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재홍 Jun 06. 2019

고민과 선택 사이

독감와 같은 존재

지난 2012년 8월 석사학위를 끝내자마자 내게 던져진 질문 하나가 생겼다.

박사학위를 해야 하나?

이 질문은 꽤 오래갔다. 3개월 정도 고민했다. 


왜 우리에겐 이런 선택을 해야 하는가?

누가 이런 기준을 만들었는가?

내가 왜 박사학위를 고민해야 하는가?

박사면 좋은가?

도대체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지난 2018년 8월 박사학위를 끝내자마자 내게 던져진 질문 하나가 생겼다.

이제 교수를 해야 하나?

이 질문은 꽤 오래갔다. 2년 정도 고민했다.


왜 박사학위를 받으면 교수를 꿈꾸는가?

난 그럴 자격이 충분한가?

이게 내가 원하는 것인가?

교수면 좋은가?

도대체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아침마다 메일을 확인하는 건 일상이다. 이직을 촉발하는 채용공고가 즐비하다. 내 눈에 막 들어온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내일도 그럴 것이다. 주기적으로 걸리는 독감처럼 또다시 고민이란 공을 넘겨받는다. 아무도 공을 던지지 않는다. 스스로 공을 받을 뿐이다.


고민과 선택 사이는 나를 돌아보는 순간이다. 내비게이션 창에 나를 얹어 놓는다. 남과 북쪽, 서와 동쪽을 확인한다. 내가 어디로 갈지 도착지를 찍어야 한다. 그러나 자꾸 경유지를 추가하고 싶어 진다. 고민이다.


내 나이에 무슨 이직?

무슨 부귀영화를 바라나?

나는 지금도 충분한가?

근데 뭔가 하고는 싶어.

뭘 해야 하지?

남들이 생각하는 대로 나도 원하는가?

내 선택이 옳은 것인가?

도대체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계류지에서 낚싯대를 들고 루어와 함께 물음표를 함께 던진다. 어디든 도망가서 혼자 생각에 잠기고 싶었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답은 없을 수 있다. 옆에서 정답이라고 일러준다. 그게 정답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다. 머리는 틀린 답이라고 하지만 가슴은 옳은 답이라고 말한다. 


지난 2012년 8월 석사학위를 끝내자마자 내게 던져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자 은사님께 조언을 구한 바 있다. 교수님의 조언을 다시 보고 또 본다. 


- 2012년 10월 교수님으로부터 받은 메일 (있는 그대로)-


그래

고민의 시간이 온거야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 근무하면서 일정시간이 흐르면

한번씩 앓게되는 심한 독감이지

그간 네가 보여준 많은 능력을 생각하면 당연히 학위에 도전해야지

그런데 현실은 그리 순탄치 않은 것이 문제야

학위를 하는 동안의 경제적인 면, 근무형태(경우에 따라서는 퇴직?) 등

(요즘 박사과정은 파트타임을 원하지 않고있음) 


또한, 학위를 취득한 후, 경우의 수를 보면 더욱 안개속이야

우선 어느대학에 어필하느냐에 따라 연봉이나 근무조건이 천차 만별이고,

채용조건이 맞아야하고, 지방대학의 경우 일부대학은 병원근무보다 못한 경우도 있고...

(경우에 따라 지방으로 이사하는 경우, 입학자원 감소에 따른 업무과중  등) 


또한 교수직을 세분하면

전임교수, 강의전담교수, 산학협력교수, 초빙교수  등등의

종류가 있어서 전임교수가아닌 나머지 직급(비정년트랙)의 연봉으로는

기본적인 경제활동 이외는 어려운 경우도 있고,

너의 3-4년(박사학위취득 후)후 병원 연봉를 생각하면

대학의 전임교수 초봉이 많이 적을 것이고.... 


따라서 최종결정은 스스로 해야하지만 인사라는 것이

월급을 받아야 결정된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교수가 된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이야 


모든 걸 있는 그대로 얘기했으니까 잘판단해서 정리해주길 바란다.

수고해라


고민과 선택 사이는 항상 어렵다. 자칫 내가 ‘결정 장애’가 있는 건 아닌지 나를 의심하게 된다. 망가진 낚싯대를 어루만져 본다. 조만간 개미 한 마리 없는 조용한 개울가에나 가야겠다. 또한 ‘결정 장애’에 대해서 좀 알아봐야 할 것 같다. 아무리 봐도 박사인 나는 좀 멍청한 것 같다. 이건 고민할 필요가 없겠다.













2

작가의 이전글 2만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