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정종해



빛이 사라지면 존재도 그림자도 사라집니다.







어둠속에서 존재를 발견하는 것은 오직 살아있음을 알리는 소리뿐입니다.

혹여 서로가 가까이 있어 그들의 촉감이 그 소리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둠속에서 그들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가 무슨 옷을 입고 있는지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저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안도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불을 밝혔을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눈을 뜨게 됩니다.

한 사람 한사람 하나의 사물 또 하나의 사물들이 구체적으로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그 존재들에게 감사할 수 있습니다.







또 다시 불이 꺼지면

그땐 조금 전보다 담대해질 수 있습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그들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 마음은 불씨가 될 수 있습니다.

다음 사람이 또 다시 그것을 경험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누군가의 불씨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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