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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 은 작가 Apr 19. 2016

20년 전에는 몰랐던 우리의 sns 역

시청 앞 지하철역이 아닌 sns 역에서 '좋아요'만 누르는 우리

노랫말처럼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나를

네가 볼 날이 오지 않을까 했다.

노랫말처럼 스무 살 시절에는

아련한 20년 후 어느 날이

내게도 오지 않을까 했다.


멀리 있고 볼 수 없어야 아련할 텐데,

네가 무얼 하든 내가 무얼 하든

sns 역에서 자꾸 마주치고 '좋아요' 인사만 하는 우리

때론 경쟁하듯 만난 음식 올리고

때론 질투하듯 멋진 여행 사진도 올리고

때론 그리워서 행복한 지금을 올리고!


쉬이 오지 않을 시간이

우리의 20년 후 이야기라 생각했다.

그 20년의 시간에는 아름답게 포장된

열정, 배신, 포기, 도전, 사랑

이라는 감정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우리의 얼굴빛에 묻어 나있길 기대했다.


만나는 sns 역마나 '좋아요'를 누르며

소리 없이 인사만 하는 우리

아련한 얼굴빛 대신 서로의 20년을

멀고도 가까운 곳에서 바라보니

첫사랑도 아닌 감정과 못 잊을 사랑도 아닌 감정이 만나

sns 동기愛를 가지게 했다.


우리가 20년 후에도 다시

새로운 sns 역에서 만날 수 있을까?

그대! 이 빠른 흐름의 길 잃지 않고

벌써 다음 역으로 가는 이 길에서 지치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 다시 만날 그 환승 sns 역에 대해

아직은 기대하는 젊음이 있을까?


나의 '좋아요'는 실은 관심도 아니요,

애틋함도 아닌 이 시대를 살아내는 그대에게

보내는 최고의 응원이었다.

훔쳐봄도 아니요, 그리움도 아닌 젊음의 시작을

그대와 함께 했기에 그대도 다음 sns 역까지 잘

환승하길 보내는 응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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