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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영 Nov 29. 2019

액티비티한  페루 사막 이카 와카치나

남미-페루

사막 도시 페루 와카치나에 가기 위해서는 먼저 리마에서 약 4시간여 거리에 떨어진 페루 이카라는 도시에 가야 했다. 남미에는 버스 시스템이 잘되어 있어 가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버스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우리나라와 다르게 한 버스터미널에 여러 버스회사가 모여 있는 방식이 아니라 한 버스 회사가 하나의 터미널을 소유하는 방식이다. 페루에서 이용한 버스회사는 CRUZ DEL SUR. 나름 꽤 고급 버스회사에 속했다.

버스에 탑승하고 나니 4시간 거리임에도 간단한 샌드위치와 커피를 제공했다. 하지만 바로 저녁에 있을 야간 버스 탑승을 위해 아껴놓았다. 의자도 정말 고급져서 4시간 가는 내내 힘든 점은 안 느껴졌다. '이카'라는 도시는 딱히 관광객들을 위한 도시는 아니다. 모두 사막의 오아시스 마을 '와카치나'에 가기 위해 들리는 마을로 알려져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택시를 타고 와카치나로 향했다.


남미에서 도시 - 도시 이동의 고속버스 시스템은 잘 되어 있지만 도시 내의 대중교통은 정말 거의 없다고 봐야 할 정도로 잘 안되어 있기 때문에 택시기사와의 협상은 거의 하루 일과다. 이카-와카치나 택시 가격은 보통 5~10 솔. 첫 택시기사에게 바로 협상을 시작했다.


택시기사- "5 솔에 가자"

바로 5 솔을 부르는 택시기사에 우리는 당황하며 좋아 가자고 하다가 살짝 의심이 들었다.

우리- "셋이 합쳐서 5 솔이 맞지?" 택시기사는 애매하게 말하다가 작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택시기사- "아니 인당 5 솔이지"

우리는 다른 택시기사에게 가는 척을 하자 택시기사는 바로 외쳤다. "Siete, Siete(7솔)!".

 그렇게 우리는 단돈 7 솔(약 2300원)에 사막 마을 와카치나에 입성했다.

사막의 오아시스 마을

택시를 타고 가면서 창밖을 보니 거대한 모래산이 보였다가 어떤 한 길로 들어가니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사막 한가운데 생긴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여러 여행사, 음식점, 노점상들과 현지인들이 자리 잡았다. 우리는 한 호스텔 겸 여행사에 40솔(약 13,000원)을 주고 버기투어+샌드 보딩 투어를 예약했다. 투어를 예약하고 점심 겸 산책을 위해 마을을 구경을 나섰다.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는데 하나같이 모두 뚫어져라 tv를 쳐다보고 신나게 떠들고 있었다. 알고 보니 한창 축구경기가 진행 중이었다. 남미에서의 축구는 한국에서의 축구와 의미가 많이 다르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축구 강국들이 다수 자리 잡은 남미에서의 축구 열정은 그 어떤 대륙보다 뜨겁다.


우리가 와카치나 마을에서 점심을 먹으러 온 당시 남미 클럽대항전 결승전 보카주니어vs 리버플레이트 경기가 진행 중이라 정말 사막의 열기보다 더 뜨거운 분위기가 생성되어서 신났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리마에서부터 계속 페루의 투표 기간이라 술이 금지됐다는 점. 그 아쉬운 점을 빼놓고는 정말 신나는 점심시간을 가졌다.  


점심을 먹고 나서 적당한 휴식을 가지고 투어에 참석했다.

호스텔 귀여운 고양이.

사실 와카치나 사막은 내게 첫 사막은 아니었다. 모로코 사하라 사막에서 이미 2박 3일을 보내봤기 때문에 별로 감흥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달랐다. 사하라 사막은 사람을 태운 낙타도 어렵지 않게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나름 평평한 축에 속했지만 와카치나 사막은 오토바이, 버기카가 아니면 돌아다니기 힘들 정도로 정말 높낮이가 컸다.


그 때문에 사하라 사막에서는 조용히 낙타를 타며 사막을 거닐을 수 있는 낙타 투어, 와카치나 사막에서는 역동적이고 소리 지를 수 있는 버기카, 샌드 보딩 투어가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그러한 차이점에 이슬람 국가의 모로코와 정열의 나라 페루 분위기가 더해져 정말 상반된 도시의 분위기를 낳았다.

버기카들

우리가 이용했던 버기카들. 출발점에는 정말 많은 버기카가 있어서 안전을 걱정했지만 사막이 정말 넓은 덕에 우리가 버기카를 타고 돌아다니는 동안에 거의 다른 버기카들은 보지도 못했다. 버기투어는 약 30분간 쉬지 않고 진행됐다. 생각보다 허술한 안전벨트와 알아들을 수 없는 가이드의 설명은 나의 긴장감을 더욱 업시켜 주었다.

버기투어

엄청나게 높은 모래산들을 오르락내리락하는 영상을 찍기엔 내 핸드폰이 걱정돼서 평지를 달리는 영상밖에 찍지 못했지만 짧은 영상을 다시 보면서도 그때의 긴장감을 다시 부를 수 있었다. 그다음은 샌드 보딩. 사막에 오면 무조건 샌드 보딩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나는 사하라 사막에서 3초짜리 샌드 보딩을 하며 실망감을 가졌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 사막에서는 실망감이 두려움으로 바뀌었다.


체코에서 스카이 다이빙, 태국에서 코끼리 타기, 싱가포르에서 플라잉 체어를 눈앞에 두고 비싸서 못 타는 척하고 넘겼던 겁이 많은 나는 높은 모래산에서 먼저 약 10여 명이 먼저 뛰어내리는 모습을 미리 확인하고도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마저 외면한다면 무조건 후회할 것이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 왠지 모를 용기가 갑자기 솓았다.

마지막 코스

똑같은 자연환경을 눈 앞에 두고 나에게 지금 해보라고 하면 할 자신은 없지만 그때의 나는 자신이 있었다. 아마도 한국의 정반대의 대륙 페루의 작은 사막 마을 와카치나까지 별 탈 없이 왔다는 자신감이 아마 용기를 가져왔던 것 같다.


성공적으로 투어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모래산에서 와카치나 마을의 야경을 여유롭게 구경하며 와카치나 여행을 마무리했다.


그렇게 약 11시간 동안의 와카치나여행을 마친 뒤 이카- 쿠스코행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표는 이카에 도착하자마자 아침에 미리 구매해 뒀다.

 이미 많은 사람에게 악마의 코스로 알려진 경로. 3가지의 악조건을 갖춘 무시무시한 경로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으나 막을 방법은 딱히 없었다. 19시간 동안 버스를 타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 해발 약 3400m까지 올라가야 한다는 점, 계속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 두, 세 번째 악조건이다.


사람마다 고산병 증세가 다 다르다고 들었다. 난 고산병에 해당 안 되겠지 라는 긍정적인 생각과 함께 리마에서 산 고산병 약 한 알을 삼키고 버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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