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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욜수기 yollsugi Nov 17. 2018

Breezeway 뮤직위크는 내년에도 이어져야 한다

2018년 성수동 Breezeway Music Weeks의 성공요인 분석

매년 크고 작은 공연, 페스티벌들이 국내에 출시된다. 일부는 어마어마한 기대에 부응하며 성황리에 종료되고 시즌 2를 자연스럽게 바라보게 되기도 하는 반면, 일부는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 결과를 내며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리고 일부는 대중들이 반신반의하며 기대를 별로 안 가진 상태에서 시작을 했다가 뜻밖의 고퀄리티에 큰 호응을 받으며 초대박을 치기도 한다. 


*여기서 말하는 대박과 쪽박의 기준은 단연 수익성과도 결부되어 있겠지만, 대중의 입장에서 쓰는 글이므로 관객들의 전반적인 만족도, 효용으로 생각하는 것이 조금 더 알맞을 듯 싶다.


아무튼 지금 다루고자 하는 공연은 미미한 기대에서 시작해 굉장한 호응과 만족도로 성황리에 마무리한 공연이 되겠다. 2018년 성수동 S-Factory 일대에서 약 3~4달간 (정확히는 2018.6.16~2018.9.16) 매주 열린 Breezeway Music Weeks가 그 주인공이다. 

*이후부터는 브리즈웨이로 명칭을 통일하겠다. 

브리즈웨이는 감히 얘기하건데 우리나라 공연 씬의 새 지표를 확실히 열었다고 할 수 있다. 공연이라는 범주로만 얘기하기에는 브리즈웨이는 좀 아쉬운 면이 있다. 일종의 문화 프로젝트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듯 싶기도 하다. 이제까지 전무후무했던 프로젝트. 이 정도로 대중성과 음악성, 그리고 자신만의 색깔을 잡은 장기 공연 프로젝트가 현대카드 언더그라운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외에 있었나 싶다. 섭외부터 운영까지 찬사를 아낄 수 없는 브리즈웨이의 성공요인 하나하나를 뜯어보려 한다.


가장 먼저 브리즈웨이의 공연 컨셉 및 운영이다. 일부 SNS 페이지들에서는 단순히 "여름에 갈 페스티벌 TOP5" 등에 브리즈웨이 뮤직위크를 포함시켜 홍보하기도 했으나 사실 페스티벌이라고 하기에는 브리즈웨이

출처: Breezeway Music Weeks 페이스북 페이지

만의 특성을 무시할 수가 없다. 무려 3~4개월간 매주 꾸준히 열었다는 것, 즉 애초에 장기적인 기획이었던 셈이다. 물론 아티스트들과 조율하는 과정에서 일부 유동적으로 조정되는 경우도 있었고 중간에 새로 편성된 공연들도 있었겠지만, 브리즈웨이가 시작하기 전부터 큰 뼈대의 라인업은 이미 구축하고 있었을 것이라 쉽게 예상해 볼 수 있다. 특히 Sigala, Jonas Blue 등은 이미 네임벨류 상으로 미들라인 이상에 올라와 있는 DJ들이라 아시아 투어 일정에 맞추어 내한을 하는 경우들이 많고, 타 업체들과 섭외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섭외에 오래전부터 공을 들였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공연 산업이 각광받고 성장하기 시작한 건 몇 년되지 않았을 뿐더러 락페스티벌 외에 다양한 장르의 (특히 일렉트로닉) 페스티벌 및 내한 공연이 정착한지도 몇 년 되지 않았다. 그래도 페스티벌은 다수의 인기 있는 아티스트들을 한꺼번에 하루에 불러온다는 메리트로 인해 빠른 속도로 인기 측면에서 성장하였지만, 성수동 브리즈웨이의 기획은 이 일반적인 페스티벌의 컨셉과는 또 다른 것이었다. "기존에 섭외된 아티스트들과 추가 편성하는 아티스트들의 일정 배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의 라인업에 대한 고민도 있었겠지만 "과연 3~4개월의 기간동안 어떻게 지속적인 관객을 유치할 수 있을까" 가 아마 브리즈웨이 기획/제작진들의 메인 고민거리 중 하나였을 것이다. 


브리즈웨이는 이 문제의 돌파구를 운영 자체에서 풀어간 것 같다. 기존의 잠실 종합운동장, 고척돔, 또는 난지 한강공원이라는 페스티벌 스팟들과 홍대, 이태원의 다수 클럽베뉴들을 선택하는 대신 성수동이라는 20~30대 핫 플레이스를 선택하였다. 단순히 공연을 위한 스팟을 고르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간 셈이다. 많은 20~30대들이 카페, 펍, 베이커리 등을 이용하고 인스타 감성을 충족시키러 가는 가장 핫한 ○○동 중의 하나가 바로 성수동이다. 그런 성수동 중에서도 전시회 등이 다수 열리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은 S-Factory 일대를 공연장으로 선정한 것은 분명 타겟 관객들에게 '공연을 보러 오라!'라는 메시지만을 던지는 것이 아닌, '학업과 직장 업무에 지쳐 주말에 여유를 찾을 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우리가 준비해둔 이 공간으로 오라!' 하고 조금 더 큰 차원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 아닐까 싶다. 다수의 브리즈웨이 뮤직위크를 경험한 필자의 주관적인 입장에서도 이 장소 선정은 탁월했다고 여겨진다. 접근성과 공연브랜드 메이킹 측면 모두에서 말이다. 여담이지만 내 페스티벌 메이트 @rafa_kyudong과 Neiked, Shift K3Y 공연을 보러 갔을 때만 해도 뚝섬역 근처에서 닭한마리를 저녁으로 뚝딱하고 따릉이를 타고 성수동으로 이동한 다음 근처의 루프탑 카페를 이용하고 저녁에 선선한 날씨와 함께 Neiked와 Shift K3Y의 공연을 보러 가니 그것만큼 좋은 휴일이 있을 수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더 나아가 S-Factory 공연장을 관객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비춰지기 위해 인스타 감성을 한껏 투하했다는 점도 성공 요인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공연장 일대를 묘사하는 것이 이에 대한 좋은 설명이 될 것 같다. S-Factory 근처에 도착하면 '세련된 성수동 건물' 그 자체인 공연장이 바로 눈에 띈다. 그 안으로 들어가면 식당과 카페가 들어서 있고 한 켠에는 대형 블라인드가 있다. 엥? 웬 블라인드지? 하고 그 블라인드 쪽으로 다가서면 그것이 곧 공연장 입구라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 브리즈웨이를 해쉬태그로 검색만 해봐도 수백명의 관객들이 이미 같은 컨세의 입장 움짤을 찍어 올린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정도면 이 인테리어도 성공적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공연장 내부는 인조잔디 바닥에, 뒤에는 에어소파들이 놓여 있고, 한가운데에는 드링크 부스가 있다. 작은 공간 안에 '공연을 듣고 보며 마시는' 시스템이 완벽히 구축되어 있다. 시간이 애매해 일찍 입장한 관객들에게는 맥주나 앱솔루트 밤 등의 드링크와 함께 세상 여유로운 휴일을 공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운영 이야기를 할 때 가격 이야기를 빼 놓을 수가 없다. 합리적인 가격 그 자체이다. 보통 한 회당 30000원~60000원대의 가격에 고오급 아티스트들의 내한 공연 + 우리나라 탑 DJ 레이블들의 공연을 하루종일 즐길 수 있다. (보통 4시쯤 시작해서 10시 혹은 11시에 끝나는 것이 일반적인 타임 테이블이었다. 메인 헤드라이너는 9시, 10시 타임에 등장.) 국내 메인 페스티벌들이 주로 열리는 5~6월과 9월 시기 정도를 제외하면 하염없이 페스티벌을 기다리는 시기라고 볼 수 있는데 이 기간에 부담 없는 가격에 꾸준히 하이-텐션을 유지할 수 있는 공연을 매주 관람할 수 있다면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로서는 그만큼 좋을 수가 없다. 브리즈웨이 주최 측의 입장에 의하면 아티스트 개런티에 따라서 가격대는 상이하게 이루어지지만, 전반적으로 다른 공연들에 비해 확연히 저가에 양질의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대망의 라인업에 대한 설명을 하려고 했는데, 설명보다 이 방식이 확실할 것 같아 이제까지의 2018 브리즈웨이 라인업 포스터를 모두 가져왔다. 2019년에도 색깔 있고 실력 있는 아티스트들이 브리즈웨이를 통해 자주 내한하여 한국 공연 씬을 한 단계 더 높여주고 빛내주었으면 한다.








공연기획자를 꿈꿉니다.

일상 속에 툭툭 튀어나온 생각들에서

관심을 갖고 접하는 서적과 매체들에서 

그간 다녔던 수많은 공연들의 기억에서

앞으로 다니게 될 수많은 공연들에 대한 기대에서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고민과 아이디어들이 모여 더 크고 구체적이고 생산적인 기획안의 발판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페스티벌이 각광받는 요인? 페스티벌의 방향성은?

관객을 유치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부수적 운영에 대한 아이디어?

그래서 내가 기획해본다면? 


페스티벌과 공연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보고 싶습니다.

instagram @yoll_s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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