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표면만 잔잔해요.

by 정진현

수요일 조퇴를 하고 친정 엄마네 들렀다. 이런 저런 사정이 있지만 결혼 안 한 친정 동생이 엄마랑 같이 살고 있는데 끼니와 드셔야 할 약 등은 살뜰하게 챙기지만 얼굴을 마주하고 두런 두런 이야기는 먼 이야기다. 각자 각 방을 지키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뿐이고 오래전 성격상 주간 보호센터를 싫어하셔서 지금 치매가 진행 된 상태인데도 더 권해드리지 않아 거의 이야기 상대 없이 하루를 보내시고 계신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한 것은 우리 엄마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하려 했다. 다른 글에도 썼지만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 때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위로를 받았기 때문에 우리 엄마가 얼마나 못되셨는지를 이르고 싶었다고나 할까..그러나 브런치를 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상황이 나아진 것은 아니지만 우리 엄마니까..그냥 이야기 말자..라고 결정을 하고 다른 이야기를 쓰곤 했다. 자주 뵈러가지만 그냥 표면상으로는 잔잔했다. 안되셨고 불쌍하고..그래서 자주 뵙고 같이 텔레비전을 보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말이다.하루에 한번 전화도 드리고 맛있는 음식도 챙겨드리고..그래서 그냥 마음이 아문줄 알았다. 한평도 안되는 방에서 살아도 아무도 인정 안 해주는 살아있음...기억도 다 잃어 자식의 이름을 안 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엄마와 함께 텔레비전과 휴대폰의 동영상을 보면서..현재 대통령이야...오늘 비가 온다고 하네요..밖이 많이 추워..우리 딸은 회사갔어요 등등 ..그냥 평범한 엄마를 대하듯 일상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죽은 취급하는 것 같아 그렇게 일상을 이야기 해오고 있어서 마음이 잔잔한 줄 알았다. 그러나 갈 때의 마음과 달리 엄마네 집을 나올 때마다 엄마랑 서로 안 볼 듯이 나오는 이유는 내가 엄마의 스킨십을 너무도 싫어하고 거부해서 엄마가 상처를 받으시는지 아프시기 전의 감정을 건드려 막말을 하셔서 안 좋게 나오곤 하기 때문이다. 엄마는 다 잊고 나를 만지고 발을 주무르고 자꾸 살을 대신다..그러면 내가 식겁을 하고 멀어지면 엄마는 더 장난스럽게 다가온다. 그러면 내가 그때 폭발한다. 만지지말라니까! 하면서 말이다. 엄마가 딸이 예뻐서 만지는데 지랄이야! 하신다. 그러나 나는 너무 싫다. 만지고 친근하게 대하시는 모든게 너무 싫어서 소리를 지르고 만다.그러게 좀 친절하게 해주시지..그렇게 대책 없이 자식을 우습게 알고 자기 감정 쓰레기통으로만 대해놓고선 지금 와서는 왜 그러냐고 대체 왜..!!!왜!!!엄마도 너도 왜 그러냐고 !!!맞다 엄마는 그렇다 치고... 나는... 왜 그러는가 말이다. 아직은 제가! 제가! 온전히 엄마를 이해하고 용서를 못하고 있어요 ..용서는 상대방을 위해서가 아니고 자기를 위해서 하는 거라고 하지만 그래도 용서의 마음이 안 된답니다. 아직 살아계시는게 나의 용서를 ..엄마를 이해하고자 시간을 주는거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아직은 아직은 표면만 잔잔하네요..표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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