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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영 Oct 12. 2019

풍요롭고 천국 같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유럽-크로아티아

그렇게 헝가리 부다페스트 여행을 마치고 나는 자그레브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사실 자그레브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다음 일정인 이탈리아로 넘어가기 위해서였다. 슬로베니아 국경을 넘어서 크로아티아로 향했고 그 과정에서 여권 검사를 진행했다.


 자그레브 버스정류장에 내려서 예약해둔 숙소로 향했다. 무려... 아파트먼트 즉 1인실 숙소다. 혼자 자는 건 손님이 없어서 4인실에서 혼자 잔 싱가포르 이후 처음이었다.  역시나 이번에도 한참을 헤맨끝에 숙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내가 머물 숙소 옆옆 호실에 내방 주인이 살고 계셨고 아주머니와 아들이었다. 아주머니는 영어를 아예 못해서 아들과 의사소통을 했다. 다행히 아들은 영어를 많이 잘했다.

넓은 침대 겸 소파

가격은 약 3만 원 정도 서유럽의 호스텔보다 저렴했다. 생각보다 좋은 방에 깜짝 놀랐고 가장 좋았던 점은 이 것이다.

주방이 있다는 것. 물론 다른 호스텔들에도 요리할 수 있는 주방과 냉장고가 있었지만 아무래도 냄새나 연기가 나는 음식을 해 먹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지만 개인 주방이 있다는 것은 나도 삼겹살을 구워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저날 저녁을 삼겹살로 확정 짓고 나는 관광을 시작했다.


내 숙소 위치는 관광지가 집합해있는 시내에서 도보 30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라 꽤 한적해서 좋았다. 또한 날씨도 너무 좋아서 30분 동안 걷는 시간도 좋았다.

평범한 길거리

그렇게 30분 동안 걷는데 한 명의 동양인도 못 봤다. 그 전 여행지 체코나 헝가리에서는 정말 많은 동양인을 볼 수 있었는데 여기엔 아예 없었다. 그렇게 걷다 보니 자그레브 대성당에 도착했다. 다행히도 관광지에 오니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다. 순간 놀랐지만 여기저기 들려오는 한국어 덕분에 공짜로 대성당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득 봤다.

또 공사 중이었다.

그렇게 관광을 마치고 돌아다니는데 한 시장을 찾았다.


평범한 시장 기념품 향신료 음식 다양한 상품을 판다.

여기서 맛있어 보이는 간식을 하나 샀는데 말이 아예 안 통한다. 그래도 얼마인지 물어보는데 도저히 대답을 안 한다. 그래서 대충 한 지폐를 보여줬는데 그거 받고는 거스름돈도 안 준다... 생각보다 비싼 금액을 받아갔다. 물론 관광 지니까 어느 정도 바가지는 있을 수 있겠지만 좀 실망했다. 그렇게 돌아보고 있는데 생각하지도 못한 행운을 만났다. 바로 한인 마트를 찾았다. 개인 주방까지 있으니 바로 라면을 사서 숙소로 향했다.


그렇게 숙소에 가는 길에 마트에서 그날 먹을 와인과 돼지고기를 샀는데 가격이 정말 저렴했다. 꽤 신선해 보이는 돼지고기가 한국 가격의 절반 정도도 안 되는 가격으로 팔고 있었다. 그러다 만난 신기한 맥주.

크로아티아에서 파는 한국에서 만든 독일 맥주...? 여하튼 그렇게 기분 좋은 장보기를 마치고 두 손에 고기와 라면을 들고 당당하게 숙소로 입장했다.

라면 삼겹살

그렇게 머무는 동안 내내 삼겹살을 먹으며 한국음식에 대한 그리움을 덜어냈다. 김치만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또 다른 크로아티아에서의 음식들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라자냐

이탈리아와 붙어있는 나라답게 이탈리아 음식점들이 정말 많았다. 당연히 먹어본 맛이라서 너무 좋았는데 가격 또한 약 5000원 정도에 한 끼를 때울 수 있었다. 그렇게 예정된 2박 3일이 지나고 이탈리아로 떠나려는 데 왠지 너무 아쉽다는 생각에  그냥 하루 더묵기로 결정했다. 아직 그 사람 많고 복잡한 이탈리아로 떠나기엔 내가 준비가 안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여유를 하루 더 즐기기로 결정한 뒤 한 일은 무작정 자그레브를 걸었다.

평범한 거리

아무도 없는 한적한 거리를 노래 들으면서 걸으니 그때까지 한 달 동안의 여행이 계속 생각났다. 그 전까지의 여행과 앞으로의 여행의 계획을 한번 되짚어 볼 수 있었다.  그렇게 풍요롭고 천국 같은 크로아티아 여행을 마치고 나는 드디어 다시 서유럽인 이탈리아 베니스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동유럽과 서유럽은 정말 위치상으로도 바로 옆에 있고 다를 게 없어 보이나 생각보다 많이 다르다. 그냥 길거리에 있는 건물부터 인구 밀집도, 환경, 물가, 치안이 확연하게 달랐다. 여유롭고 아름다운 거리를 가진 동유럽과 사람들도 북적북적하고 화려한 길거리를 가진 서유럽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가장 큰 유럽의 장점 아닐까 생각해 본다.


혼자 누워서 생각하고는 다음 여행지 유럽의 대한민국 이탈리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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