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다가왔다. 차가운 바람이 피부에 키스하며 멀리 도망간다. 따사로운 햇살은 짝사랑처럼 다시 찾아왔다. 자연의 기온과 운치는 우리를 어디론가 떠나게 만든다. 그래서 여행을 간다.
닭갈비는 어디든지 있지만 유독 춘천에 가야 맛이 난다. 봄과 같은 기분으로 시원스레 찾아가면 더 행복해진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우연히 찾아간 오두막에서 시원한 막걸리를 먹는 기분처럼 말이다. 전에 먹던 맛과 차원이 다른 춘천 닭갈비를 먹으러 간다.
여행이란 참 웃기다. 그냥 떠나는 맛이 제대로다. 아무상념 없이 떠나는 것만으로 춘천 닭갈비 맛이 느껴진다. 다시 오지 않을 시간과 장소에서 그냥 그렇게 보내고 오는 게 여행이다. 찌든 기름때처럼 쌓여 있던 어제의 잡념들을 녹아 없애야 한다.
커피 한 잔으로 마음을 달래 본다. 닭갈비만큼은 아니지만 춘천에 오게 만큼 맛소금과 같은 봄날의 바람과 같다. 빌딩 숲에서 잠시 탈출한 풍경 속에 창을 열고 바람과 키스를 해 본다. 여행이란 이런 맛이지.
그냥 닭갈비를 먹을 생각이면 춘천으로 가자. 먼지 하나 털어버리고 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