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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홍 Aug 31. 2020

그냥 인정하자

이제는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재미나는 대로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짧은 시간에 집중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재미있다. 전에도 그렇지만 지금도 마찬가지다. 잠시 애써 모른 척했었다. 이제 포기하고 그냥 인정하자


대학시절부터 영상에 관심을 가졌다.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재미에 빠졌다. 그래서 플래시 애니메이션 프로그램 책을 사서 독학했다. 지금은 하나 익히려면 시간이 걸리지만 그때는 하루만 투자해도 금방 무엇인가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남보다 빠르게 무엇인가 만들었던 것 같다. 제대로 필 받으면 밤샘은 기본이고 때론 컴퓨터 사양 때문에 용산 전자상가를 기웃거리기 일수였다.


컴퓨터와 사진 그리고 적절한 음악이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냈다. 애니메이션의 장르에서 영상편집으로 넘어가며 소소한 재미와 함께 소소한 용돈벌이도 되었다. 하지만 프로는 아닌 아마추어 수준이었다. 하지만 직장에서는 프로처럼 대우받는다. 아무도 영상편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편집 어플이 많고 쉽게  제어할 수 있지만 18년 전에는 그러하지 못했다. 그래서 표창까지 받은 옛 기억이 남아 있다.


영상편집 화면에서 타임라인이 제일 보기 싫다. 너무 많은 작업이 이루어진 공간이라 내게는 어려운 수식과 단번에 이해 못한 두꺼운 영어책과 같은 느낌이다. 재미로 시작한 것이 압박감에 머리를 쥐어짜는 고민에 고민이 되는 공간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 지겨운 타임라인에서 벗어나고 자 한 동안 안 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잊으려고 했고 안 해야지 안 해야지 하면서 스스로 다짐했다. 한 번 손대면 또 무엇인가 집착을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최근 한 번 두 번 영상편집을 한다. 가급적 쓸데없는 작업은 하기 싫다. 단순 자르고 붙이기만 했다. 프로그램도 배우고 싶지 않다. 요새는 너무 많아 선택부터가 곤욕이다. 그래도 영상편집이란 게 그게 그거라 중요 기능과 원리는 동일해서 다행이다.


그냥 인정하자. 나는 이런 걸 좋아하나 보다. 재미있기도 하다. 감각은 요새와 같지는 않다. 뭐 상관없다. 그냥 내 방식대로 하면 그만이다. 별 차이도 없다. 싫기도 하지만 익숙한 뭔가를 다시 한다는 것 뭘까? 필요해서일까? 아니면 재미일까? 그냥 인정하고 마음 가는 대로 하자.


수업 교보재 영상 편집


https://youtu.be/fn9DUaZJkx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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