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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욜수기 yollsugi Feb 11. 2020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욜수기의 짧은 호흡 #2

1.

내가 고등학교 때 추구했던 것은 'LET'이라는 한 단어였다.

그대로 둬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모든것을 그대로 흘러가게 두라는 것이 그 당시 나의 신조였다. 

그 주제로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주최한 TED 스피치를 섰다. 

유튜브에 아직 '흔적'이 남아있는 당시의 TED 스피치를 지금 스스로 다시 돌려볼 용기는 없지만, 돌이켜보면 뭔가 이룬 것도 없는, 고등학교 2학년이 마인드세팅에 대한 주제를 갖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할 생각을 했다니, 한편으로 "참 패기로웠구나"하는 생각도 든다.


그때 당시 15분의 TED 스피치를 준비하면서 굉장히 진실되게 했던 것 같은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반은 진실이고 반은 뭔가 꾸며진 모습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지금 시점에서 혹자가 나에게

"그땐 패기로웠지, 그때니까 그렇게 스피치를 할 수 있었지"라고 생각하냐 묻는다면 대답은 No다.


지금도 비슷하게 살고 있다.

여전히 내가 지향하는 삶의 방식을 고수하면서, 이것이 맞다고 믿어가면서 말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인플루엔서가 되고 싶다는 것. 

요즘은 인플루엔서라는 말이 일종의 직군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오래전부터 나는 누군가에게 귀감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훗날 내가 경제적, 사회적으로 잘 된다면 반드시 그걸 이용해 기여하고 싶다. 

"잘되면 좋은 일 하겠다"라는 상투적인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 수에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내가 큰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 이것이 내 최종적인 꿈이자 가장 원대한 꿈이다. 


특별히 좋아하는 스타들이 있다. 살짝 언급하자면 노홍철, 싸이, 르브론. 

사회적으로 물의를 여러번 빚기도 하고, 결함도 참 많은 사람들인데 공통점이 있다면 이 사람들은 나에게 아주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 사람들의 모습 중 전부는 아니라도 어느 일부처럼은 살아야지라고 하다보니 내가 형성되어갔다. 

나도 그 역할을 하고 싶다.


그 역할의 수행이 

지금 이 글을 쓰는 것처럼 어떤 콘텐츠에서 파생된 인사이트의 형태로 다가가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든, 

누군가를 오랜 시간동안 웃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든,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손길을 제공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든

누군가가 내 행보를 따라하고 싶게 만들든. 


형태는 관계없다. 그저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을 뿐이다.



2.

이렇게 생각하고 꿈꾸다 보면 문득 스스로 "아니 근데, 수현아 네가 뭔데 남한테 영향을 주냐, 지금 뭘 했다고"하는 생각이 아주 잠깐 스쳐 지나갈 때가 있다.

순간의 생각까지야 어떻게 막으랴. 

분명한건, 꽤 오래전부터 적어도 나 자신에게는 이대로 쭉 자신있게 살아가라고 말해왔다는 것. 

내 방법이 옳지 않을 수 있고 누군가는 정말 너가 뭔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나는 이렇게 살아서 너무 좋다라고 느끼며 지내야지.


사실 계기는 있었다.

이 모든 사고의 흐름은 대학교 입학 즈음에 우연히 받은 친구의 생일축하 메시지로부터 시작되었다. 

아마 페이스북 계정을 한참 뒤적이다 보면 남아있긴 할텐데, 내가 지금만큼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기 전, 

이 친구가 생일을 축하한다며 "인생은 수현이처럼" 이라고 해주더라. 

그때부터 내 인생 모토가 되었다. 그래, 인생은 나처럼 살아야지. 

이게 맞든 틀리든, 설령 많이 돌아가더라도 내가 나를 의심하고 나를 낮춰 생각하지는 말아야지.


그리고 이따금씩 피어오르는 나 자신에 대한 작은 불신과 의식적인 다짐이 계속 충돌하면서, 점차 이 인생 모토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였다. 

나 스스로 내 길에 대한 확신을 갖는게 최우선이고, 그 다음은 이 길이 부끄럽지 않도록 정말 치열하게 고민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것. 그리고 만족하는 것이다.

선택은 내 선택을 따르되, 능력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셈이다.


다시 TED 스피치 이야기로 돌아가, 고등학교 시절 테드 연사로 섰던 경험은 나에게 너무도 소중한 경험임과 동시에 아쉬움도 많이 남는 경험이었다. 연사로서의 역량에 대해서가 아닌 내용적인 부분에서 말이다.


아직 나 스스로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나에 대한 확신이 없던 상태의 18살 나는 'LET'을 외쳤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고민이 있을 때, 그대로 두라고 말했고, 그렇게 살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밝혔다.

경험이 쌓여가고, 소신이 쌓여가고, 실패에서 얻어진 인사이트들이 쌓여가면서

20대의 나는 LET, 그대로 두기 보다,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믿고 따르며,

누군가에게서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이 아닌,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아직은 내실이 부족하다.

능력에 대해 확신이 생기고, 내실이 생겼다고 느꼈을 때.

진정으로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준비가 되었을 때,

18살의 아쉬웠던 경험을 만회할 연사의 자리에 다시 한번 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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