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욜수기 yollsugi Apr 13. 2019

블랙핑크가 코첼라에

[코첼라 이야기 1] 꿈의 무대에 오른 K-POP, 그리고 블랙핑크

한국 시간으로 4월 13일, 오후 12시 30분부터 1시 35분.

보면서도 믿을 수 없는 무대를 보았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축제, 아티스트들에겐 꿈의 무대인 코첼라에서

메인 헤드라이너 시간의 시작을 알리는 PM 8:00 시간에 서브메인 스테이지인 Sahara Stage 에

K-POP을 대표하는 블랙핑크가 무대에 오른 것이다.


페스티벌 포스터에서는 폰트 크기가 입지와 유명세를 대변한다. 그리고 블랙핑크는 큼지막히 적혔다.

처음 포스터가 나왔을 때 블랙핑크가 써져 있는 것을 보고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아니 블랙핑크가 왜 저기에??", "아니 왜 블랙핑크가 저 크기로 써져있지?"

국내에서는 당연히 탑 아이돌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블랙핑크이지만,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코첼라였기 때문에.


최근에 여러가지 경우들을 목격하고

(이는 자세하게 추후에 다뤄보고 싶다. K-POP 산업에 대한 공부를 좀 더 한 뒤에..!)

K-POP의 국제적 입지가 빠른 속도로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면서도, 나 또한 블랙핑크를 상당히 좋아하고 블핑의 음악을 많이 들으면서도, 과연 블랙핑크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라이브 무대 중 하나인 코첼라에서 그에 걸맞는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나, 오늘 나는 그렇게 생각했던 나 자신이 너무 우스워 보였을 정도로 블랙핑크에 매료되었다.

(오죽하면 공연이 끝난 후 한시간 동안 급하게 원고를 써서 브런치를 쓰러 달려왔을까. 오죽하면 기존에 쓰고 있던 다른 글들을 다 제쳐두고 이 글부터 잡기 시작했을까.)


12시 30분, 이전의 ANDERSON PAAK도 굉장히 좋아하는 아티스트라 라이브를 챙겨본 후에 블핑의 무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일디시 감비노, 자넬 모네, 1975와 이름을 함께하는 블랙핑크이다.

가장 큰 메인 무대인 COACHELLA STAGE는 아니지만 7개의 스테이지들 중 서브메인 스테이지인 SAHARA STAGE에서 블랙핑크의 무대가 시작이 되었다.


BLACKPINK IN YOUR AREA!

열심히 캡쳐를 해보았지만 속도를 따라갈 수 없었다. 넓은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무대는 뚜두뚜두(DDU-DU-DDU-DU)로 시작이 되었다.


[직접 기록한 TRACK LIST] (일부 순서에서 틀린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뚜두뚜두
- FOREVER YOUNG
- STAY
- 휘파람
- KISS AND MAKE UP (DUA LIPA & BLACKPINK)
- SOLO (Solo. by 제니)
- KILL THIS LOVE
- DON'T KNOW WHAT TO DO
- KICK IT
- SEE U LATER
- 불장난
- 붐바야
- 마지막처럼

무대를 보면서 감각을 사로잡은 점들이 많이 있었다. 

가장 우선적으로 밴드 사운드. 기존에 K-POP을 방송 국내방송매체들을 통해 접할 때면 AR에 립싱크를 하는 경우를 많이 접한다. MR에 라이브를 하는 경우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MR의 영향인지 아티스트들의 실력과 힘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어떻게 보면 핸디캡이라고 생각해왔다. 실력있는 아티스트임을 알아도 그로 인해 실력이 묻히기 쉽다는 점, 그리고 대중들에게 잡힌 K-POP의 과소평가된 인식. 이를 첫번째로 깬 것이 2016 스펙트럼과 2017 지산락페에서 본 지코의 무대였고 (공연 전체를 밴드 사운드로 함께 했다), 두번째가 BTS의 AMA STAGE 무대였다. (보면서 라이브 퍼포먼스에 압도되었다).


그리고 이번 블랙핑크. 블랙핑크는 아주 강한 밴드 사운드와 함께 전체 공연을 진행하였다. 이에 검증된 퍼포먼스와 함께 출중한 라이브 실력이 합쳐지니 4명이 무대를 꽉 채우게 되었다. 특히 이번 무대를 보면서 제니와 로제의 보컬과 무대 장악력에 압도되었다.


두번째로는 무대를 구성하는 블랙핑크 측과 코첼라 측의 디테일적인 시너지.

캡처한 사진에서도 보이지만, 이 무대에서 블랙핑크의 마이크를 보면 마이크가 블랙-핑크 색이다. 물론 기존 국내방송이나 국내 공연에서도 이 마이크를 사용하지만, 코첼라 같이 블랙핑크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무대에서 이런 마이크까지 신경을 썼다는 것은 디테일 측면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는 반증이 아닐가 싶다.



또한 추측성이 강하긴 하나, 이전의 앤더슨 팍과 다른 카메라 무빙이 눈에 띄였다. 코첼라는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뷰로 촬영을 하여 라이브 스트리밍을 제공한다. 스트리머들에게도 고퀄리티의 무대를 제공하겠다는 의도이다. 보통 풀샷과 밴드세션 혹은 댄서들, 그리고 메인 아티스트를 균형있게 보여주는데 블랙핑크인 경우 촬영 트랜지션이 더욱 빠른 속도로, 다양한 각도에서 이루어진 느낌이었다. 나는 이것이 코첼라 주최측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보았는데, 만약 K-POP의 특징, 성향을 인식하고 멤버 한명 한명을 비췄다가 팀 전체를 비췄다가 무대를 비췄다가를 반복하였던 것이라면 K-POP을 대표하는 무대를 보여주기에 아주 센스 있는 기획이자 설정이 아니었나 싶다.



힙합/R&B 씬에서 떠오르는 스타 ANDERSON PAAK의 무대를 앞에 두고,
스트리밍 기준에서 뒤에 남은 팀이
THE 1975, JANELLE MONAE, 그리고 CHILDISH GAMBINO 뿐.

서브메인스테이지, 그리고 페스티벌을 즐기기 가장 좋은 시간인 저녁 시간.
LA와 애리조나의 사이 어딘가, 현대 팝문화의 중심이 곳에서
모든 곡이 한국어로 나오고,
주어진 모든 시간을 블랙핑크만의 곡들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는 것.



정말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1시간 5분여를 푹 빠져서, 완전히 몰입하여 마치 코첼라 안에 나도 함께 그 공기를 향유하고 있는 것처럼 즐겼다. 블랙핑크의 멋진 무대에 소름이 돋아가며 말이다. 자랑스럽다.


속된 말로 '국뽕'을 가득 머금고 다시한번 외친다.

BLACK PINK IN YOUR AREA!




문화/공연 기획을 꿈꾸는 25세 대학생.

일상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직접 경험한 후 소비자, 관객의 입장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푹 빠져서 즐겼던 기억에서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BRUNCH @jjason68

INSTAGRAM @YOLLSUGI

YOUTUBE @YOLL_SUGI or [수페또]

매거진의 이전글 아비치가 돌아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