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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 은 작가 May 20. 2016

민화투

화투패도 가족이 있는데...

오후도 밤 같고 저녁도 밤 같은 긴 겨울밤에

할머니랑 함께 놀아본 민화투

할매 이게 뭐야?

네 개씩 그림 비슷한 것끼리 짝 맞추는 거지

한 번 해볼테야?


동그란 종이 딱지는 보았어도

딱딱한 딱지는 처음 보아 그저 어른들 것은

뭐든 더 좋구나 생각했었다.

놀이 방법도 쉽단다.

비슷한 그림끼리 한 가족이란다.

엄마 아빠 내가 닮았듯

화투 그림도 닮은걸 찾아내면 된단다.

4명이 가족이라 가족 많이 찾아내면

이기는 거란다.


그런데 할머니는 재미있다며

화투를 칠 때마다 눈물 보이신다.

소백산 골짜기에서 포항으로 시집 간 동생이 보고 싶어 우는 게 아니란다.

문경재 너머 살고 있는 나이 많은 동생이

보고 싶어 우는 게 아니란다.


화투패도 가족들이 있어 이리 맞추는데

TV에서는 이산가족 상봉이 나오니

그래서 우는 거란다.


거참 이상하다.

긴 겨울밤 화롯에는 화투 치며 먹을

 고구마도 넣어두어

고구마 굽는 냄새나니 좋은데 말이다.


여섯 살 내가 할매보다

화투패를 더 잘 맞춰서 우는 게 틀림없다.

동그란 딱지보다 더 좋은

딱지도 할매는 가졌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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