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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욜수기 yollsugi Jul 30. 2020

NBA가 선보인 아주 특별한 앵글

NBA 시즌 재개, 포스트 코로나 맞춤형 중계 시스템 도입!

NBA 시즌 재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당장에 내일 새벽이면,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했던 3월 이후로 뚝 끊겨버린 2019-2020 NBA 시즌이 다시 시작하게 된다. 물론 남은 경기를 모두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맞게, 일정을 단축조정하여 진행된다.

진행 방식도 이전과는 다른 예외적인 양상을 띄는데, 간략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정규 시즌 경기는 팀당 8경기씩만 치룬다. 그 이후 바로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이에 따라 남은 8경기 기준, 플레이오프권인 컨퍼런스별 8위 이내 랭크의 가능성이 있는 팀들만 재개된 NBA 시즌에 참여한다. 그렇게 총 30개 팀 중 동부는 9팀, 서부는 13팀, 이렇게 총 22팀만 참여하게 되었다.

모든 팀은 올랜도에 모여 훈련부터 남은 모든 NBA 일정을 소화한다. 이미 선수들은 한달 전 정도부터 올랜도에 모여 팀별 훈련과 연습경기 Scrimmage를 진행 중이다. 이 곳은 현지에서는 'Orlando Bubble'이라고 부른다. 버블 밖으로 벗어나 개인적인 일정을 소화한 선수나 관계자는 격리 기간을 거쳐 다시 합류할 수 있다.

그렇게 뉴올리언스의 Zion Williamson은 격리 조치로 Scrimmage에 참여를 하지 않았으며, LA 클리퍼스의 Lou Williams는 장례식에 다녀오던 중 스트립 클럽에 방문하며 경솔한 행동으로 많은 팬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재개되는 NBA에 대한 간략한 설명은 이 정도로 하고, 메인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시간이다.


NBA 시즌 재개를 맞이해 시즌 성적을 예측한다거나 하는 등의 농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번 연습경기 기간 동안 필자의 눈길을 굉장히 끌었던 것이 있었으니, 바로 NBA 방송 중계 기술의 변화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제까지와는 다른 촬영 구도의 중계를 선보였다.


NBA 측은 300 명이 넘는 팬들과 랜선으로 연결하여 경기장 내의 스크린으로 실시간 소통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30개 이상의 카메라가 경기장 내에 설치되어 코로나로 인해 직관이 무산된 팬들을 위해 보다 실감나는 중계 화면을 제공할 예정이다. NBA 측에서 자신있게  "never-before-seen camera angles"라고 언급하며, 이제껏 보지 못한 중계를 제공할 것을 밝혔다. 연습경기를 시청한 팬들 중 아직 생소한 앵글에 적응을 못한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팬들은 마치 비디오게임 'NBA 2K' 시리즈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며, 더 다양해진 카메라 앵글에 전반적으로 굉장한 만족도를 표하는 분위기이다.

필자도 실제로 이번 연습 경기들을 시청하던 중, 완전히 새로운 카메라 앵글을 접할 수 있었다. 코트사이드에 수평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로보캠을 설치한 것인데, 마치 코트 바로 옆 벤치 쪽에서 직관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였다. 영상으로 보면 더욱 신기하다. 정말 이제껏 못 보던 촬영 구도임이 확실하다.

단순히 이 앵글로만 중계가 모두 이루어진다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정신없고 눈이 아플 수 있다. 하지만, 이 앵글은 30여개의 카메라 앵글 중 하나일 뿐이다. 이전에 보아왔던 전형적인 브로드캐스트 앵글부터, 스카이캠, 릴캠, 수직 캠 등 굉장히 다양한 카메라 앵글을 시도한다. 연습경기 일정은 선수들에게 리그 시작 전 합을 맞추는 기간이기도 하지만, NBA 시즌 재개를 성공적으로 맞이하기 위한 주최측의 준비 기간이기도 한 셈이다.

루카 돈치치가 공을 살리려다가 로보캠과 충돌할 뻔한 이 장면은 분명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충분히 위험했던 장면이었다.


한편으로는 국내 농구가 생각나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KBL에서도 농구 인기의 상승을 위해 NBA의 케이스를 롤모델 삼아, 중계상의 혁신을 꾀할 필요도 있는데, 아무래도 아직은 수지타산이 안 맞을거라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모양이다.

NBA 중계 화면(좌)과 KBL 중계화면(우)

기본 중계만 놓고 보면 크게 다르지 않다. 분명 KBL 중계 기술 또한 이전보다는 많이 깔끔하고 세련되어졌다. 그러나 NBA처럼 보다 다양화된 앵글로 시청자 팬들에게 다채로운 화면과 역동성을 전달하려는 노력은 아직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다시 NBA 이야기로 돌아가, 필자는 이러한 시도 자체에 박수를 보낸다. 상당히 고무적이다. 특히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직관이 아예 끊겨버린 상황에서, 이런 극단적인 앵글까지 시도하는 것은, 분명 팬들을 생각하는 '고객중심적' 마인드라고 볼 수 있다. 

NBA가 생각하는 중계의 본질은 '역동성의 전달'에 있다. 가장 다이나믹한 스포츠가 NBA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로는 흡사 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 역동성을 최대한 전달하기 위해 스카이캠과 드론캠들을 활용하며 지난 해부터 NBA는 많은 시도를 해왔다. 생중계에서 순간적으로 화면을 360도 캡쳐하여 멋진 앨리웁 덩크가 나오면 이를 360도로 돌려 보여주는 기술도 선보인 적이 있다. 3점슛을 쏠 때면, 3점 라인에 중계 화면 상으로 불이 들어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한 적도 있다. 


지난 해 썸머리그, 다시 말해 이번 2019-2020 시즌을 앞두고 특히나 많은 실험을 해왔던 듯 보인다. 실제로 관련 문서를 찾아보면, 현재까지 선보인 기술들 이외에도 여러 안들이 나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중계화면 중 팝업처럼 데이터 통계 자료를 송출하는 것부터, 전체 경기를 오로지 스마트폰 카메라로 중계하는 시도도 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내부 관계자, 이를테면 코칭 스텝이나 해설진과 함께 그룹 텍스트캐스트를 운영하거나, 코치의 시선에서 경기를 볼 수 있는 'Coach's View'도 안에 올라와 있다. 각 팀의 전력분석원이 경기 중에 실시간으로 예측을 논쟁적으로 벌여보는 프로그램도 나와 있다. 모두 중심은 '팬'에 있다. 단순히 NBA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 그리고 빠른 전개를 특성으로 가진 농구 자체에서만 재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발전되어 가는 기술에 발맞춰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경기장 안에서 함께하지 못하는 팬들이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지극정성이 아닐 수 없다.


내일이면 정규시즌이 다시 막을 연다. 현재까지 공개된 NBA 측의 중계 업데이트 중 가장 기대되는 점이라 하면 원격 응원이 'Virtual Cheering'의 형태로 중계에 활용될 것이라고 한 점이다. 팬들은 NBA 공식 앱과 사이트, 그리고 트위터의 팀 해시태그를 통해 실시간으로 응원을 하고, 이것이 경기장 내부 스크린 보드에 각종 그래픽, 애니메이션이 더해져 경기를 채울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로써는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지 쉽게 예상이 가지 않아 더욱 기대가 된다. 


스포츠 시장은 굉장히 보수적인 시장이다. 몇 년전부터 그래도 야구의 세이버메트릭스나 농구의 2차 데이터 가공 등 데이터 분석 차원에서는 발빠르게 기술을 도입하며 발전해왔지만, 유독 팬들과의 접점에 놓인 영역에서는 쉽게 변화를 꾀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NBA는 정말 혁신적이다. SNS 마케팅, VR과 AR 기술, 그리고 발전된 촬영 기법들을 가감없이 활용한다. 어쩌면 그 결과로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인기스포츠가 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오늘 검사 결과, 현재 올랜도 버블 내에 있는 선수 및 모든 관계자들이 코로나 음성으로 나왔다고 한다. 시즌이 종료될 때 까지, 코로나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전세계 모든 팬들에게 역동적인 재미를 선사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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