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보기 위해 조퇴를 했는데 마침 언니가 엄마를 보러 간다고 감기 끝에 있는 나는 집에서 쉬라고 한다. 이왕 조퇴를 신청했고 날씨는 너무 좋고 집에 가기엔 마음이 왠지 헛헛했다. 그래서 결국 간 곳은 오래전 결혼 전 까지 살았던, 우리 가족이 시골에서 올라와 함께 살았던 동네를 찾았다. 버스에서 내려 그 동네를 들어서는 순간 마치 미니어처의 작은 집에 내가 온 듯 동네는 조용했고 작았고 그대로였다. 내가 무작정 들어가 한동안 수채화를 배웠던 미술학원도 그 간판 그대로 있어 문득 들어가 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스물 몇 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한 아가씨가 무작정 들어갔던 그 미술 학원에 나보다 몇 살 위인 선생님이 셨는데 그 분이 계실듯하여 왠지 한쪽 심장이 아프고 뜨거웠다. 가난했지만 온 가족이 모여서 옹기종기 모여 살면서 행복했고 사랑했던, 엄마는 작은 마당을 가꾸며 행복해하셨던, 그리고 아빠가 위암 투병을 하시면서 세상을 떠나셨던 그 집! 아직 그곳에 그대로 대문도 그대로 있었다.그 집을 떠나온지 40여년이 흘렀고 그 사이에 한번도 그곳을 찾지 않았다. 살기 바빴다. 더 잘 살기 위해 그곳을 도망치듯 떠나 왔고 그곳을 떠나면 더 밝은 미래가 펼쳐져 있을 것 같아 그리 했지만 헛헛한 마음을 안고 그곳에 난 서 있다. 과연 더 잘 살고 있는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유를 모르게 쏟아지는 눈물을 감추는냐 잠시 시선을 다른 곳으로 하다가 다시 살던 그 집을 보고 또 보고를 했다. 사랑하는 아빠가 살아계셔서 우리와 함께 식사를 하시고 이야기를 나누던 집, 가난하지만 도란도란 행복한 꿈을 꾸며 미래를 생각하던 집, 아빠가 살아계셨다면 ..그랬다면 ...과연 우리의 삶은 달라졌을까? 왜 그 때는 그때가 행복하다고 생각지 않았을까? 소중하게 생각지 않았을까? 크게 먼 곳을 바라본것도 아닌데 커다란 행복을 기대 한것도 아닌데 왜 그때를 행복해하지를 않았을까? 가슴에 구멍이 난 듯 바람이 불었다. 동네를 거닐다가 호흡을 잠시 가다듬고 작은 카페에서 따뜻한 차를 한잔 마시면서 동네의 공기를 찬찬히 마셨다.그리고 일어나 천천히 다시 내 가족이 있는 그 곳을 행해 가지 위해 버스 정류장을 향했다. 내가 가야 할 곳, 그곳에 행복이....있다고 느껴지지 않더라도 먼 훗날엔 다시 그리울 그 공간을 향해 가기 위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