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시간이었는데, 가장 편하게 관객들을 대하면서도 가장 진정성 있는 자세로 본인의 이야기로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적의 조언을 해주고 있다.
관객 중 한 명이 "하고 싶은 일은 돈을 못 벌 것 같다. 그럼 돈을 많이 버는 일을 택해야 하는지, 내가 좋아하는 일은 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모두가 하는 고민이고,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어느 회사에 속해 일을 하면서도 계속되는 고민이다.
노홍철은 이에 트레이드마크인 밝은 표정으로 말한다.
"쉬운 질문이네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죠!"
글쎄, 다른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어떻게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말이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고 외치던 나조차 속으로는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걱정을 한시도 놓지 않고 있었는데, 이를 정면돌파할 생각은 애초에 해보질 못했던 것이다.
노홍철씨는 본인의 예를 들었다. 방송일을 시작하기 전, 24살에 여행을 너무 좋아했던 노홍철씨는 여행사에서 일이 하고 싶었다. 무일푼이었기에 종로에서 가장 잘 되는 여행사를 한 달 반 정도 동안 계속 찾아가 그 여행사 사장이 결국 그 회사의 툴로 여행상품을 기획하게 해준 것.
결과는 대박이 났다고 한다.
노홍철씨는 이후 여행사에서 대기업 연봉 이상의 돈을 받았으나, 그가 다시 방송VJ로서 새 도전을 했던 이야기로 이어간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무래도 나의 글보다 노홍철씨의 목소리로 듣는 것이 의미전달에도 훨씬 좋을 것이라 믿는다. 본 내용 영상 10:30부터)
굳이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이 영상 클립을 10번은 넘게 본 듯하다.
그만큼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고, 신조로 자리매김한 영상이었다.
2018년, 청춘 아레나의 짧은 영상이 나에게 전해준 것은 바로 실행과 추진에 대한 부분.
일단 시작을 하자는 것.
좋아하는 일을 하면 돈을 적게 번다는 생각은 수동적인 생각이었다는 것.
그렇게 좋아하는 일을 내가 누구보다 좋아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다면,
돈은 따라올 것이라고 믿기 시작하였다.
노홍철씨는 거듭 강조하였다.
"정말 좋아해야해요. 적당히 좋아하면 안돼요."
정말 좋아하면 그 에너지는 느껴진다는 말대로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있는지를 잘 생각해보았다. 몇번은 생각해보았다. 그 에너지가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느껴지는 순간, 내가 굳이 먼저 나서서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나와 함께하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와 실력이 갖춰진 사람이 되고 싶고, 그 판단은 나의 자신감이 확고히 설 때 내리고 싶다.
2020년에 만다라트 계획법을 써보며 64개의 소목표를 세웠는데, 그 중 하나가 '노홍철씨를 직접보기'였다.
그리고 난 얼마전 노홍철씨가 직접 운영하는 '홍철책빵'에 다녀왔다.
아주 짧게 노홍철씨와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으며 몇 마디의 대화를 주고 받았는데,무슨 마음이었는지 내 꿈을 꼭 노홍철씨께 말하고 싶었다.
그래서 다짜고짜, "저 정말 팬이에요. 정말 노홍철씨처럼 하고싶은 거 하면서 살려구요. 저는 페스티벌을 만드는게 꿈이에요."라고 말했다.
아마 팬심이 담겨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노홍철씨는 진정성 가득한 눈으로 아이컨택을 하며 "아 정말요, 진짜 멋지네요. 잘할 수 있을거에요." 라고 담담히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가 남긴 싸인에는 '지치지마시고 늘 긍정적으로'라는 노홍철씨가 가장 확실하게 해줄 수 있는 조언과 '잘될수현'이라는 짧고 강력한 응원이 담겨 있었다.
그의 좋아가는거야 마인드를 가득 충전하고 오니, 2020의 목표 중 하나를 참 잘 설정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홍철님의 자택이자 빵집인 그 공간에는 이런 문구가 가득하다
브런치 하단에 늘 마무리하는 문구가 있다.
"문화/공연 콘텐츠 기획을 꿈꾸는 26세 대학생 에디터"
유튜브의 시작을 알리는 문구도 있다.
"페스티벌 크리에이터 수페또"
나는 정말 페스티벌을 좋아하는가. 나는 정말 이 문화를 사랑하는가. 확고하고 큰 꿈이 있는가.
2014년부터 지금까지 초대권 한 장 받지 않고 매년 평균적으로 8회정도의 공연과 페스티벌을 다녔다. 도합으로 치면 50회 좀 넘는 것 같다. 시간과 돈을 투자한 셈이다.
페스티벌을 더 적극적으로 대하고 싶어 글을 쓰기 시작했고 글을 더 잘 쓰고 싶어 다른 콘텐츠의 글까지 쓰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2019년에는 118편의 글을 썼다.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페스티벌이 나타나면 행복함에 기록을 남기고, 관객을 무시하는 페스티벌에는 함께 분개한다. '관객에게 사랑받는, 더 나아가 관객이 자랑스러워하는 페스티벌'을 만들고 싶다.
페스티벌과 관련한 나의 큰 꿈은 여러가지가 있다.
이전 글에서도 어렴풋이 언급한 기억이 있다.
노홍철씨는 스페인을 여행하던 중 감명을 받아 책방을 차리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철든책방'을 열었다. 몇년 뒤, 방송에서 책방과 그만의 살롱이 조명될 즈음, 빵집을 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고 '홍철책빵'이 새로이 탄생하였다.
최근 방영중인 JTBC 드라마 '이태원클라쓰'에는 박서준씨가 연기하는 박새로이가 원양어선 생활 후 7년뒤에 이태원에 술집을 차릴거라는 선언 후 아무렇지 않게 이를 이루는 모습이 나온다. 담담한 모습 속에 작은 술집을 크고 사랑받는 제일의 베뉴로 키우겠다는 확고하면서도 당당한 자신감이 모두를 매료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