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엄마 생신을 앞두고
익숙한 그 길에서 엄마는 엄마를 기다렸다
해 질 녘이면 논 밭에서 돌아오던
외할머니를
익숙한 예배당 길에서 나도 엄마를 기다렸다
석양 예배 후 밥해주러 집에 오던
엄마를
엄마도 나도 자라면
그때의 엄마를 마주할 줄 알았다
해 질 녘 논 밭에서 돌아오던 엄마를 맞이해
머리에 이고 있는 광주리 대신 받아주고파서
석양 예배드린 후 돌아오던 엄마를 맞이해
엄마 등짝에 붙어 있는 동생을 대신 안아주고파서
내가 이 만큼 자라면
그때 그 모습의 엄마와 마주 할 줄 알았다
익숙한 그 길에서 만난 엄마의 엄마와
낯선 예배당에서 만난 나의 엄마는
미래에 내가 만날 나의 외할머니요,
엄마였고,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