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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영 Nov 28. 2019

남미의 시작 페루 리마.
남미의 분위기는?

남미- 페루

뉴욕에서 페루의 수도 리마까지 걸린 시간은 약 13시간 30분 정도. 만약 직항으로 갔다면 8시간 정도면 도착했겠지만 멕시코 시티를 경유하는 저렴한 항공권을 사용했기 때문에 감수해야 했다.


 뉴욕 JFK 공항에서 새벽 1시 40분 비행기를 타고 멕시코 시티 공항에 도착했다. 멕시코는 치안이 매우 안 좋다고 전해 들어서 공항에서 긴장해 있었지만 공항은 딱히 위험하다는 생각은 못 했다. 


멕시코 공항에서 약 2시간을 기다린 후에 멕시코시티-리마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비행기 안에는 동양인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아마 나 혼자였겠지. 


불편했던 점은 멕시코-리마 구간이었기 때문에 입국 심사서는 스페인어로 되어 있었고 옆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다 적을 수 있었다. 그렇게 리마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약 3시 반 정도. 

항상 새로운 대륙에 발을 디딜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두 가지다. 어찌 보면 당연한 감정이지만 설렘과 두려움. 하지만 설렘과 두려움은 정확히 50대 50으로 공존할 수 없다. 이제까지 여행했던 대륙들과 다르게 남미에 도착했을 때는 현저하게 두려움이 컸다. 여행 시작하기 전에 남미에 간다고 얘기하면 항상 듣던 '거기 위험하다 던데?'와 총든 강도를 만난 사람 얘기를 들었다는 인터넷 이야기들 때문에 잔뜩 겁먹은 상태였다. 


공항에 도착해서 인터넷도 안 되는 상황에서 버스가 있다는 정보 하나만 가지고 내렸기 때문에 일단 공항에 있는 직원에게 물어 버스를 예약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대화를 나눠본 페루인 버스회사 직원은 정말 친절했다. 내게 서툰 한국말로 인사와 시간을 알려주었다. k-pop을 좋아해서 한국말을 배웠다는 버스 회사 직원은 마지막까지 친절하게 안내해 줬다. 덕분에 남미에 대한 긴장감은 조금씩 풀려갔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버스로 가는 방법과 택시로 가는 방법이 있었지만 당연히 조금 더 저렴한 여행자 버스를 선택했다. 리마의 평범한 시내버스는 아니었고 Public bus였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는 생각을 받을 수 있었다.

가격은 약 25 솔(8~9,000원). 역시나 꽤 좋았다.

혹시 몰라 챙겨 놓은 안내책자. 이용하지는 않았다.

버스에서 내려서 숙소까지는 대략 걸어서 10분 숙소는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에서도 소개가 된 적 있는 Flying Dog 호스텔. 여러 체인점들이 미라 플로레스라는 신시가지에 위치했다. 


숙소에 도착한 후 처음으로 한 일은 유심칩 개통. 약 10여 일간 페루에 있어야 했기 때문에 인터넷이 필요했다. claro라는 매장에 가면 쉽게 유심칩을 구매할 수 있다.

여권을 꼭 지참해야 한다. 저것은 아마 내 페루 번호

유심침 구매 후 바로 첫 식사를 하게 되었다. 바로 Flying Hostel 건물 1층에 자리한 샌드위치 가게. 꽃보다 청춘에서도 소개가 되었던 가게였다. 하지만 주문 과정에서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아 감으로 샌드위치 안에 들어갈 재료를 골랐으나 운이 좋았는지 대부분 먹는 재료를 선택해준 건지 모르겠으나 평범한 계란 고기 치즈가 들어간 맛있는 샌드위치가 나왔다.


대신 알고 보니 남미의 명물 잉카 콜라를 선택할 수 있었으나 실수로 보통 코카콜라를 선택하게 되어 잉카 콜라 도전은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남미는 이제까지 여행한 나라들과 다르게 가장 여행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언어 문제다.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유럽, 동남아 국가에서도 관광지에서는 영어가 통했는데 남미에선 정말 영어로 소통이 힘들었다. 간단한 1~10까지의 숫자도 소통이 안되어 처음에는 몇 시, 몇 명, 얼마인지도 힘들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문제는 그들이 아니라 그 나라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나의 문제다. 


그렇게 나는 열심히 실전 스페인어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페루에서는 전혀 말이 안 통했으나 마지막 나라 칠레에서는 샌드위치안의 재료나 맥주와 감자튀김 주문, 또 '내일 몇 시에 만나자' 같은 스페인어를 어느 정도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남미에선 평소에 혼자 다니는 여행 대신 두 명의 동행자와 함께 하는 여행을 선택했다. 물론 혼자 다닐 때보다는 자유성이 덜하겠지만 안전하고 비용절감의 이익때문에 동행을 택했다. 남미에서의 첫 관광지는 페루 리마 아르마스 광장. 스페인에서도 있었지만 남미에는 '광장' 문화가 있다. 각 도시마다 중심을 '아르마스 광장'으로 표현하고 숙소와 여행사들이 위치했다.

리마 아르마스 광장.

리마의 아르마스 광장을 구경한 후 숙소 근처의 신시가지 미라 플로레스에 와서 돌아다녀 보니 '내가 드디어 남미에 왔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광장 댄스.

정말 남녀노소 내외국인 가리지 않고 광장에서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노래가 바뀌면 구경꾼들과 춤추는 사람이 바뀌면서 계속해서 춤을 이어 나갔다. 정해진 춤도 아니고 서로 아는 사이도 아닌데도 정말 그럴듯하게 계속해서 춤을 이어 나갔다. 멀리서 지켜보던 우리는 서로 눈치 보며 한번 나가볼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처음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리마는 해변 도시이기 때문에 도심에서 얼마 걷지 않아도 해변을 구경할 수 있었다. 리마의 밤은 생각보다 위험하진 않았다. 페루의 수도답게 여러 곳에 경찰들이 있었고 또한 많은 관광객 덕분에 안전하게 해변을 구경하고 밤을 즐길 수 있었다. 


짧은 2박 3일간의 남미 첫 여행지 리마 여행을 마치고 사막의 도시 페루 이카로 떠나게 되었다. 남미는 정말 큰 대륙이지만 아직 저가 항공들이 활발하게 활성화되지 않은 탓에 버스가 주된 교통수단이다. 리마에서 이카는 버스로 약 4시간. 한국으로 치면 서울-광주, 부산. 이 때는 남미에서의 가장 짧은 버스 이동이 이 경로인지는 몰랐다... 


그렇게 우리는 페루의 사막을 향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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