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소하고 아기자기하고 귀엽고 소중한 능력에 가격을 매겨봅니다.
마블의 슈퍼히어로들이 뭉쳐서 길이길이 남을 히어로무비가 탄생했고, 그 이후로 어느 곳에서나 능력자들이 뭉치면 그 사람들을 어벤져스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90년대, 2000년대의 '드림팀'이라는 수식어가 2010년 들어서는 '어벤져스'라는 수식어로 바뀐 느낌이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어벤져스 영화를 보면 한번씩 부럽다는 생각도 들곤 합니다.
비현실적이고, 영화에서나 가능한 초능력이지만, 그럼에도 지구를 살릴 정도의 능력이 있다는 것은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저만 그런 걸까요?

한편으로는, 너무 큼직큼직한 능력들에만 세상이 집중하고 있는게 아닌가 라는 반감에서 비롯된 생각도 있었습니다. 살다보면, 일상 속에서 정말 요긴하게 쓰이는 소소한 능력들이 많으니까요.
이번주 하우머치에서는 아주 사소한 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아주 사소하고 사소한 능력,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능력이라 어디가서 능력이라고 차마 말하지 못할 그런 능력.하지만 나에게 있어 소중하고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는 능력에 대해 말이죠.
사소하지만 소중한 그 능력들에게는 얼마의 가격을 매길 수 있는지, 그 가치가 어느정도 되는지!
하우머치 시즌2의 열여섯번째 에피소드, 시작합니다.
항상 자려고 마음먹고 머리만 대면 잘 수 있다. 평소처럼 혼자 침대에서 잘 때는 물론이고, 좁은 친구 자취방에서 부대끼며 잘 때, 흔들리는 대중교통 안에서, 생활리듬꼬여서 낮잠자다가 밤8시에 일어나도 11시에 다시 침대에 누웠을 때 등등 예민하면 잠을 잘 잤다. 예민한 사람들이 보기에 나는 5분 만에 기절하는 것 처럼 보인다고 한다. 덕분에 시차가 바뀌고 숙소가 바뀌어도 어디에서든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잠이 보약이다!
나에게 큰 가치를 매겨본다. 사소하고 아기자기하고 귀엽고 소중한 능력은 아니지만, 아니 소중한 능력이 있다. 1억 준다면 바꿀 의향은 있다. 다름 아닌 나의 눈 to the 치!
어느 순간부터, 아마 사회 생활 하면서 부터 정확히 느낀 듯 하다. 사람들이 말을 할 때 다음 말이 예상된다거나, 같이 있을 때 무엇이 필요한 지 알아채고 챙겨준다거나, 카톡 상에서도 상대방이 어떤 대답을 할 지 예측이 가능해서 가끔 자문자답을 하기도 한다. 가끔은 힘들지만 실생활에서 굉장히 유용한 능력이라 소중하다.
사소하고 귀여운 능력은... 이것저것 손재주가 있어서 종종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 아기자기한 능력은... 화각이 넓어서 옆에 누가 지나가는지 다 알고 피한다는 것... 갑자기 자기자랑 타임이 되어버렸다. 나의 장점을 되짚어보게 해주는 이런 주제 좋네요 에디터님 ��������������������(어떻게 끝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별거 아닌 가벼운 주제인 것 같았는데 참 많이 생각하게 했다. 그리고는 나에겐 이런 귀여운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ㅎㅎㅎㅎ 나에게 일어나는 행운은 대부분, 어느정도 나는 잘 된다라는 단단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꾸준한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 라고 쓰다가 문득 하나의 능력이 생각났는데, 술을 진탕 마시고도 집에 잘 들어와 신발, 옷, 가방 정리, 주변 정리까지 다하고 말끔히 씻고 잘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건 다음날 기억이 안나는 무의식 중 행동이라 내 노력 밖의 일인 것 같기도 해서 꽤 자신있게 요긴하게 쓰이는 능력이라 말할 수 있다. 다음날 마음만은 개운할테니까 그 가치는 술자리 값 정도로 해야겠다.
정지훈이 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나일까.. 나는 여행지에서 비를 잘 맞지 않는 타입이다.
태풍이 오다가도 내가 도착하기만 하면 경로를 바꾸거나 소멸해버리는, 그런 인간 가뭄같은 사람인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행지마다 비를 부르는 속성의 여자친구와 함께 다니다보니, 능력이 조금 너프된 감이 없지 않다. 현재의 나는 확률형 아이템이 되어버려, 10번 중에 2번 정도는 비를 맞는다.
따라서 그 가치도 나의 하루 여행 경비 80% 선인 8만 원으로 책정한다.
대충 이쯤에 이 카페가 있었던 것 같은데, 하면 근처에 카페가 있다.
이상하게 지도를 잘 보는 편은 아닌데, 한 번 가 본 길은 잘 까먹지 않는다. 길을 잘 찾는 능력보다는, 길을 잘 기억하는 능력에 가깝다. 쉽게 예를 들자면, 복잡한 신촌 골목을 잘 구분하는 능력이 있달까? 물론 신촌에 자주 가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상권이 자주 바뀌는 크고 작은 가게들이 어디에 위치해 있었는지 대충 감으로 찾아가는 편이다. 신촌 말고도, 한 번 가봤던 곳은 잘 까먹지 않는다. 연희동, 연남동, 가로수길도 그렇고. 그러고보니, 내가 주로 좋아하는 장소들은 골목들이 많은 곳이고, 그래서인지 비슷해 보이는 골목의 특징들을 잘 구분하는 것 같다. 해외여행을 다닐 때에도, 처음에만 길을 잘 찾으면, 돌아올 땐 지도에 크게 의지하지 않아도된다.
물론, 크게 크게 포인트를 체크하긴 하지만!
아마도 능력의 원천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구경하기 좋아하는 특성 때문인 것 같다. 주로 음식점을 둘러보기는 하지만, 나는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주변을 관찰하면서(?) 돌아다니기 때문에 공간에 대한 기억이 비교적 선명하게 남는 듯하다. 지도를 펼쳐서 탁 짚으라고 하면 못 짚을텐데, 걷다 보면 찾아내는 내가 종종 신기하게 느껴진다.
내 안에 있는 나침반은 실용성 때문에 고맙기도 하지만, 때때로 추억 속의 길들을 더듬어보는 데 활용되어서 고맙기도 하다. 이 능력으로 어릴 적 내가 살았던 공간과 그 곳으로 향하는 길을 구체적으로 그려보기도 한다. 교환학생 때 머물던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을 머릿속에서 더듬어보기도 하고. 실용성을 넘어서 감성까지 가진 요 능력은 한 번 쓸 때마다, 일회용 필름 카메라 정도의 가치를 가지는 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걸었던, 혹은 나만의 추억이 깃든 길을 기억하는 능력은, 잊고 싶지 않은 소중한 27번의 순간을 골라 찰칵하고, 시간을 기다리면 선명하게 인화되는 필름카메라 같은 능력이다.
정말 사소한 능력이지만 내게는 큰 의미가 있다. 본래 소위 필기병이 있는 문구 덕후인지라 다이어리 따위를 쓸 때에도 마음에 안 들면 그 페이지를 찢지 않고는 못 배긴다. 수정펜도 쓰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감촉이 좋은 종이 위에 내가 고른 펜을 들어 마음에 쏙 드는 글씨들을 채워 넣는 게 얼마나 나에겐 크나큰 낙이다. 그러다 보니 검정 볼펜만 하더라도 잉크 종류에 따라 그리고 굵기에 따라 다양하게 소지하고 있으며 중학생 때부터 내 책상엔 늘 가지각색의 펜들이 놓여 있곤 했다.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 여길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딱 알맞게 고른 펜으로 채운 다이어리 혹은 일기장은 연말에 소중한 선물이 되어 내 곁에 남는다.
시간을 잘 맞춥니다.. 이게 능력인지는 모르겠지만 몇분이 지났는지 지금 시간이 얼마정도 되었는지 가끔 소름돋게 맞출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친구나 여자친구와 시간 맞추기 내기를 합니다.. 쓰레긴가요.. 여튼 가끔 외출 준비를 할때도 시간을 딱히 보지 않더라도 일어났을때 시간을 보고 나면 그 뒤로 잘 보지 않습니다. 작지만 귀여운 능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