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인 리더, 벽을 넘어서는 자

리더십 기르기

by 목하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놓지 않는다.


჻჻჻჻჻჻჻჻჻჻჻჻჻჻჻჻჻჻჻჻჻჻჻჻


내 2025년 캘린더에는 전에 없던 낯선 목표가 새겨져 있다.

"리더십 기르기."

리더십이라는 단어가 내 목표 목록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흔한 목표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낯선 목표다. 살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도, 리더가 되고 싶은 마음도 크게 없었다. 내향적인 성격과 유년 시절의 환경이 합쳐져서 조용하게 살아왔다. 여전히 나는 내 삶의 반경을 넓히기 보다는, 내가 지닌 것과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며 간소하게 살아가는 것이 좋다. 그래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을 이끌어야 할 리더십에 대해 깊이 고민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 내 캘린더에는 그 목표가 적혀 있다. 처음에는 나도 의아한 마음으로 쓴 것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내게 불가피한 목표임을 깨닫게 되었다. 이제, 그 목표를 바라보는 내 마음은 담담하다.


작년부터 나는 리더십에 대해 어렴풋이 깨달은 바가 있다. 리더십 기르기는 어느 특정한 소수자에게만 필요한 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현재 나는 연구실의 장을 맡고 있으며, 이 자리에서 다양한 문제들을 인식하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연구실 운영뿐만 아니라, 구성원 간의 소통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학위를 마친 후 독립된 사회인으로 살아가려면, 그때도 리더십이 요구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나는 나 자신을 이끌고 나가야 할 사람이다. 나의 내면과 외면이 얽혀 만들어진 복잡한 구성체로서, 나를 이끌기 위해서도 리더십이 필요하다.


앞으로 나는 다양한 장벽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 장벽은 벽돌일 수도 있고, 유리일 수도, 종이일 수도 있으며, 심지어 신기루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삶을 걸어가기 위해서는 이 모든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리더십은 불가피하게 필요하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리더로서 집단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까? 나는 어떤 특성과 역량을 지니고 있으며, 앞으로 무엇을 더 길러야 할까? 리더십을 기르기 위한 길은 멀고도 험할지 모르지만, 그 길을 가는 과정에서 나는 나 자신을 점차적으로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발견이, 나를 더 나은 리더로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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