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붉은 장미꽃 비가 내려야해요'
《일곱개의 달 》
강원도는 영서와 영동지방으로 나뉜다.
말투도 서로 달라 영서지방 사람들은 사투리가 없는 반면
영동지방 사람들은 강한 악센트가 북한말씨를 닮아있다.
강릉사람은 상대방의 말투를 듣고 자기 지역사람인지 타지역 사람인지를 구분한다.
그래서 나의 말투를 듣고 "혹시 서울분이드래요?"
라고 물으면 그냥 고개를 끄덕일때가 있다.
내게 춘천은 이야기 가득한 어린 시절 고향이며
첫사랑 같은 향수를 전해준다.
춘천엔 공지천이란 아름다운 호수가 있다.
안개 낀 공지천 호수를 걷다보면 여기 세상이 아닌 천국 위를 걷는 느낌을 준다.
공지천 호수의 달밤은 너무 아름다워 꼬리치는듯한 달빛이 물결을 따라 흐를때면 달빛에 반한 잉어가 물 밖으로 머리를 드러 내민다고 한다.
고향에 두고 온 아리따운 공지천 호수 만큼 매력적인 강릉의 경포호수를 본 적 있는가?
아름다운 달빛을 품은 경포호수ᆢ
그 경포호수를 바라보며 오랜만에 만난 춘천 후배와 술잔을 마주했다.
"그거 알아? 경포호수의 달은 일곱개란거?"
"하늘에 하나, 바다에 하나, 경포호수에 하나, 술잔에 하나, 여자의 두 눈동자에 각 하나, 네 마음 속 하나"
후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선배님ᆢ그런데 여자의 눈동자는 안보이는데 어디간건가요?"
소주잔을 부딪혔다.
"눈동자는 기억하지, 이미 그녀는 눈동자에 달빛을 담아 떠났어ᆢ"
오랜만에 곱상한 일곱개의 달이 경포호수 한 가운데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