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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홍 Feb 08. 2020

직장인

직장인이라는 이름으로 정글에 살아 남은지가 이제 19년 차가 된다. 이 정도 경력과 연차를 감안하면 참 많은걸 느끼고 정리하게 된다. 우선 사람에 대한 기준이 극명하게 흑백논리가 된다. 직장에서 업무와 개인의 성향 등을 고려하면 딱 두 가지로 나뉜다. 착하고 성실하거나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주의거나.


직장에서 배신감을 느끼는 시점은 이렇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어느 광고 문구처럼 열심히 일한 당신 욕먹는다.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그렇다. 착하고 성실한 직장인은 누가 뭐라 하든 참 잘한다. 그렇게 아침부터 늦은 시간까지 하루하루 열심히 했지만, 어느 순간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무너지고, 스스로에게도 상대에게도 배신감이 밀려든다.


어찌 보면 직장에서 자신만 생각하거나 이기적인 사람들이 잘 되는 것 같다. 잘 먹고 잘 산다. 그렇지 못하고 성실한 바보 멍청이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퇴근 후, 심야의 식당을 오고 가며 배회하는지도 모른다. 남이 뭐라고 생각하든 열심히 일한 대가가 고작 이것뿐이라는 사실과, 이기적인 자의 말 한마디에 자신을 돌이켜 봐야 하는 시간이 참 아깝다. 이 느낌은 아는 사람만 안다. 착하고 성실한 직장인이라면 가슴 깊숙이 느끼는 마그마와 같은 화가 치밀어 오를 것이다.


지금 내 동생들, 이제 10년이 훌쩍 넘는 직장인이 되었다. 그동안 가정을 꾸리고, 한 아이의 아빠며 무거운 가장의 짐을 이겨내고 있다. 하지만, 그의 옆에 이런 존재가 있다.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자. 이들에게  동생들이 말 한마디에 상처 받고 스트레스받는 걸 보면 남 같지 않다. 왜? 나도 경험하고 충분히 느끼고 지금도 답답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직장인이 다 그런지... 나는 정말 모른다. 책에서나 언론에서 말하는 정보가 전부다. 지금 내가 느끼는 건 처음 이야기 한 그대로다. 착하고 성실한 자는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자 때문에 오늘도 내일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이다. 지속되면 조직은 썩게 마련이다. 이미 썩어있는 조직에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았으면 한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내가 어느 위치인가. 착하고 성실하거나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주의거나.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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