생각이 폭발했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다행히 "해방되었다"라는 감정 또한 들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에 대한 생각 뿐 아니라

그냥 사소한 가치들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나에게 주어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시험 하나가 나를 이렇게 묶어놓고 있었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그 터닝포인트와 함께 마음 먹은 부분이 있었다.

다짐이라기에는 이것이 4개월이 지난 지금, 완벽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서

뭔가 강한 어조로 '난 그 때 다짐했다!' 라고 말하기가 좀 그렇다.

아무튼, 모든 것을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었다.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고시반에서 시험만 준비하던 나에게 "자 그래 이제 새로운 길을 너가 열어봐" 하고 상황이 주어졌을 때, 그렇게 하고 싶은 것도 좋아하는 것도 많다고 느꼈던 내가 뭘 해야 할지 잘 몰라 순간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생각이 안 난 것은 아니었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해왔고, 잘 알고 있다고 확신한다.

이건 오랜기간 가져온 내 자신감이고 내 원동력이다.

생각이 안 났다기 보다는, 정리가 되지 않았다.

머릿속에서 "그래 이것도 좋아하고, 저것도 하고 싶어. 이것도 공부해보고 싶고, 이건 잘할 수 잇을 것 같아"

마치 해답을 너무 많이 찾아 신나버린 나머지 렉이 걸린 데이터 패키지처럼 (에이 데이터 얼마나 배웠다고..)

정리는 안되고 온갖 것들이 떠올랐다.


그래서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정리 안된 상태가 정리만 된다면, 그 것이 나에게 엄청난 힘으로 작용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은 막연한 자신감에 그치지만

하나하나 기록하다보면 그게 곧 내가 완전히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 될 것 같았고

그 끝에 나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나면 그건 나만의 큰 강점이 될거라고 믿게 되었다.

막말로 내가 미친듯이 좋아하는 농구, 페스티벌도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제3자가 보았을 때 내가 설명할 길이 지금으로서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2월부터 공부하기 시작한 데이터분석은 그 과정을 브런치에 담기 시작하였고

작년에 한 학기 정도 음악 소개에 그쳤던 네이버 블로그 생활을 떠올리며 페스티벌을 소개하는 작업 또한 브런치를 통해 새로이 야심차게 시작하게 되었다.

매일 농구를 보고, 매일 농구 기사, 매거진, 커뮤니티 글들을 확인하는 내가 갖고 있는 농구와 관련된, NBA와 관련된 수많은 생각들도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기회가 닿는대로 적어봐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페스티벌을 글로 소개하는 것이 성에 안차서, 3월부터는 영상편집을 배우기 시작했다.

유튜브에 올리기 위해서였다. 내 스타일대로 한 달 가량 이 기능 저 기능 시험해보며, 여러 템플릿들도 찾아보며 공부해보았고, 같이 페스티벌을 다녀온 친구들과 인터뷰 약속도 잡아 인터뷰도 하였다.

그리고 하나둘씩 올리는 중이다.

(https://www.youtube.com/user/jjason68ify  홍보 같겠지만 깨알 홍보가 맞다)


2월에 농구 트레이닝을 받고 온 것도 영상으로 보관하게 되었고,

이 기록과 보관의 가치를 매번 인식하다 보니 컴퓨터에서는 Git과 GitHub 공부를 시작하게 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해서는 데이터 분석 매거진에서 훗날 다시 다루겠지만)


터닝포인트를 맞이한지 4개월 째. 이번 상반기는 기록에 미쳐있는 한 학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하지만 알 수 없는 믿음과 자신감이 계속 강하게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다.

내가 지금 하는 모든 기록들이 언젠가 나부터 나 자신을 완벽히 이해하게 만들어 줄 것이고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 훗날 그 가치를 다른 사람들도 알아주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내가 원하던 행복을 누리게 되는 데에

어마어마하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게 앞으로도 잊지 않을 가치의 첫번째 기록에 대한 내 생각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