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들을 하나 둘 구입했다.
그저께는 홍대 호미화방에 들러 가장 저렴한 것으로 큰용량의 아크릴 물감들, 젯소와 바니쉬를 구입하고 무겁게 짊어지고 왔다. 아날로그 작업은 좀 더 나이가 들어서 해야겠지? 하면서 미루어 왔는데...
아내는 말했다.
"내가 벌 수 있을 때 당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해야해요"
생각해보니 그렇다.
사는 데 무리가 없을 때 시도하고 단련해야하는데
좀 더 여유로운 순간을 기다리고 미루다가 좋아하는 일을 영영 놓쳐버릴지도 모른다.
감성을 어루만지는 클래식을 들으며 붓을 들고 물감의 농도를 조절하고 색을 입혀가는 순간이 얼마난 큰 희열을 가져다 주는지 모른다. 오랜만이라서 더욱 그랬다.
며칠 후면 캔버스가 도착하고 이젤이 도착하겠지.
현명한 아내를 둔 나는 몹시 행복하다.
마음 속에서 아내와 나는 소풍을 떠났다.
2025. 9. 30
-jeongjongh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