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이다. 오랜만에 하얀 종이 위에 깨알 같은 점을 새겨본다.
정말 바쁜 일주일을 보냈다. 아니 올 한 해는 더욱 여유가 없었다.
12월이라는 숫자가 나에게 잠시 쉬라고 말을 걸어온다.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다 보니 무엇을 했는지 까먹었다.
월요일은 해야 할 목록을 채우느라 딴생각을 못한다.
주말을 기다리며 바쁜 일상을 보낸다.
그러면서 만족스러운 주말을 보내기 위해 계획을 채워나간다.
하지만 막상 주말 아침이면 모두 귀찮다.
그래도 이렇게 홀로 뭔가 쓰고 있다는 게 다행이다.
삶의 권태기가 아닌 시간의 권태기가 찾아올 것 같다.
뻔한 일상은 아닌 정말 하루하루가 이벤트 투성이다.
꾸역꾸역 하나하나 처리하는 나도 대단하지만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려는 권태기 또한 대단하다.
마음은 여유가 있지만 온 몸의 신경과 머리는 그렇지 않다.
긴장의 연속에서 주말 아침은 행복 그 차체가 된다.
주말을 위한 삶이 언제까지일지 모르겠다.
벌써 본격적인 아침시간이 되었다.
든든히 아침을 먹고 알차고 뿌듯한 무언가를 해야겠다.
권태기 같은 녀석이 들어올 틈이 없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