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디카페인이라고 굳게 믿고 저녁에 어두운 주방 어디에서 골랐던 그 캡슐이 사실은 밝은 아침에 잘 보니 카페인 캡슐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커피를 잘도 내려먹고 저녁에 잘 잤다는 사실.. 원효대사 해골물이라는 게 이런 거지 뭐 다른 것이 있을까. 심지어 디카페인 vs 카페인 맛도 기가 막히게 잘 구별하는 나인데.. 조금의 의심도 없이 잘 마셨다.
나는 저녁 늦게 활동을 다 끝내고(?) 커피를 먹으면 잠을 잘 못 자는데, 그날 이 카페인 캡슐을 마시고 큰 무리 없이 잤다. 모르고 먹으면 약이다. 그날 활동량이 많아 유달리 피로가 누적이 되어서 별 탈 없이 잤을 수도 있지만, 역시나 내가 생각하기 나름이다는 말이다.
올해도 내가 몰라야 하는 사실은 적당한 때까지는 밝혀지지 않고 계속 몰랐으면 하고, 시기적절한 때에 우주의 기운이 알려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