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현동

by 정종해





북아현동으로 이사온 지 벌써 5년이 되어갑니다.

지금은 이곳 가구거리가 있는 구역만 제외하고 주변 모두 철거되어 벌써 고층 아파트들이 사방에 들어섰습니다.

언젠가 이곳도 재개발이 들어가겠지요.

지금도 오랫동안 이곳에서 살아온 원주민들이 협상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월셋집에 사는 저로서는 구체적인 협상과정을 잘 모릅니다.

그러나 잘 모르는 저이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매일 오후 5시가 되면 오토바이에 확성기를 달고

마을 골목을 돌며 외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붉은 깃발들이 집집마다 걸려있습니다.

국가는 보상만이 답이라고 여길 것입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제대로 행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돈으로 보상을 해준다고 해도 보상을 다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의 추억과 이야기와 사랑을 보상해주진 못할테니 말입니다.










몇 년 전만해도 나의 거실 창에서 내다본 세상의 풍경들은 피렌체의 도시풍경를 연상시켰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닭장모양의 건조한 괴물들이 시야를 막고 서있습니다.

그 괴물들은 걸어다니지도 않습니다.

떡하니 서서 이곳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마치 지구를 정복하기 위해 내려온 외계인들의 경고처럼 언젠가 이곳을 삼켜버릴 태세로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곳 원주민들을 그들의 UFO속으로 밀어넣거나 떠돌이로 만들어버릴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인어공주>라는 러시아 영화가 떠오릅니다.

달을 파는 부동산업자인 쌰샤에게 여주인공 알리사는 질문합니다.

“이 땅(지구)은 누구의 것이기에 사고 파는 거죠?”










오래전 유럽여행을 하며 경험한 것이 떠오릅니다.

그들은 건물을 지을 때 무척 신중합니다.

오래 걸려도 되니 미래를 생각하며 신중하게 지어라.

원주민들의 삶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라.

도시의 균형을 고려하며 지어라.

사람이 우선인 건물을 지어라.

과거의 유산을 훼손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대를 접목시켜라.

등등의 사고들은 제 마음에 새로운 시선, 교훈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떤 분야든 이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논외로 교육의 문제도 이와 같아야 할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또 물음표 하나를 찍습니다.

이렇게 많은 아파트들이 지어지고 있는데

왜 나와 같이 집 없는 떠돌이들이 더 많은 것일까?


2017. 3. 27

-jeongjong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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