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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홍 May 29. 2021

커다란 우산

5월은 화사한 날씨와 함께 여행을 가야 할 것 같다. 

특히 심적 여유가 충분한 주말은 더욱 그렇다.

따스한 햇살이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진정 집에 있기에는 너무 아쉽다.


5월은 변덕쟁이 날씨다. 비가 올 거면 오든가 참 애매하다.

특히 주말에 비가 오면 괜히 심통이 날 정도로 억울 해진다.

미리 준비한 캠핑용품에 눈길만 가는 내 모습이 처량해 보인다.

한편으론 역시 이런 날은 집에 있는 게 최고라며 자기 최면을 걸어본다.


오늘은 커다란 우산 하나를 들고 집을 나섰다.

설마 비가 오겠어. 하는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


커다란 우산을 폈다. 크고 아담한 공간에 누군가 손을 내밀었다.

마카롱 사준다는 말에 신이 나서 함께 한 아이

나온 김에 나는 도서관에서 가서 작은 책도 입양해 왔다.

다행이다 즐거워하고 있다.

나와 함께 한 아이는 커다란 우산 속에 아빠 손이 그리도 좋았나 보다.


5월 주말이면 아빠는 어딘가 가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생긴다.

집에만 있기에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꼭 그래야 할 필요는 없다.

주말은 우리가 정해진 시간이기에 지금 이 시간을 즐기면 되는 거 아닌가.


지금 이 시간

커다란 우산 하나로 우리는 서로 손을 잡고 있다.

덤으로 나는 작은 책 한 권을 얻을 수 있었다.

덤으로 작은 아이는 마카롱을 얻었다.


커다란 우산은 아이를 따스하게 안아주었다. 

즐거워하는 손을 잡고 함께 걷는 그 시간이 그립다.

작은 빗소리는 한없이 마음을 여유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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