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으로 이별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서로를 말없이 응시하고 몇 마디 주고 받는 듯하더니 서로 고개를 떨군다. 눈처럼 내리는 눈물이 보였다. 머릿속으로 몇 분, 몇 초뒤 서로가 뒤를 돌아 무거운 발걸음을 한걸음, 두걸음 옮기자 눈빨이 더 세차게 내리쳤다.
이별하는 연인들처럼 슬프고 가슴아픈 장면이 눈 앞에서 사라지자 어느새 땅에 하얗게 눈이 쌓여버렸다. 눈이 내리던 아름다운 순간 만큼이나 소복히 쌓인 눈이 녹아드는 순간도 서로에게 헛된 기억이 되지 않길 바랬다.
마음 속의 지옥의 초병에게 주문을 걸어보기로 했다.
이별하는 연인을 위해 눈을 내리지 않기로...다만 정열적이게 불타오르는 붉은 장미꽃을 하늘에서 비처럼 내려 줄테니 장미꽃비를 맞으며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며 이별을 맞이하라고. 만약 서로 뒤를 돌아보게 된다면 떨어진 장미를 살며시 주어 달려가 안아주며 사랑한다고 속삭여주라고..
하늘에서 두 사람에게 끝없이 쏟아지는 장미꽃비를 내려 줄테니 그저 내리는 장미꽃처럼 아름답게 이별을 맞이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