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리더는 함께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안다."
- 공자
좋은 리더는 사람들의 감정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행동한다.
지난 2022년 1월 초 필자는 춘천소방서장으로 부임하여 1년 6개월 동안 근무를 했다. 부임 초기는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시기여서 직원들과의 대면 소통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많은 고민을 거듭 하던 중 아이디어 두 개가 떠올랐다. 하나는 직장내 메신저로 수시로 좋은 글을 써서 소통하는 것이었다.
또 다른 하나는 직원들 활동 사진을 수집, 영상으로 만들어 종무식 때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하여, 연초부터 사진을 열심히 수집해서 직접 영상을 제작하게 되었다. 이 영상을 추억으로 묻어 두기는 너무 아까워서 온라인 이웃 여러분께 공개도 하고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글로 풀어 본다.
당시 영상의 제목은 " 2022년을 마무리 하며"라고 명명했다.
첫 번째, 2022년 이렇게 시작했다. 취임사에서 직원들과 약속한 내용을 실었다. ①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자. ② 신뢰받는 소방 상(像)을 정립하자. ③ 동료 직원 상호간 화합하고 단결하자. ④ 소방 조직 구성원은 가족과 동일하다.
두 번째, 강원도 소방기술경연대회 종합우승 등 다수의 주요 성과를 실었다.
세 번째, 재난 예방을 위하여 우리는 이렇게 노력하였다.(다수의 사진…)
네 번째, 재난 대비를 위하여 우리는 이렇게 노력하였다.(다수의 사진…)
다섯 번째, 재난 대응을 위하여 우리는 이렇게 노력하였다.(다수의 사진…)
여섯 번째, 직원 사기진작을 위하여 우리는 이렇게 노력하였다.(다수의 사진…)
일곱 번째, 2022년 한해, 반성의 시간을 가져 본다.(자체 안전 사고 등)
여덟 번째, 2023년 춘천 소방의 각오와 희망을 영상에 담았다.
아홉 번째, 마지막으로 소방관의 기도를 영상에 담으며 의미를 부여했다.
제가 부름을 받을 때에는 신이시여, 아무리 뜨거운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떠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언제나 방심치 않게 하시어 갸날픈 외침까지도 들을 수 있게 하시고 화재를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진압하게 하소서. 저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케 하시고 제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시어 저희 모든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지키게 하여 주소서. 그리고… 신의 뜻에 따라 제가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 신이시여, 출동이 걸렸을 때 사이렌이 울리고 소방차가 출동할 때 연기는 진하고 공기는 희박할 때 고귀한 생명의 생사를 알 수 없을 때 내가 준비되게 하소서. 내 형제가 추락하거든 내가 곁에 있게 하소서. 화염이 원하는 것을 내가 갖게 하시고 그에게 목소리를 주시어 신이시여 내가 듣게 하소서. 열심히 배우고 훈련했지만 저는 단지 인간일 뿐입니다. 지옥같은 불 속으로 전진 할지라도 신이시여 나는 여전히 두렵고 비가 오길 기도합니다. 신이시여… 내 차례가 되었을 때를 준비하게 하시고 불평하지 않고 강하게 하소서…
그리고 워킹맘 구급대원들을 위해 깜짝 기획을 했다. 영상에 나오는 구급대원들은 엄마, 아내, 며느리, 딸, 직장(일) 등 1인 5역의 부부 소방관이다.
나(소방서장)는 연초에 워킹맘 남편 분들에게 전화를 해서 "엄마 힘내세요."라는 자녀 분들의 영상을 짤막하게 촬영해서 주시면 편집해서 연말 종무식 때 틀어 주려 한다고 부탁을 했다. 영상의 내용을 공개한다.
첫 번째 가족 : 신00 구급대원 가족이다. (첫째 아들) "엄마 날씨 많이 추운데 옷 따뜻하게 입고 출근하세요." (둘째 딸) "엄마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막내 딸) "엄마 다음부터 울지 않고 밥도 안 남기고 할게요." (남편 ) "00아, 일하는라 힘들텐데 아이들 건강하고 바르게 키워줘 고마워.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 (다같이 ) "엄마 사랑해요. 하트 뿅뿅!"
두 번째 가족 : 진00 구급대원 가족이다. (아들) "엄마, 나 박00예요. 아픈 사람들을 많이 도와주는 엄마가 멋있고 자랑스러워요. 앞으로도 아픈 사람을 많이 도와주세요. 00소방서 문00 화이팅!"
세 번째 가족 : 주00 소방서장 가족이다. (처 조카) "불철주야 애써 주시는 소방관님들! 감사합니다." (조카손주) "어‥ 수고하시는 소방관님들 감사합니다. 불조심 할 거예요. 사랑합니다."
네 번째 가족 : 박00 구급대원 가족이다. (남편) "00이(막내 아들)에게 엄마는 어떤 사람인가요?" (막내 아들) "엄마는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예요." (남편) "엄마의 장점은?" (막내 아들) "엄마는 요리를 잘하고 성격이 쾌활해요." (남편) "00이(둘째 딸)에게 엄마는 어떤 사람인가요?" (둘째 딸) "엄마는 저에게 고마운 분이예요." (남편) "엄마의 장점은?" (둘째 딸) "엄마는 제가 친구와의 고민이 있을 때 저에게 도움을 주시는 분이예요." (남편) "00아(큰 딸), 엄마 이름 불러 본 적 있어!" (둘째 딸) "아니." (남편) "우리 엄마 이름으로 전화 한번 해 볼까?" 큰 딸이 휴대폰으로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엄마) "어, 00아." (큰 딸) "박00님, 뭐 하고 계셨나요?" (엄마) "어허허! 엄마 일하고 있었지." (큰 딸) "저희 키우느라 힘들지 않았나요?" (엄마) "엄마, 어 힘들때도 있었는데 그래도 행복해. 흐흐." (큰 딸) "내가 엄마 이름 부르니까 어때." (엄마) "어 대개 기분 좋은데 00아!" (큰 딸) "항상 엄마라고만 불러서 엄마 이름 한번 불러 봤어. 엄마에게 난 어떤 딸이야." (엄마) "00이. 어 엄마한테 보물같은 딸이지." (큰 딸) "엄마 사랑해요." (엄마) "응. 엄마도~."
2022년 춘천소방서에서의 종무식은 잊지 못할 감동의 순간이었다. 영상을 만든 나 자신도 울컥했지만… 당사자인 워킹맘 구급대원은 남편 분과 자녀의 응원 메시지를 받았으니 더 울컥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작은 배려란? <핵심> 사소한 것이라도 상대방을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나는 한 조직을 이끄는 수장이며 아버지의 마음으로서 1인 5역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워킹맘 구급대원 뿐만 아니라 다른 소방대원들의 마음도 헤아려 살피기 위해 영상을 제작하게 되었다. 혹여 독자 여러분께서 영상을 보고 싶어 연락 주시면 제공할 의사가 있다.
<글의 요약: 그 해, 춘천의 소방관들>
코로나의 벽 사이
닿지 않는 손길들
글 한 줄에 마음을 담아
소통을 시작했다.
땀과 눈물의 시간
기억을 영상으로 새기고
한 해의 끝에서
추억이 빛나기 시작했다.
재난 앞에 굴하지 않고
노력의 흔적을 모아
서로를 응원하며
새해를 준비했다.
아이들의 목소리
엄마를 부르는 작은 소리
가슴을 울리는 따뜻한 말
그날의 종무식은 눈물이 되었다.
작은 배려 하나
마음 깊이 스며들어
모두의 가슴 속에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
2022년,
춘천의 소방관들은
서로를 위해
빛처럼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