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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욜수기 yollsugi Sep 20. 2019

건물을 세우고 법을 만들어가는 인플루엔서, 르브론

NBA 시즌 개막 D-50 '느바 맛보기' DAY 17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양해를 구한다.

오늘은 NBA의 이야기라기보다 필자가 좋아하는 르브론 제임스에 대한 글이다.


혹여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르브론의 안티라면, 돌아선다고 막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한번 읽어봐줬으면 한다. 물론 이 글이 '르브론 만세!' 유형의 글의 마지막이라고는 장담하지 못하겠다
안티들도 꾸준하지만 내 팬심도 꾸준하다.

이미 앞선 글들에서 수차례 밝힌 바 있지만 필자가 르브론 제임스를 가장 좋아하는 것은 비단 그의 농구 실력 때문만이 아니다. 그가 최고의 NBA 스타, 더 나아가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서 책임감을 갖고 여러 방면으로 스포츠계에 공헌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학교를 짓는가 하면, 선수들만을 위한 미디어를 만들기도 한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5163만명, '인플루엔서'로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의 영향력을 망설이지 않고 활용한다.


학교나 미디어를 만들기 위해 투자한 것을 생각하면 경제적으로 기여하는 부분도 말이 안 될 정도로 크지만, 그의 마인드나 이 행보 하나 하나가 어떻게 보면 현대판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오늘 다룰 르브론 이야기는 두 가지.

첫번째로는 Nike Lebron James Building이 생긴다는 소식에 관한 내용이다.


나이키 르브론 제임스 빌딩? 그게 도대체 뭐지?

르브론 제임스가 나이키와 전속계약을 했고 나이키를 통해 꾸준히 농구화를 판매하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빌딩은 또 무슨 말이야?


배경지식으로 나이키가 2016년부터 시행중인 대규모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그 이름은 Nike World Headquarters 프로젝트

(HWQ campus expansion project).

미국 오리건주에 나이키와 나이키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나이키 소도시를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헤드쿼터면 그냥 본사 아닌가? 너무 프로젝트라고 부풀려 이야기하는 것 아닌가?싶다면 다음 사진들을 보라.

삐빅. 생각이 바로 바뀌는게 정상이다.

나이키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 의류기업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이런 으리으리한 건물들을 지어 모조리 전세계 기업들에서 외치는 Research & Development(R&D)에 투자했다. 그들에게 R&D는 곧 스포츠 혁신.

선수들과 소비자들에게 혁신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스포츠 특화 제품들을 만들기 위해 이 센터들에서 끊임없이 관련 연구와 실험들을 하고 있다. 기존에도 Serena Williams 등 스포츠 슈퍼스타의 이름을 딴 빌딩이 5채 지어졌었고, 2020년 완공을 목표로 마무리 작업중인 르브론 제임스 빌딩은 그 6번째 작품이다.

오리건주 Nike HWQ 6번째 캠퍼스, Lebron James Building

이것이 르브론 제임스 빌딩이다.

르브론 제임스 빌딩의 차별성은 그 의도에서 온다.

르브론의 동료를 향한 사랑은 어마어마하다. NBA 선수들 뿐 아니라 동료 스포츠 선수들을 위해 다른 NIKE HWQ 캠퍼스들에 비해 더욱이 선수들의 잠재력 개발과 운동능력 증진에 초점을 두었다.


건물 내에 풀코트 규격의 농구코트와 400m 육상트랙 등 수많은 훈련시설이 구비되어 있으니, 선수들에게는 꿈의 트레이닝 센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나이키 측에서도 "르브론 제임스 빌딩은 나이키가 구축해 나가는 스포츠 사이언스 연구가 집대성된 결과물로 자리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선수들이 더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선수들이 건강하게 오래 뛸 수 있기 위해.

르브론은 그렇게 때로는 미움받는 '오지랖'을 나이키를 상대로도 가득 부렸고, 그 결과 멋진 르브론 제임스 빌딩이 완공을 앞두고 있다.

불우했던 가정 환경 속에서 받았던 도움을 잊지 않기에 르브론이 더욱 절실하게, 적극적으로 본인의 영향력을 좋은 방향으로 행사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듯 하다. 저명한 나이키 Innovation Team이 이 곳 르브론 제임스 빌딩에서 선수들의 역량발전을 위해 발벗고 나설 테니 스포츠 과학이 여기서 얼마나 더 발전할지 상당히 기대가 많이 된다.

미국을 가게 된다면 꼭 가보아야할 곳이 한 곳 늘어버렸다.


두번째는 르브론제임스가 개인 SNS에서 위의 르브론제임스 빌딩처럼 엄청나게 언급하고 홍보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다. 바로 한 법안 이야기이다.

SB 206이라는 번호를 부여받은 법안인데, 이미 California State Assembly에서 66대0 만장일치로 통과가 되었고, 주지사 Gavin Newsom의 승인만을 앞둔 상태이다.

여기에서 Newsom 주지사가 특별히 반대의사를 표명하지 않는다면 이 법안은 캘리포니아 주의 법이 된다.

르브론은 끊임없이 본인의 SNS를 동원해 여론의 관심을 이끌어내었다. 이 법안이 묻히지 않기 위해, 이 법안이 실현될 수 있기 위해 지지의사를 넘어 모두의 지지를 유도했고, 그 덕에 캘리포니아 의회에서 가장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받은 법안 중 하나가 되었었다.

그리고 이제 9부능선을 넘은 셈이다.


그렇다면 이 법안의 내용이 무엇이냐 하면

바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대학농구 선수들,

즉 NCAA리그에 소속된 선수들의 수익창출 보장권에 대한 내용이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NCAA 선수들이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내걸고 광고 및 기타 수익창출 활동을 하는데에 제약을 두지 않도록 그 권리를 보호해주는 법안이다. 만약 법안이 시행된다면 법안에 명시된 2023년 1월 1일부터 캘리포니아 주의 대학농구 선수들은 보다 자유롭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그말인 즉슨 지금까진 대학농구선수들은 소속대학으로부터, NCAA 리그로부터 수익활동에 있어 많은 제한을 받아왔다는 것이다. 단지 소속된 이유만으로 말이다.

사실상 미국 대중으로부터 NBA만큼이나 많은 관심을 받고 '3월의 광란 NCAA MARCH MADNESS'로 불리는 NCAA 토너먼트 기간에는 NCAA 측이 광고수익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어마무시한데도, 이 리그에 뛰는 선수들의 이름과 개인브랜드를 활용한 수익창출은 대학선수라는 이유만으로 엄격히 제한한다는 것이 '도의적으로' 옳지 않다고 본다.

이 때문에 이 법안이 발의되자 이는 대학농구선수들을 포함해 많은 캘리포니아 주 대중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자 미 전역에 해당되지 않고 캘리포니아 주에서만 시행된다는 이유로 NCAA는 이 법안이 대학 농구 내 필수적인 요소인 공평성 (essential element of fairness and equal treatment) 측면을 현저히 저해한다며 캘리포니아 주지사 Gavin Newsom에 강한 압력을 언론을 통해 불어넣었다. 도의적인 차원에서 안되니 다른 주들을 걸고 넘어진 셈이다. 그러면서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NCAA 리그에 캘리포니아 주 소속 대학들의 참가를 금지시키겠다며 엄포와 로비로 가득한 '갑질'을 반복했고, 법안 통과에 제동이 걸리는 듯 했다.


이 때 전환점이 있었으니, 르브론 제임스가 이 법안 문제를 자신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면서 전세계로 공론화시킨 것이었다.


캘리포니아 주의 법안 발의이긴 하지만, 공평성 저해가 아니라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미 전역으로 선수들의 수익권 보장이 뻗어나가는 데에 그 의중이 있음을 르브론 본인도 이해했기에 본인이 인플루엔서임을 이용해 관심의 범주를 압도적으로 넓혀버렸다. 저 멀리 대한민국의 대학생인 필자도 알게 되어 캘리포니아 주 의회 페이지에 들어가 법안을 읽어보고 지지사이트에 투표를 했으니 르브론 영향이 아니고서야 무엇이겠는가.


그렇게 무산될 뻔한 법안이 의회는 만장일치로 통과하게 되었다. 물론 아직 NCAA의 벽이 남아있다. NCAA는 여전히 주지사에게,그리고 언론을 통해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 선수들이 법안을 명목으로 피해를 덮어쓰지 않기 위해서는 르브론을 시작으로 다른 스포츠 스타들의 지지, 그리고 다른 주의 선수들과 대중들이 '같은 방향성'임을 인식하고 먼저 헤쳐나가는 캘리포니아에 힘을 싣는 것이 중요할 듯 하다.


스포츠계의 발전을 위해 늘 주시하고 때가 되면 발벗고 나서는 르브론, 그의 오지랖이 때로는 과해서 안티들을 양성시키기도 하지만, 필자는 그의 긍정적인 오지랖이 앞으로도 스포츠계에 끊임없이 발휘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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