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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 은 작가 Mar 16. 2017

미래를 준비하는 바쁜 엄마 이야기

 

결론부터 들려주자면, 독서 외에 가장 좋은 사교육은 없다.     


14살 큰 아이를 키우던  2000년대 초반에는  ‘책’으로 아이를 키우면 행복한 영재가 된다고 했던 교육 트렌드가 있었다. sns가 발달 하기전 다음의 카페와 싸이월드를 통해 나름 젊다는 엄마들은 많은 교구와 유아책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었다.

상품 후기를 적듯, ‘어떤 출판사의 무슨 전집을 읽었더니 이런 반응을 아기가 보였다.’가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 필수 모닝 문장이었다. 그대로 하루 종일 아이에게 적용하려는 마음 컸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물론 나도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무리를 해서라도 책을 사고 아이에게 읽혔다. 그랬더니 새벽에 자다가 우유를 찾는 것이 아니라 책을 찾았다. 소위 말하는 책의 바다에 빠졌던 아이는 새벽 2~3시에 일어나 나를 깨우곤 책을 읽어달라고 울었다.

그래서 자랑하듯 육아카페에 이런 이야기들을 올리고는 했었다.

그리고 아이가 잠든 밤이면 아이가 맞을 아침에 책을 읽게 하고픈 욕구가 들도록 거실에 일부러 책을 미리 펼쳐놓았다. 전략적 책 펼침이었다. 덕분에 남편은 한 번도 깨끗한 거실로 퇴근한 적이 없었다. 물론 지금까지도 말이다.


육아카페의 독서 키즈 후기에 나온 대로 큰 아이는 3살도 되기 전 한글을 깨쳤다. 영어나 일본어도 혼자 깨쳤다. 그리고 영재 테스트에서 상위 몇 프로(소용없는 결과) 안에 드는 언어 영재라는 결과도 받아보았다. 초등학생 때는 수과학 영재로 선발도 되었고.

그런데 한 편의 불안함은 우리 부부가 아무리 따스한 부모이고, 감정을 잘 읽어주는 부모라도 큰 아이는 또래와 잘 못 어울렸다. 늘 상처를 받는 쪽이었다.


3살, 4살이면 자기애가 생길 때이므로 친구들끼리 장난감을 뺏고, 때리고 물고 하던 시기이다.

그런 시기에 큰 아이는 “남의 물건을 가져가면 친구가 마음이 아프잖아. 그러지 마.”라고 말하는 순간 상대 아이는 큰아이를 물거나 때렸다.

그러면 큰 아이는 “엄마, 친구들이 질서를 안 지켜요.”하면서 속상해하며 울었다.

그래서  다니던 유치원도 1년만 보내고 6살 때부터 9살 때까지 유치원과 학교 대신 집에서 내가 직접 가르쳤다.

성경 창세기를 읽다가 창조과학 사이트에 들어가서 논문을 찾던 큰아이는 당시 겨우 7살이었다.

그리고 국제 학교는 각 1년씩 2년을 보내고 4학년 때 처음으로 일반 초등학교에 보냈다.

한 학년 올려서 보낼까 하다가 혁신 학교니까 공부보단 또래와 어울리면 좋겠다 싶어 4학년으로 보내었다.

처음 또래와 집단생활을 한 큰 아이는 어릴 때보다는 좋아졌지만, 늘 시간 엄수와 자기만의 규칙 때문에 친구들과 약간의 관계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4학년, 5학년 때 모두 좋은 담임 선생님을 만나 그 시기를 무탈하게 보내었다. 6학년이 되어서 처음으로 학교 친구들을 집으로 데려왔다. 6학년이 된 큰 아이는 종이로 된 유희왕 카드놀이에 드디어 열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자기가 책에서 습득한 그 규칙이 친구들에게서 발견되지 않으면 고자질쟁이처럼 행동했었다. 그러다 보니 학급 카톡방에서 속상한 일도 발생도 했다. 

방임하지만, 방임이 아닌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어서 그럴 경우에는 적극 나서서 아이가 혼자라는 감정을 가지지 않게 해주었다. 컴퓨터 게임도 6학년 여름방학 때 처음 하게 했다. 스마트 폰은 당연히 얼마 전 까지도 없었다.  중학교 입학 선물로 카톡 되는 스마트 폴더폰을 처음 마련해줬다. 이 폴더폰에 아이는 너무 고마워했다.

큰 아이는 용돈도 본인이 관리한다. 은행에 용돈을 넣고, 필요할 때마다 찾아 쓰고, 또다시 모으곤 한다.


그리고 어제, 남편이 큰아이가 중학생이 되어 학급 임원을 선출하는데 부회장이 되었다고 했단다. 같은 초등학교 출신 친구는 딱 1명밖에 없었는데, 친구들이 큰 아이를 1 주일 전 추천 해줬단다. 남학생 2명, 여학생 2명이 1 주일 전 추천을 받았는데, 사춘기라면 응당 남자대 여자 구도로 선거 전략을 세우므로 큰 아이가 회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단다. 회장, 부회장 각 1명을 선출하는데 전략이 필요하므로 다른 남학생이 회장이 되려면 표를 몰아줘야 하므로 자신이 불출마 선언을 하고 남자들이 그 친구를 뽑아주기로 했단다. 여자아이들도 같은 전략을 세우고, 자신은 부회장으로 출마한다고 했단다.

그런데 남학생 중 배신자(?)가 나타나 여학생이 좀 더 표를 얻어 회장이 되었고, 자신은 여학생 중 배신한 친구들의 표를 받아 부회장이 되었단다.

어제 큰 아이의 학급 임원 선출 이야기를 듣고는 남편과 감사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큰 아이에게 ‘영재성은 있을지 몰라도, 사회성이 없다.’라고 다들 한 마디씩 우리 아이들에게 말을 남겼다. "네~"하면서도 우리는 때를 기다렸다. 감성적 독서를 한 아이를 결과를 말이다.

감성적 독서를 한 아이의 성장 결과를 말이다. 물론 지금도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단지 부모의 가치관에 흔들림이 없다면, 이 시기에 대해 서로 격려하고 싶어 이 글을 나누는 것이다.


사회성이란 사회 구성원들과 교류 하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 부부는 아이들에게 요구되는 사회성도 어른들이 만들어 준거라고 생각했다. 즉 아이의 학급 내 친구들과는 친하게 지내지만, 옆 반이나 위, 아래 학년들과는 서먹해하는 관계를 어떻게 사회성이 좋다고 설명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큰 아이는 학습적인 것은 모르겠지만, 대단한 이야기 꾼이다. 수업 시간에 많은 질문을 쏟아내고, 친구보단 어린 동생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는 아이다.

영재성이 있는 아이들의 특징이 어릴 때는 소심하고, 고자질쟁이이며, 규칙과 질서를 중히 여기다 보니 또래 집단에 어울리지 못하지만, 성장할수록 더 폭넓은 인간관계를 가지며 포용력이 넓어진다 했다.

초등학교 때는 학급 임원 해보라고 했더니 “귀찮아요. 굳이 친구들에게 좋은 소리도 못 드는 반장을 왜 해요?”하더니 이번에는 선거 전략을 짜고 학급 임원이 되었다.

다들 “내가 회장이 된다면...”으로 시작할 때 큰 아이는 “나는 ooo사람이야. 나를 소개해야 나에 대해 너희들이 학급 임원에 대한 사진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내 소개부터 했어. ”라고 했더니 여자 친구들의 표까지 얻은 것 같다고 선거 투표 결과 분석도 했다. 

그래서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며 “왜 이번에는 학급 임원 해보려고 했어?”라고 물었더니, “엄마, 친구들이 추천을 해줄 때는 이유가 있는 거죠. 그리고 이제는 제가 때가 된 것 같아요.”

내가 남편에게 웃자는 소리로 “지난주에 새로 사준 잠바를 입어서 그럴 거야. 그래서 여학생들이 뽑아줬나 봐요.” 했다. 

자랄수록 관계에 대한 유연함이 생기는 큰 아이.

영어, 수학 학원에 절대 가지 않고 과외도 거부하는 아이.

3월부터 드디어 월, 수에 동네 작은 미술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고, 화, 목에 태권도, 금요일 하루 바이올린과 오리가미 레슨을 받는다. 다 예체능이다. 

4차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환경은 예술 융합적 인간으로 자라길 지원해 줄 뿐이다. 


학교 통학 버스도 큰 아이만 입시 학원을 가지 않으니 집으로 돌아올 때는 혼자 20분 걷고 마을버스를 타고 온다. 친구들이 학원에 가자고 해도 가질 않는다. 

만화를 그리고, 체력을 단련하고 가끔 바이올린을 키는 것만으로도 바쁘단다. 

해리포터와 나니아 연대기 영화를 일주일에 2~3번씩도 봐야 하고, 일본어를 위해 일본 애니메이션도 봐야 하므로 학원에 갈 시간이 없단다. 일본 애니메이션 ost 악보를 구해 혼자 피아노 연습도 해야 한단다. 

교육 회사에서 일하는 엄마지만, 독서는 4차 산업 시대로 들어갈 전략적 베이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명문고, 명문대보다는 행복한 삶을 그려낼 줄 아는 아이가 명예퇴직이나 당할 회사 입사를 장래 희망란에 적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독서, #4차 산업시대, #융복합 교육, #영재성, #영재교육, #욕심많은별들맘이야기, #책 읽는 아줌마 #방임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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