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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욜수기 yollsugi Apr 25. 2020

글의 무게, 생각의 무게

욜수기의 짧은 호흡 #6

글이 갖는 날카로운 힘이 무섭다는 것을 그 어느때보다 요즘 들어 많이 느끼고 있다.

나 또한 브런치에는 물론, 한번씩 인스타그램에 긴 글들을 쓰며 내가 보고 느꼈던 일련의 것들에 대해 생각을 내뱉곤 한다.

글을 쓰면서 고민하는 점은 딱 하나인 것 같다.


지금 내 글이 오만한가, 오만하지 않은가.


작은 문장 하나, 단어 하나에서도 오만함이 드러날 수 있다.

다른 사람들보다 관심을 갖고 많은 생각, 고민을 해 본 주제라 한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누군가가 있을 것이고,

설령 나보다 시간을 적게 할애했을지라도 그들에게 내 글이 일종의 ‘으스댐’으로 전달되어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다.


생각을 표현해내는 글의 경우 더욱 그렇다.

하물며, 정보가 주가 되는 글에서도 조심하게 되는데, ‘가치판단’이 온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글에서 누군가에게 공격적인 느낌을 준다면,

글의 설득력이 있더라도 과연..?


살다보면 분명히 옳지 못한 것들이 있다.


하지만,

옳다고 하여 무조건 정답이 될수는 없고

옳지 못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내가 그 사람이 되어보지 않았으니 이해할 수는 없다. 어쨌든 나는..”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고, 나도 내 생각을 논하는 것뿐이다. 그래서 어쨌든 나는..”

그리고 이어나가는 일련의 논리정연한 비판.

그렇게 글은 사람은 공격한다.


옳고 그름의 문제만큼이나 공감과 친절, 이해가 더 필요한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더 잘 쓰고 싶고

옳은게 무엇인지 고민하며,

옳고 그름 사이에서 옳음을 판별할 수 있는 지혜를 얻고 싶지만

옳음만을 주장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설령 내 말과 글이 정제된 언어로 설득력을 갖췄다 한들, 그로 인해 공감이 결여된 사람이 되고싶지는 않다.


진심을 읽어주고, 진심을 내뱉을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잘못을 잡아내기보다, 필요한 말을 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더 많이 아는 사람보다, 더 많이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글도 마찬가지. 오만하지 않으려 몇 번을 더 읽어보았다.

‘맞는 말’보다 ‘진심이 닿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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