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가의 좌절

by 정종해


이 그림은 체코 프라하의 나 카마프예 거리에서 바라본 노란 가게 이미지다.

오른편으로 카를교에 감싸 안기고 왼편으로 작은 개울물이 흘러가는 장면이 무엇보다 인상깊었던 곳이다.

여행을 하며 꼭 돌아가서 이 풍경을 묘사해봐야겠다고 마음 먹은 곳이기도 했다.


캔버스 앞에 앉아 있다가 설마하는 생각이 들어 뒤돌아 컴퓨터를 켰다.

내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단 11분(포토샵으로 색감 조절과 잡티 제거하는 편집에 걸린 시간이 10분정도 AI구동은 단 1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만에 AI가 사진이미지를 내가 예상했던 유화이미지로 바꾸어놓았다.


원사진이미지


물론 화가가 있는 그대로만 묘사하지는 않겠지만,

기술이 의미가 없어지는 날이 온 것은 분명하다.


예전에 "10년만 열심히 그려봐! 그때부터 길이 열릴거야."하는 10년 공식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 그 공식이 무너지는 순간을 경험했다.

열심히 10년동안 삽으로 우물을 팠는데 굴착기나 우물파는 기계가 내 옆에 와서 하루 이틀만에 뚫어버린 경우와 같으리라.


누구를 원망할까.

받아들여야 한다.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 어떻게?

개의치 않고 좋아해야한다. 그럴수록 더 절절히 사랑해야한다.


AI가 하나 둘 그를 능가하는 실력을 보여줄거다.

그러나 그의 눈을... 그가 바라보는 천개, 만개의 눈을 사로잡을 수는 없을 거라 믿기로 한다.

마음의 눈을...


2025. 10.17

-jeongjonghae


참고로 다음은 색깔이 명확한 작가들 중심으로 요구해본 결과물이다.

고흐풍

마그리트풍



샤갈풍



살바도르 달리풍



엘 그레코 풍



오노레 도미에 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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