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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욜수기 yollsugi Sep 09. 2019

새내기 자이언 이야기

NBA 시즌 개막 D-50 '느바 맛보기' DAY7

자이언 윌리엄슨 Zion Williamson


키 201cm

체중 128kg

윙스팬 208cm

듀크 대학 출신의 포워드.

2019 올해의 대학 선수상 수상

2019 NBA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뉴올리언스에 입단


시끌벅적한 신인이 또 들어왔다.

또 다시 넥스트 르브론을 외치며.

사실 넥스트 르브론이라는 수식어는 이제 지겨워진지 오래이다. 14년의 앤드류위긴스도 넥스트 르브론이었고, 17년의 벤 시몬스도 넥스트 르브론이었다.

대개 힘과 속도를 모두 겸비해 드라이브인으로 Pre-NBA 시기를 씹어먹는 이들에게 붙는 수식어가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자이언 윌리엄슨이 유독 더 시끌벅적하게 등장하는 느낌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퍼포먼스가 이제까지의 넥스트 르브론들과는 확연히 한 단계 다른 '르브론'의 색채를 띄고 있었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피지컬과 속도를 겸비한 상태로 매 경기 화려한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르브론 계통'의 강력한 인게임 덩크. 거기에 시야와 패싱 센스가 가미된 올어라운더적인 능력은 덤.

자이언 윌리엄슨이 벌써부터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이유이다.

자이언의 운동능력은 이 영상 하나로 설명된다


어떻게 생각하면 내가 괜히 더 회의적이고 비판적으로 자이언을 바라보는 것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기존의 '포스트 르브론'들 때문에, 쉽사리 그에게 많은 기대를 걸기보다는 그의 한계점에 더 주목하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짧은 윙스팬과 내구성, 그리고 미흡한 슛.

자이언이 이제까지 상대하던 고교, 대학 시절의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농구괴물들이 NBA에 즐비하다. 그의 매치업 상대들은 이미 그가 어마어마한 주목을 받으며 데뷔하는 탓에, 이 어린 새내기의 기를 눌러줄 생각으로 벌써부터 많은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섬머리그 뉴욕닉스와의 경기에서 작년신인 케빈녹스의 공을 야수처럼 뺏어 득점시키는 장면은 그의 파워가 NBA에서 먹힐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심어주었다. 케빈 녹스가 데뷔 시즌에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였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그의 매치업 상대로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피지컬과 농구 실력으로 그를 기다리는 슈퍼스타들이 많다. 케빈녹스는 안타깝지만 레벨1 맛보기일 뿐이고, 섬머리그는 결코 본 시즌을 대변할 수 없다. 아예 다른 리그이다.

현재 NBA의 깡패들

사람 손바닥으로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카와이 레너드의 질식수비. 힘 대 힘으로 붙었을 때 모든 NBA 선수들을 압도적으로 찍어누르는 안테토쿰보와 르브론의 드라이브인 능력과 1대1 능력.

과연 자이언이 이 괴수들을 상대로도 그 퍼포먼스를 선보일지는 미지수이다.


공격루트가 비슷한 안테토쿰보와 비교했을 때 자이언의 키와 윙스팬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의 공격스킬은 농익지 않았고, 슛은 부족하다. 쿵쾅쿵쾅거리며 골밑으로 '닥돌'하여 우겨넣는 공격도 르브론, 카와이, 안테토쿰보 등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다.


그래서일까 NBA스카우팅 리포트에서는 자이언 윌리엄슨의 컴패리즌을 블레이크 그리핀으로 꼽았다. 그리핀의 데뷔시즌은 자이언이 정말 좋은 레퍼런스로 생각해야만 한다. 압도적인 운동능력에서 나오는 호쾌한 덩크들, 매경기 본 적 없는 덩크를 상대팀 머리 위로 꽂아버리는 그의 시원함에 많은 사람들이 클리퍼스와 그리핀의 팬이 되었었다. 하지만 그런 그리핀은 늘 상대편의 거칠고 도를 넘은 수비들을 감당해야 했고, 하이라이트 필름에 나올법한 강한 플레이들을 반복하다 보니 몸이 버텨주지를 못했다. 그렇게 그리핀은 유리몸 시즌을 여러 차례 겪다가 몇 년 후 플레이스타일을 아예 바꾸었고 지금은 스트레치형 포워드(장거리 슛을 주 옵션으로 가져가는 포워드)로 활약 중이다.

그리핀의 데뷔 초반 모습을 보면 자이언이 오버랩된다.

그리핀은 부상으로 데뷔시즌 전체를 날린 뒤 재수생 신분으로 NBA에 데뷔했다. 자이언 윌리엄슨은 대학 경기 막바지에 신발이 그의 움직임에서 나오는 압력을 못 견디면서  터지는 바람에 무릎 부상을 입게 되었고, 섬머리그도 경미한 무릎 부상으로 일찍이 마무리하였다. 몸관리를 받는다고 하여도 이제까지 피지컬과 운동능력으로 승부를 보았던 그가 공격 옵션의 다양화와 성장 없이 과연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퍼포먼스를 오래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00년생이다. 창창한 나이이다.

한계점들만을 읊었지만 나 또한 자이언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지금은 유망주이지만 훗날 저 슈퍼스타들의 대열에 함께 있을 수 있도록, 자이언이 부디 본인의 커리어를 멀리 보고 성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이다.

그의 호쾌한 덩크를 자주는 아니더라도 오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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