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시험지 앞에서

by 정종해




사는 게 참 어렵습니다.

말처럼, 글처럼 이렇게 쉽게 받아들여서 쉽게 풀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안 그렇지요.

매일 매일 나에게 새로운 날이 오니까요.

그때마다 나는 기억해야하고, 떠올려야 합니다.

그리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 노력을 포기하고 싶기도 합니다.

모든 것들이 의미없다고 여겨질 때 그렇습니다.

그러나 또 내일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생기가 돕니다.

그땐 모든 것들이 가치롭습니다.








왜 내가 이렇게 노력해야하느냐고 묻는다면

하늘이 우리들에게 준 큰 시험지때문이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그 수많은 과제를 풀어가는 과정이라고 여깁니다.








그 시험지의 큰 타이틀은 ‘삶’입니다.

답은 나의 의도와는 달리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으니까

주어졌으니까 사는 게 맞겠지요.

그게 이 시험지의 총체적 답인데 사실 답같지가 않습니다.

그것은 전제에 불과하지요.








왜,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어떻게

이런 세부문항이 문제로 나옵니다.

각자 문항의 수와 난이도가 다릅니다.

그것은 스스로의 선택입니다.

다만 문제의 유형은 동일합니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살맛나게 살 수 있는지,

조금 더 행복한 느낌으로 살 수 있는지에 대한 수많은 물음들입니다.








우리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는 답안을 작성하고

어떤 이는 마음가짐으로 행복을 채울 수 있다는 답안을 작성하고

어떤 이는 사랑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답안을 작성하고

우정, 대화, 화합, 이상, 자비, 배려, 평화....

이렇게 수많은 답들이 각자 속에 존재합니다.








누군가의 답을 베껴 써도 됩니다.

책을 펼쳐놓아도 됩니다.

감독관은 없으니까요.

풀기 싫으면 풀지 않아도 됩니다.

처음부터 이미 답이 정해져있는 시험일지도 모르니까요.

시험지를 제출하고 교실 밖을 나선 뒤에나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영원히 답이 없는 것일지도 모르지요.

다만 우리는 스스로 ‘선택’을 할 것입니다.








어제 우리에게 의미없음은

오늘 우리에게 가치로움으로

내일 우리에게 의미없음으로,

그리고 가치로움으로...


이제는 수없이 반복되는 질문 앞에서

삶이라는 교실 안 어느 책상 앞에 앉아있는 자신,

놓여진 상황 자체를 두고 괴로워하지 말아요.

우리는 그런 상황에 익숙해져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삶’이라는 시험지 앞에 앉아있는 학생이니까요.


풀지, 말지, 어떻게 풀어낼지 어떤 답을 적어나갈지를 선택해 보아요.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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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삶 속에서 겪는 투쟁이다.

그리고 우리를 시험하고 성장을 위해 필요한 장애물을 제공해주는 것은 바로 우리의 적들이다."

-冊<달라이라마의 행복론>중... p204


2017. 3. 30

-jeongjong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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