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투패도 가족이 있는데...
오후도 밤 같고 저녁도 밤 같은 긴 겨울밤에
할머니랑 함께 놀아본 민화투
할매 이게 뭐야?
네 개씩 그림 비슷한 것끼리 짝 맞추는 거지
한 번 해볼테야?
동그란 종이 딱지는 보았어도
딱딱한 딱지는 처음 보아 그저 어른들 것은
뭐든 더 좋구나 생각했었다.
놀이 방법도 쉽단다.
비슷한 그림끼리 한 가족이란다.
엄마 아빠 내가 닮았듯
화투 그림도 닮은걸 찾아내면 된단다.
4명이 가족이라 가족 많이 찾아내면
이기는 거란다.
그런데 할머니는 재미있다며
화투를 칠 때마다 눈물 보이신다.
소백산 골짜기에서 포항으로 시집 간 동생이 보고 싶어 우는 게 아니란다.
문경재 너머 살고 있는 나이 많은 동생이
보고 싶어 우는 게 아니란다.
화투패도 가족들이 있어 이리 맞추는데
TV에서는 이산가족 상봉이 나오니
그래서 우는 거란다.
거참 이상하다.
긴 겨울밤 화롯에는 화투 치며 먹을
고구마도 넣어두어
고구마 굽는 냄새나니 좋은데 말이다.
여섯 살 내가 할매보다
화투패를 더 잘 맞춰서 우는 게 틀림없다.
동그란 딱지보다 더 좋은
딱지도 할매는 가졌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