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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욜수기 yollsugi Sep 21. 2019

현실보다 더 진짜같은 게임. NBA 2K 시리즈

NBA 시즌 개막 D-50 '느바 맛보기' DAY 18

어떤 선수가 더 뛰어난 선수인지,어떤 선수가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많다.


기초 스탯을 통해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등의 평균 기록을 비교하며 확인할 수도 있고.

2차스탯으로 불리는 (조만간 상세하게 다뤄볼 예정이다) 가공된 스탯들로 비교할수도 있다. 이를 테면 단순 필드골 성공률이 아닌, 자유투, 필드골, 3점 성공률이 가중평균된 True Shooting Percentage(TS%) 같은 스탯 말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또 다른 수치화된 방식으로 선수들의 가치와 역량을 확인할 수 있으니, 바로 콘솔게임 NBA 2K시리즈의 선수 개인 능력치이다.


마침 시즌을 앞두고 최근 한달여 정도 동안 NBA 2K 2020의 선수 개인 능력치가 NBA2K 공식 SNS계정들을 통해 하나씩 공개되고 있었다. 가장 능력치가 높은 선수들부터 유명한 선수들을 거쳐 한 명 한 명 공개가 되다보니 선수들의 리액션을 찾아보는 것도 은근한 재미였다.

고작 게임의 능력치일 뿐인데! 라고 말하면 오산이다

선수들은 생각보다 이 2k시리즈 내 능력치에 엄청난 신뢰를 갖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2k 시리즈는 1999년 처음 출시된 이래 계속 그래픽 및 게임 내 현실 반영도의 향상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면서 2000년대 후반부부터는 기존 농구게임 최강자였던 nba live 시리즈를 제치고 농구 게임 1위의 자리로 등극하였다. 나아가 여기서 발전을 더 하면서 2016년에는 미국 내 스포츠 게임 판매량 1위에 달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비단 판매량 때문은 아니다. NBA 2k 시리즈가 압도적인 인기를 끌게 된 데에는 현실성이 핵심이다. 그래픽과 게임플레이 두 가지 차원에서 말이다. 그래픽은 위의 선수별 능력치 사진만 보아도 얼마나 얼굴묘사가 잘 되어있는지를 알 수 있다.

실제로는 디테일이 더 대단하다. 비단 선수들의 얼굴 묘사 뿐 아니라 유니폼, 신발에 있어서도 실제 NBA와 같아지기 위해 2K 팀이 선보이는 디테일들은 실로 놀랍다. 얼마전 글로 소개한 시티 에디션 져지들도 2k시리즈에 모두 구비되어 있다.

게임플레이 화면은 더욱 현실과 비슷하다.

얼핏 보면 이게 정말 게임인지 실제 NBA영상인지 착각을 일으킬 정도이니 말이다.

(실제로 필자가 어렸을 적 2k10을 할때만 해도, 지나가던 아버지가 몰래 게임을 하고 있던 필자의 2k 화면을 보고 nba 경기를 보는 것으로 착각했던 적이 있었다. 거기서 10년이 더 흘렀으니 지금 그래픽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2k 시리즈 제작진들은 매년 어떻게 하면 선수들의 움직임을 사실적으로 매끄럽게 표현할지에 대해서 기술적인 연구를 엄청나게 가져간다고 한다. 게임이라고 2000년대처럼 선수의 머리가 링 안으로 갑자기 들어가 있다거나, 선수는 슛을 쐈는데 공은 팔꿈치쪽에 붙어있는다거나 하는 허술한 그래픽은 상상하지 마라! NBA 2K는 현재 왕성하게 실제 2K리그까지 진행되고 있을 정도인데, 전문적으로 2K를 플레이하는 선수들이 있는 만큼 그래픽은 가상세계 그 이상이 되어가고 있다.


그래픽과 함께 게임 플레이 속 디테일들에서도 NBA 2K는 점점 현실의 경지에 도달하고 있다. 다시 능력치 이야기로 돌아가 선수들이 이 2K 능력치가 공신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 2K 시리즈 제작진들은 단순히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현실을 녹아내려 하기 때문에 방대한 양의 스포츠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수들의 능력과 기록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능력치로 표현한다. 시즌 중에도 선수의 컨디션과 기록에 따라 시즌내내 선수별 능력치가 바뀐다.

작년 MVP 레이스 최종 후보 3인방의 시즌 평균 능력치이다. 결론적으로 야니스 안테토쿰보가 MVP를 땄는데, 이 시즌능력치의 우승자도 공교롭게 안테토쿰보이다. 과연 우연일까?아니면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해 나타난 놀라운 결과물일까.


선수들의 능력치 뿐 아니라 게임에서 경기를 플레이할 때에도 2K 시리즈의 현실 반영도는 이미 모든 신뢰를 얻었다.

르브론 제임스는 실제로 한 인터뷰에서 자신은 2K를 통해서 프리시즌 팀 트레이닝 시작 전 팀의 모든 조합들을 실험해보며 경기를 가상으로 운영해본다고 했다.

"2K 사랑해요"와 같은 인터뷰가 아니다. 르브론은 실제로 진지하게 선수들과의 호흡을 게임을 통해서 먼저 맞추어본다. 그만큼 2K 시리즈가 선수들의 플레이 스타일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반영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어떻게 그 정도로 현실 구현이 가능한지 궁금해서 많이 찾아봤었다. 기술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nba 2k 시리즈에서 선수 한 명의 동작을 구현해내기 위해 사용되는 모션 카메라 개수는 140대. 관절 부위마다 60개의 마커들을 붙여 레이저를 쏘아 선수의 움직임을 트랙킹하고 각 카메라가 초당 120프레임으로 이를 기록한다. 쉽게 말해 초면밀하게 모션 캡쳐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뜻.


2K 시리즈는 마치 사용자가 NBA로 가득찬 세상에 왔다는 착각을 심어주는데 목표를 둔다. 스페셜 모드들이나 기타 게임 내 옵션들에서 깨알같은 재미들이 곳곳에 숨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0여 년전부터 이미 NBA역사 속 레전드 팀들이 구현되었고, 요즘은 농구를 즐겨 하는 J.Cole, Quavo 등과 같은 힙합 스타들이나 Chris Brickley 같은 트레이너들까지 게임 내에 구현이 되어있다. 마이 플레이어라는 모드가 있는데 가상의 선수를 만들어 NBA 내에서 성장시키는 과정을 그려낸 스토리 모드 게임이다. 어느 정도로 디테일한가 하면, 애초에 시작이 NBA부터가 아니라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부터이다. 선수가 에이전트를 만나 기회를 얻는 과정, 중간중간 재미로 길거리 농구를 하고, 팀 입단 후에 인터뷰를 하는 것 하며 트레이너들과 훈련하는 과정까지 상세하게 구현이 되어 있다.

이 모드에서는 힙합아티스트 Quavo와 껄렁껄렁하게 1대1 한 판을 할 수 있다.


클래식 NBA팀을 선택해 마이클 조던의 1995-1996 시카고 왕조와 골든스테이트의 2017-2018 왕조 스쿼드를 대결시킬 수도 있고, 과거 선수들끼리도 대결시킬 수 있다. 이번 2K20에서는 WNBA MVP를 수상한 Ellena Della Donne로도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의 세계는 정말 대단한 것 같다.

현실에서 필자와 같이 NBA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콘솔게임 하나로 또 다른 가상 세계에서도 그 재미, 그 감동을 느껴볼 수 있다니, 기술의 발전이 새삼 놀랍다.


예전에는 관중석에 빈 노란 얼굴들만 가득했었는데, 이제는 관중석의 얼굴 하나 하나가 다 보이는 속에서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 필자도 돌이켜 생각해보면 2005년 즈음 nba 게임을 하면서 선수들의 이름과 익숙해지고 nba에 더 정을 붙이게 되었던 것 같다. 나만의 선수, 나만의 팀으로 운영도 해보고, 응원하는 팀의 구단주 혹은 감독이 되어 팀을  이끌어보며 nba에 더 재미를 붙일 수 있다면, 그 것으로 NBA 2K 시리즈의 최소한의 역할은 다 한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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