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설렘을 가득 안고 그곳으로 떠났다. 정처 없이 달려가다 보면 도착하는 그곳은 자연이었다. 저녁이면 불타는 공기와 시원한 공간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집과 직장에 있던 잡생각은 어느새 딴 세상의 물건이 되었다.
매주마다 자연을 찾아다녔다. 좋은 말로 캠핑이고 그냥 우리들 말로는 노숙이다. 트렁크에는 퍼즐처럼 잔뜩 쌓아 올린 생존 도구들이 있었다. 언제 어디서든 손만 뻗으면 유용하게 쓸 수 있게 연구한 결과다. 노숙의 기본은 생존이다.
따뜻한 밥, 잠잘 수 있는 작은 공간, 어둠을 밝혀주는 빛만 있으면 어디로든 떠날 수 있었다. 그 맛에 평일 직장생활도 즐겁고 내 머릿속 잡념도 분산되었다. 아무 곳이나 떠나고 싶은 계절은 따로 없다. 그냥 몸과 마음이 지쳐있을 때 떠나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아무 곳이나 세 가지 생존 도구만 가지고 노숙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